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손학규 활짝 웃고, 유시민 '치명상'
야권연대 승리했지만, 김해 전투는 패했다

[4.27 재보선 현장] 대통령급 인지도 누르고, 여당 텃밭에 야당 깃발

등록 2011.04.28 01:04수정 2011.04.2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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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특별취재팀]
취재 : 황방열 장윤선 윤성효 손병관 김도균 이승훈 안홍기 이경태 이주연 기자
사진 : 권우성 남소연 유성호 기자

ⓒ 오마이뉴스 그래픽


[21신 : 28일 오전 0시 53분]

잠정 투표율 39.4%... 역대 국회의원 재보선 사상 최고 투표율

4.27 재보선에서 야당이 '여당의 텃밭' 강원도와 경기 분당을에서 승리를 거뒀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김해을에서 국민참여당을 눌러 체면을 세웠다.

여야가 MBC 전직 사장들을 내세워 총력전을 펼친 강원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최문순 후보(29만3509표, 51.1%)가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26만7538표, 46.6%)를 누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최 후보는 선거운동 시작 때만해도 여론조사에서 엄 후보에게 두 자리수나 뒤지는 열세를 보였으나 엄 후보 측이 '강릉 콜센터 사건' 등의 자충수를 두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이광재 전 지사에 이어 강원지사 선거에서 2연패를 달성해 강원도가 더 이상 여당의 아성이 아님을 보여줬다.

여야의 전현직 대표가 맞붙었던 경기 성남 분당을에서도 민주당 손학규 후보(51%)가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48.3%)를 2188표 차이로 제쳤다.


민주당 텃밭인 전남 순천에서 야권 단일 후보의 깃발을 들었던 민주노동당 김선동 후보(36.25%)도 친민주당 무소속 후보들이 난립하는 가운데 어렵지 않게 당선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에서는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51%)가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49.0%)를 불과 1773표 차이로 눌렀다.

야당연합의 판정승으로 요약되는 선거 결과는 유례없이 높은 재보선 투표율에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전국 38개 선거구에서 실시된 재보선에서 전체 유권자 320만8954명 중 126만4355명이 투표해 39.4%의 투표율(잠정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분당을과 김해을, 순천 등 국회의원 선거구 3곳의 투표율(43.5%)은 역대 국회의원 재보선 사상 최고치로 기록됐다.

[20신 : 27일 오후 11시 40분]

[강원도-최문순 캠프] 최문순 "이광재의 승리, 민주주의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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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개표결과 최문순 민주당 후보가 강원도지사에 당선이 확정되자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기뻐하며 최 후보를 끌어안고 있다. ⓒ 남소연


"강원도민들의 자존심의 승리고 이광재 전 지사의 승리, 민주주의의 승리다."

강원도지사에 당선 확정된 최문순 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의 일성이다. 27일 오후 11시, 최 당선자가 춘천 선거사무소에 모습을 드러내자 100여 명의 지지자들은 "최문순, 최문순, 이광재, 이광재, 한명숙, 한명숙"을 연호했다.

숫자 '2'를 꼽으며 활짝 웃은 최 당선자는 "강원도민들께서 정치적, 경제적 권리를 지키기 위해 위대한 선택을 하셨다"며 "강원도민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 앞으로 강원도민을 하늘같이 받들어 모시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당선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는 이광재 전 지사 부부 내외와 한명숙 상임선대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최 당선자 부부는 당선 축하 꽃 목걸이를 이광재 전 지사 부부에게 걸어주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광재 전 지사는 "살려주고 키워주셔서 감사하다"며 강원도민에게 큰절을 올렸다. 지지자들은 '강원도민의 승리!'라 적힌 풍선을 흔들며 "환상이야, 환상이야"를 연방 외쳤다. 잔뜩 달뜬 지지자들은 오랜 시간 사무소를 떠나지 않고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었다.

'추격자' 최문순이 '승리자'가 되기까지

끝까지 '추격자'였던 최 후보는 어떻게 '승리자'가 됐을까.

