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겪어 아름다운 낙산사 홍예문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3호 홍예문을 바라보다

등록 2010.11.18 09:14수정 2010.11.1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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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예문 낙산사 홍예문.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3호로 지정되어 있다. ⓒ 하주성

▲ 홍예문 낙산사 홍예문.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3호로 지정되어 있다. ⓒ 하주성

 

낙산사 일주문을 지나 원통보전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보면 돌로 만든 문이 나온다. 이 문은 조선 세조 13년인 1467년에 세조가 낙산사에 행차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절 입구에 세운 무지개 모양의 돌문이다. 이 홍예문은 전각 없이 세웠던 것을, 1963년도에 정면 세 칸, 측면 한 칸의 겹처마 팔작지붕을 얹은 전각을 세워 아름다움을 더했다.

 

이 문루는 주변 지형을 적절히 이용하여 홍예석 주위에 자연석을 쌓아 특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조가 조성할 당시 강원도에는 26개의 고을이 있었는데, 세조의 뜻에 따라 각 고을의 수령이 석재를 하나씩 내어 26개의 화강석으로 홍예문을 만들었다고 한다. 석재는 화강암 장대석으로 꾸며졌으며, 2단의 기대석을 놓고 그 위에 두 줄로 조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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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예문 홍예문은 무지개다리라고도 한다. 아치형의 문이다 ⓒ 하주성

▲ 홍예문 홍예문은 무지개다리라고도 한다. 아치형의 문이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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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 26개 지방에서 가져 온 장대석으로 꾸몄다 ⓒ 하주성

▲ 석조 26개 지방에서 가져 온 장대석으로 꾸몄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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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형 돌을 잇대 쌓아 아치형으로 조형을 하였다 ⓒ 하주성

▲ 아치형 돌을 잇대 쌓아 아치형으로 조형을 하였다 ⓒ 하주성

 

아픔을 간직한 낙산사 홍예문

 

낙산사의 홍예문은 2005년 양양지역에 난 산불로 인해서 홍예문 위에 세운 누각이 소실되었다. 화마는 낙산사 일대를 뒤덮어 홍예문은 물론, 원통보전과 종각 등을 모두 한줌 재로 만들어버렸다. 당시 TV를 통해 불타는 낙산사를 보면서, 마음 아파하며 눈물을 흘린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만큼 낙산사는 동해를 바라보며 선 해수관음을 비롯하여 아름답게 자리잡은 절이었다.

 

이번 양양답사를 하면서 일부러 낙산사를 일정에 집어 넣었다. 숙소도 해돋이도 볼 겸 낙산해수욕장 인근에 잡았으나, 정작 아침에 구름이 가득 낀 흐린 날씨 탓에 해돋이는 보질 못하고 낙산사로 향했다. 일주문을 들어서는 길에 늘어선 노송숲을 보면서, 더 마음이 아픈 낙산사의 정경이다. 저렇게 울창하던 해송 숲이 거의 다 타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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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루 홍예문 이에 선 문루. 지난 2005년에 화재로 소실되었다 ⓒ 하주성

▲ 문루 홍예문 이에 선 문루. 지난 2005년에 화재로 소실되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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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루 문루는 옛 모습을 되찾았다. 양편에 돌출된 용두가 아름답다 ⓒ 하주성

▲ 문루 문루는 옛 모습을 되찾았다. 양편에 돌출된 용두가 아름답다 ⓒ 하주성

 

다시 조성된 홍예문,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

 

일주문을 지나 차를 놓고, 조금 걸어올라가니 홍예문이 보인다. 현재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3호로 지정이 되어 있는 홍예문이다. 새롭게 조성한 홍예문은 마치 새단장을 한 신부처럼 말끔하게 보인다. 천천히 걸어 홍예문 앞으로 다가서니, 문 위에 올린 누각이 보인다. 예전에는 문루 주변을 강돌로 조형을 하였던 것을, 불이 난 후에 다시 복원을 하면서 산돌로 꾸몄다고 한다.

 

문루는 처음과 같은 형태로 조성을 하였다. 문루 앙편에 용의 머리가 돌출이 되어 위엄있어 보인다. 홍예문은 두 단의 기단을 놓고, 그 위에 장대석을 두 줄로 나란히 올렸다. 장대석을 다듬은 것도 일정한 규격이 있어 보인다. 이렇게 만든 홍예문은 숱한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그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는 한다. 아픔이 있어 더 아름다워 보이는 낙산사 홍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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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예문 안편 수 많은 사람들이 홍예문을 지나 낙산사로 향하고 있다 ⓒ 하주성

▲ 홍예문 안편 수 많은 사람들이 홍예문을 지나 낙산사로 향하고 있다 ⓒ 하주성

 

사람들은 그 아픔을 알고 있기에 문을 들어서면서 멈칫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이런 아름다운 문화재들이 수도없이 소실 된 재난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역사의 아픔속에서 그래도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문화재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낙산사의 홍예문이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 인 듯하다.

덧붙이는 글 낙산사는 11월 14일에 다녀왔습니다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홍예문 #낙산사 #양양 #세조 #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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