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보장하라? 폭력시위 유발하는 건 경찰"

[현장] 83개 시민사회단체 모인 'G20 대응민중행동', G20 공동행동주간 선포

등록 2010.11.05 17:45수정 2010.11.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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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등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G20 대응민중행동' 소속 대표들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오는 6일부터 12일까지 G20 정상회의에 대응하는 '공동행동주간 선포'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G20 정상회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민주노총 등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G20 대응민중행동' 소속 대표들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오는 6일부터 12일까지 G20 정상회의에 대응하는 '공동행동주간 선포'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G20 정상회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시민단체들은 폭력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미국산 쇠고기 반대 시위, FTA 시위 등이 폭력적으로 된 경우도 많았다. 실제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폭력을 사용하지 않을 거라고 보장할 수 있나?"

 

G20 공동행동주간 선포 내외신 기자회견이 열린 5일 오전 프레스센터 외신기자 클럽.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소속이라고 밝힌 한 외신기자가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을 향해 이와 같이 질문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노동자들의 폭력성에 대해 많이 걱정하는데 사실 폭력시위를 통해 국가를 전복하거나 접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면서도 "폭력은 헌법적 권한인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를 인위적으로 막음으로써 유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상회의 시작되는 11일, 서울역 광장에서 회의장 있는 국립박물관으로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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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대응하는 '공동행동주간 선포'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노동자들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에 대한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대응하는 '공동행동주간 선포'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노동자들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에 대한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김영훈 위원장은 이어 "제가 확언할 수 있는 것은 정부가 노동자들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우리들의 외침이 평화적으로 시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폭력 사태를 막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것"이라며 "무리한 진압이나 경찰력 투입이 아무도 원치 않는 폭력시위를 유발하지 않도록 정부의 이성적이고도 합리적인 판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83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G20 대응민중행동(이하 민중행동)'은 오는 6일~12일을 'G20 공동행동주간'으로 선포하고 활동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오는 7일 서울광장에서 '전국 노동자대회'가 열린다. 민중행동 측은 이 행사에 5만~7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7일~10일까지 서강대 옆에 있는 예수회센터에서 서울국제민중회의를 개최해 금융 규제, 기후 변화, FTA, 빈곤·개발 등 의제별 워크숍과 노동자 대토론회 등의 포럼을 진행한다.

 

이후 G20 정상회의가 시작되는 11월 11일을 'G20 규탄 국제민중공동행동의 날'로 선포하고 노동조합 및 시민단체 대표자들과 함께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와 행진을 할 예정이다. 민중행동 측은 "이날은 코엑스에서만 회담이 있는 게 아니라 용산에 있는 국립박물관에서도 각종 회담과 행사들이 있다"며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시작해, 회담장이 있는 국립박물관 방향으로 행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다음날인 12일 'G20 파리 정상회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파리로 가는 길 전략회의'를 끝으로 G20 공동행동주간은 막을 내린다. 

 

외신기자 "G20 앞두고 시민들 불쾌하게 한 정부 행동 또 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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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개막을 엿새 앞둔 5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재능지부를 비롯한 투쟁사업장 조합원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G20 반대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긴축정책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G20 정상회의 개막을 엿새 앞둔 5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재능지부를 비롯한 투쟁사업장 조합원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G20 반대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긴축정책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기자회견은 이명박 정부의 'G20 과잉 대응'을 외신들에 알리는 자리이기도 했다.

 

"G20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모욕적이거나 시민을 불쾌하게 할 만한 정부의 행동들이 이외에도 무엇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기자가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에게 질문했다. 앞서 조승수 대표는 "G20 서울회의를 계기로 해서 집 앞에 음식물 쓰레기 내놓는 것조차 하지 말라는 정부가, 이 땅에 와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무리하게 단속해서 추락사하게 하는 이 정부가 이루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라고 규탄했다.

 

질문을 받은 조 대표는 "한국 정부가 납득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있다"며 "외국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거리의 노점상, 노숙자들을 단속하고 추방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앞서 언급한 '음식물 쓰레기 배출 자제'에 대해 "한국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집 앞에 내놓는데, 냄새가 나니까 G20 기간 동안엔 내놓지 말라고 구청에서 계도를 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 국민들의 기본적인 삶, 기본적인 인권마저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모두발언을 맡은 김영훈 위원장 역시 "이명박 정부가 G20을 선전하는 걸 보면 우리 사회가 1970년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라며 "초등학생까지 G20에 대해 공부하고 공무원들이 새벽같이 나와서 청소를 하는가 하면 정부 홍보물에 쥐 그림을 그렸다고 해서 구속영장이 신청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는 G20에 조금이라도 반대하는 목소리를 잠재우려고 하는 안타깝고 잘못된 행태"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외국에서 온 손님들 잘 맞이해야 한다고 선전하지만, 무리한 이주노동자 단속으로 인해 지난 3일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가 단속을 피하려다 추락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국내에 들어와 함께 활동하는 노동자도 보호하지 않는데 어떻게 외국 국빈들을 맞이하는 의식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G20 정상회의의 내용도 우려했다. 그는 "경제위기의 주범은 거대한 은행과 투기자본"이라며 "이를 규제하기 위한 논의들이 지난 G20 정상회의를 통해 진행됐지만 지난번 토론토 회담에서도 '아무것도 합의하지 않은 것'을 합의하는 대단히 한심한 회담이 진행됐다"고 꼬집었다.

 

또한 "투기자본에게 쏟아 부은 막대한 공적자금으로 인해 국가재정이 어려워지고 이는 고스란히 노동자, 민중의 복지 축소, 노동기본권 약화로 귀결되고 있다"며 "노동자와 민중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내용 없는 G20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G20공동행동주간이 시작되는 6일, 경찰은 가장 높은 수준의 비상령인 '갑호비상' 체제로 비상근무에 들어간다. 갑호비상은 행사 폐막 다음날인 13일까지 계속된다. 이 기간 동안 경찰은 코엑스 등 행사장 주변에 사상 최대인 5만여 명을 동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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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G20 정상회의 행사장인 코엑스 앞에서 경찰특공대원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 유성호

G20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G20 정상회의 행사장인 코엑스 앞에서 경찰특공대원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 유성호

2010.11.05 17:45 ⓒ 2010 OhmyNews
#G20 #김영훈 #G20 대응민중행동 #민중행동 #갑호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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