"50년간 수집한 아버지 심훈 유품은 '우리'의 것"

심훈 선생 탄생 109주년, 34회 상록문화제 15일부터 17일까지 당진서 열려

등록 2010.10.15 16:30수정 2010.10.1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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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 당진군수가 15일 오전, 심훈 선생의 묘소가 있는 송악면 부곡리 필경사에서 열린 심훈 선생 탄생 109주년을 기념하는 추모제에 참석해 헌화분향하고 있다. ⓒ 당진시대


저항시인 겸 영화인으로 농촌 계몽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소설 <상록수>를 집필한 심훈(1901~1936) 선생을 기리는 상록문화제가 15일 추모제를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상록문화제집행위원회는 15일 오전 11시 상록수 집필지이자 심훈 선생의 생가인 충남 당진 송악면 부곡리 필경사(筆耕舍, 붓으로 밭을 일군다는 뜻)에서 심훈 선생 탄생 109주년을 기념하는 추모제를 시작으로 17일까지 3일 동안 34번째 상록문화제를 연다.


이날 추모제는 미국 워싱턴에 거주하는 심훈 선생의 삼남 심재호씨와 그의 부인 설도섬씨를 비롯, 중국에 거주하는 손자 등 일가족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최종길 상록문화제집행위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당진 산천은 변했지만 선생의 민족혼은 여전히 우리를 일깨우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선생의 숭고한 정신 앞에 고개를 숙이고 겨레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다져 후손 대대로 변치 않고 대물림 하겠다"고 말했다.

심훈 선생의 삼남 심재호씨 등 일가족 참석, 의미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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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 선생의 삼남인 심재호씨가 부친인 심훈 선생 탄생 109주년을 기념하는 추모제에 참석해 헌화분향하고 있다. ⓒ 당진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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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필경사에서 심훈 선생 탄생 109주년을 기념하는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 당진시대


심훈 선생의 삼남 심재호씨는 인사말을 통해 "몇 해 전 추운 겨울 부친의 유골을 등에 짊어지고 이곳 필경사로 옮겼다"며 "저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에서 부친의 숭고한 정신이 길이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친의 친필 원고 등 유품을 지난 50년간 수집해왔다"며 "이 유품은 저의 것도, 당진군의 것도, 대한민국의 것도 아닌 우리의 것임을 잊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당진군은 '심훈선생 유품인수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필경사를 리모델링해 심훈기념관을 건립하고 미국에 보관 중인 심훈 선생의 유품을 이전해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추모제는 국악인 이지선씨의 민요 공연을 시작으로 참석자들의 헌화 및 분향, 심훈선생의 애국시 '나의 강산이여…' 낭독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추모제는 상록문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다. 이에 따라 당진문예의 전당 일원에서는  각종 문화, 전시, 체험, 경연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김제동과 함께 하는 주제가 있는 토크쇼' 등 행사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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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회 '상록문화제' 모습 ⓒ 심규상


16일 저녁에는 불꽃놀이와 함께 방송인 김제동과 함께 하는 주제가 있는 토크쇼, 인기가수 코요태와 김종서, 양하영 등이 출연하는 시와 노래의 밤, 심훈 문학상 시상식 등이다. 이날 오전에는 시조경창대회, 청소년축제, 가족노래자랑 등이 진행된다.

17일에는 이정애 무용단의 전통무용공연, 예덕 상무사의 2010보부상 난전놀이, 외국인 장기자랑, 군민노래자랑(초대가수 박현빈, 조항조) 등이 이어진다. 이밖에도 가족 단위 참여자들을 위한 20여개의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체험행사로는 황토체험, 천연양초만들기, 점토인형만들기, 쿠키굽기, 인형 만들기 등이다.

한편 상록문화제는 기지시 줄다리기 축제와 쌀사랑음식축제 등과 함께 당진군을 대표하는 축제로 꼽히고 있으며, 이중 상록문화제는 주민 주도형 축제로 자리매김해 왔다. 150여명의 지역 각계인사를 중심으로 상설화된 집행위원회를 꾸려 축제를 기획하고 있는 것.

한편 심훈 선생은 저항시인 겸 영화인일 아니라 경성제일고보 재학 당시 3·1운동에 가담, 투옥되는 등 독립운동가이다. 그가 남긴 작품으로는 시집 <그날이 오면>(1937)을 비롯 소설집 <영원의 미소>(1935), <상록수>(1936), <직녀성>(193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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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 선생의 '그날의 오면' 일제총독부 검열판 ⓒ 심규상


이번 상록문화제 행사장에 마련된 임시 '심훈 전시관'에 찾아가면 심훈선생의 육필원고 진품을 볼 수 있다. 상록문화제집행위원회는 심훈 선생의 삼남인 심재호씨 등과 협의, 심훈 선생의 육필원고 진품을 일반인에게 공개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선생의 육필원고는 심재호씨 등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미국에 보관 중인 유품을 가지고 온 데 따른 것이다.  

상록문화제 기간 동안 공개될 심훈 선생의 육필 원고는 ▲ 장편소설 <상록수> 및 <직녀성> <영원의 미소> 원고 ▲ 단편소설 <황공의 최후> 원고 ▲ 시집 <그날이 오면> 일제총독부검열판 등이다.

상록문화제집행위원회 관계자는 "심훈 선생의 친필 유고는 삼남인 심재호 선생이 50여년간 모은 것들로 문화재청이 문화재로 지정하겠다고 할 만큼 가치가 매우 큰 것"이라며 "지역민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친필원고를 전시,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당진군은 심훈 선생의 유가족들이 육필원고 등 유품을 당진군으로 이전하기로 함에 따라 내년부터 선생의 문학 연구와 전시공간을 위한 '심훈기념관' 건립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심훈 #상록문화제 #심훈기념관 #유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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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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