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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11일, 대전지역 야5당 시당위원장과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 원인 규명 공동대책위' 관계자 등 40여 명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심규상
영하권으로 뚝 떨어진 기온은 한낮에도 오를 줄 몰랐다. 간간이 눈발마저 날렸다. 30일 오전 11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정문 앞에 연신 손을 맞비비며 10여명의 사람들이 서 있다. 간간이 구호소리도 들린다. 저무는 한 해의 끝자락에 이들은 무슨 연유로 공장 앞에서 두 주먹을 흔들고 있는 것일까.
대전환경운동연합 고은아 사무처장이 그 사유를 밝혔다.
"지난 12월 17일 또 한명의 한국타이어 노동자가 돌연사했습니다. 눈길을 헤치고 오늘 이곳을 찾은 것은 한국타이어에서 일어난 한 해동안의 일을 잊지않고 기억해 새해에도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결의를 밝히기 위해서입니다."
한국타이어에선 지난 2006년부터 1년 6개월만에 16명의 노동자가 집단사망했다. 한국타이어측은 돌연사 논란 이후 "직원들의 사망원인과 연관된 유해물질을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지적된 1000여건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사항에 대해서도 개선조치를 끝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마이뉴스> 자체 집계결과에 따르더라도 2008년 4명의 전·현직 노동자가 사망했고, 지난해에는 2명이 사망했다. 올해의 경우 모두 6명이 사망했는데 이중 3명이 돌연사로, 나머지 3명은 사고사 및 폐암 등 질환으로 사망했다. 게다가 수년 전 사망한 유가족들과도 아직까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새해에는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안전이 보장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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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전경 ⓒ 심규상
지난 3월에는 한국타이어에서 16년 간 근무하던 정승기씨가 허위 왜곡사실을 언론에 인터뷰해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근무시간 중 직무수행을 거부하는 등 업무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정씨는 회사의 억압적 조직문화와 작업환경을 고발한데 대한 보복징계라며 한달 가까이 단식농성을 벌이며 복직을 요구했다.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까지 한 목소리로 부당해고라며 복직을 권고했지만 한국타이어 측은 승복할 수 없다며 다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국타이어에서 500억 여원을 작업환경 개선에 투자했다고 하지만 원인 모를 노동자들의 죽음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는 돌연사에 대한 명확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은 지난 10월 대전지역 각계 대표자들에게 유족들과 원만히 합의하겠다고 약속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고, 해고된 정씨에 대해서는 중노위의 부당해고 판정에도 불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망사건은 물론 유족들과 해고 노동자에 대한 사측의 배려가 전혀 없고 대통령 사돈 기업으로서 앞장서야 할 '공정사회'를 외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전지방노동청과 사측에 ▲사망노동자에 대한 명확한 원인규명에 나설 것 ▲유족들과 법원화해권고 이행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판정에 승복하고 정씨를 원직복직 시킬 것 등을 각각 요구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새해에 거는 소망을 이렇게 말했다.
"새해에는 한국타이어가 자성을 통해 기업문화와 작업환경이 개선돼 노동자들의 안전이 보장되길 바랍니다. 우리는 소망이 이루어질 때까지 한국타이어를 예의주시하며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한국타이어에서 숨진 노동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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