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만드는 눈사람, 우산도 씌웠네

[사진] 폭설 내렸던 휴일 안양시 도심속 풍경

등록 2011.01.24 11:02수정 2011.01.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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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내리는 안양 일번가 거리의 젊은이들 ⓒ 최병렬

폭설이 내리는 안양 일번가 거리의 젊은이들 ⓒ 최병렬

지난 23일 밤 폭설이 늦게까지 쏟아진 경기도 안양 도심. 휴일을 맞아 공원에서 가족들과 함께 눈사람을 만들며 즐기는 시민들도 있었으나, 군부대 차량까지 지원나온 제설차량들과 시 공무원들은 밤늦게까지 빙판길로 얼어붙는 도로의 눈을 치우기 위해 땀방울을 흘렸다.

 

23일 낮 12시 50분을 기해 대설특보가 내려진 안양지역에는 솜사탕같은 굵은 눈이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세게 퍼붓다가 오후 4시께 잠시 멈추나 싶더니 오후 6시께 다시 내려 오후 10시까지의 적설량이 8.2㎝를 기록하면서 도심이 하얀 눈속에 파묻혔다.

 

"아빠! 다 내려 온거지, 다리 아파 빨리 집에 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눈 구경은 실컷 했지 않니?"

 

23일 오후 만안여성회관 옆 수리산 등산로 입구 약수터 원두막에는 폭설이 내리자 하산하는 등산객들이 하얗게 뒤집어쓴 눈을 털어주느라 손길이 분주하다. 미끄러질까 아빠 손을 꼭 잡고 내려운 한 어린이는 다 내려온 안도의 목소리로 집에 가자고 졸라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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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6동 골목길에서 눈 치우기에 나선 동네 주민들 ⓒ 최병렬

안양6동 골목길에서 눈 치우기에 나선 동네 주민들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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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내린 안양 일번가 지하차도 ⓒ 최병렬

폭설이 내린 안양 일번가 지하차도 ⓒ 최병렬

주택가 골목길 내 집앞 자발적 눈치우기 동참 필요 

 

아파트가 밀집한 평촌과 달리 구도심인 만안구 주택가에서는 일부 골목길이기는 하지만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와 집 앞과 상가앞에 쌓이는 눈을 치우는 모습도 보였다.

 

이는 시에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내집앞 눈 치우기 조례'를 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거의 없고, 강제 시행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적지 않아 사실상 그동안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오래전 연탄불을 땔 당시 동네 사람들이 골목길에 연탄재를 깨뜨리거나 함께 눈을 치우던 모습을 다시 보는 듯하다.

 

폭설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300억 대 도심속 공장부지를 안양시민에 기증해 조성된 안양4동 삼덕공원에서는 자녀들과 나온 엄마 아빠가 눈을 뭉쳐 눈사람을 만들고, 어린이들은 눈위에서 마냥 뒹굴고, 청소년들은 친구들과 눈싸움을 하며 휴일을 만끽했다.

 

또한 안양 일번가에서는 젊음의 거리라는 명성답게 길에 수북이 쌓이는 눈이 오히려 겨울의 운치와 즐거운 분위기를 살리기에 더 좋은 듯 눈싸움을 하거나 데이트를 즐겼다. 거세게 내리는 눈발을 피해 인근 커피숍이나 호프집에서 낭만을 즐기는 이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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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4동 삼덕공원에서 눈사람을 만드는 가족 ⓒ 최병렬

안양4동 삼덕공원에서 눈사람을 만드는 가족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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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안양 일번가 도심의 젊은이들 ⓒ 최병렬

눈 내리는 안양 일번가 도심의 젊은이들 ⓒ 최병렬

안양시 공무원들 동원돼 도심 눈 치우기에 구슬땀

 

하지만 거세게 내리는 눈발이 도심 도로에 점점 쌓이면서 걱정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안양시는 폭설이 내리자 제설차량을 총동원하여 밤늦게까지 제설작업을 펼쳤다. 또 시 전 공무원들도 총동원돼 횡단보도에 쌓인 눈 치우기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기 때문이다.

 

안양시재해대책본부에서는 보유한 제설차량을 총동원해 염화칼슘 살포 차량이 사이렌을 울리며 도로를 질주하면서 염화칼슘을 뿌렸다. 인근 군 부대에서 대민 지원을 나온 군 차량들과 소방서 차량들도 제설장비를 달고 도로에 쌓인 눈 치우기에 나섰다.

 

또 눈이 다소 멈출 무렵인 오후 5시경 안양 일번가와 중앙시장 앞에서는 안양 1동과 안양 4동 주민자치센터 직원들이 횡단보도와 버스정류장 인근에 쌓인 눈을 치우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시 전 공무원들에게 비상령이 내려져 밤늦게까지 땀방울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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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일번가 눈치우기에 나선 안양1동 주민자치센터 공무원들 ⓒ 최병렬

안양 일번가 눈치우기에 나선 안양1동 주민자치센터 공무원들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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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중심가 눈을 치우는 안양4동 주민자치센터 공무원들 ⓒ 최병렬

안양 중심가 눈을 치우는 안양4동 주민자치센터 공무원들 ⓒ 최병렬

24일 오전 영하의 추운 날씨로 도로 빙판길 주의 요구

 

안양시내 중앙로, 만안로, 관악로 등 주요 대로는 운행 차량이 많아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비교적 원활하게 소통된 반면 간선도로와 주택가 이면도로 및 일부 언덕길에는 제설작업 손길이 미치지 못해 쌓인 눈이 얼면서 미끄러지는 차량들도 눈에 띄었다.

 

더욱이 기상청 일기예보에 의하면 24일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로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주요 도로도 빙판길로 변할 것으로 예상돼 교통혼잡과 안전이 우려된다.

 

안양시 재난상황실 관계자는 "아침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도로가 빙판길로 변할 수 있어 아침 출근길에 주의가 요구된다"며 "주민들이 각자 집 앞이나 가게 앞에 쌓인 눈을 골목길 한쪽으로 치워 보행에 불편이 없도록 직접 나서달라"고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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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염화칼슘을 살포하는 제설차량 ⓒ 최병렬

도로에 염화칼슘을 살포하는 제설차량 ⓒ 최병렬
2011.01.24 11:02 ⓒ 2011 OhmyNews
#안양 #폭설 #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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