불과 한 달 전인 3월 31일, 최문순 당선자가 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로 확정 됐을 때 춘천의 한 시민의 반응은 "엄기영은 유명하잖아요, 근데 저 쪽은 누구였죠? 이름이..."였다. 그만큼 최 당선자의 인지도는 매우 낮았다. MBC 사장을 지낸 전력은 MBC 사장·간판급 앵커였던 엄기영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의 경력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이후 최 당선자 측은 박지원 원내대표, 한명숙 전 총리를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운 매머드급 선대위를 발족시키며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강원도 곳곳을 돌아다니며 얼굴 도장을 찍던 그가 인지도를 올린 결정적인 계기는 TV 토론이었다. TV 토론에 대한 강원도민들의 뜨거운 열기가 최문순을 인식하게 한 것이다. 최 당선자가 "같은 말만 계속하는 엄 후보 때문에 개그콘서트"가 돼버렸다고 자평한 지난 18일 토론회 시청률이 17.5%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최 당선자는 이때까지도 여론조사 상 최고 20%p에서 최소 4.6%p가량 뒤쳐진 상황이었다. 최 당선자 측 캠프는 "바짝 뒤쫓고 있다, 곧 뒤집을 것"이라고 낙관했지만 승리를 점칠 수는 없었다, 이러한 추격세가 '뒤집기'로 바뀐 것은 엄 후보 측의 불법 콜센터 사건이 터진 후다. 22일 엄 후보 측이 강릉의 한 펜션에서 불법 전화홍보를 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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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개표결과 최문순 민주당 후보가 강원도지사 당선이 확정되자 최 후보가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의 손을 맞잡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


선거 당일인 27일 오후 만난 캠프 관계자는 "지난 주말부터 이미 역전했다"고 말했고, 그것은 현실로 나타났다. 최 당선자는 29만 3000표를 얻어 26만 7000표를 얻은 엄기영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를 4.52%p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최 당선자 측 이영환 공보팀장은 승리의 요인을 두 가지로 꼽았다. TV토론과 불법선거운동이 그것이다. 이 공보팀장은 "다섯 번의 TV 토론에서 완승한 것이 인지도를 높인 결정적인 계기였고, 불법선거운동 등 엄기영 후보의 헛발질이 엄 후보의 기존 이미지를 깨트린 패착을 작용했다"고 말했다.

최 당선자는 28일부터 강원도지사로서 공식 권한을 갖게 된다.

"'강원일도'라는 슬로건 갖고 강원도 통합해 단결의 도정 펼치겠다"

다음은 최 당선자가 선거 사무실에서 취재진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이번 선거 승리의 가장 큰 요인은.
"강원도민께서 강원도가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해야 하는지, 이광재 전 지사에 대한 평가, TV 토론에 대한 평가를 통해서 명확하게 인식하신 것이 승인이다."

- 제일 먼저 뭘 할 것인가.
"일단 쉬었으면 좋겠다."

- 상대 후보에게 한 마디 하자면.
"엄기영 후보님, 황학수 후보님 두 분 다 고생 많이 하셨다. 큰 인재이시니 선거과정 후유증을 극복하시길 부탁하고 강원도 인재로 서 주시길 부탁한다. 모실 일 있으면 모시겠다."

- 강원도정에 대한 포부를 밝히면.
"강원도는 이제까지 인구가 적고 정치적인 힘이 작아 스스로 정치적 권리, 경제적 권리를 행사하지 못했다. 이광재 전 지사가 50년 만에 야당으로서 처음으로 도지사에 당선되고 제가 뒤이어 당선됨으로써 남들에게 의존한 정치적 선택은 이제 끝났다. 스스로 살아갈 바탕이 이뤄졌다. 그 힘을 가지고 잘 살 수 있는 강원도가 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선거가 진행됐지만 강원도는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남북, 동서, 상하로 갈라졌다. 지역적 특성 때문에 분열이 많은 곳이다. 앞으로는 '강원일도'라는 슬로건 갖고 통합하겠다. 인구가 적기 때문에 통합의 필요성이 더 크다. 단결의 도정을 펼치겠다."

[19신 : 27일 오후 11시 30분]

[분당-손학규 캠프] 지지자들 "대통령 손학규" 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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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손학규 당선자가 27일 오후 경기도 분당구 정자동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 유성호


한나라당의 텃밭 성남 분당을에서 손학규 후보가 첫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손 후보는 이날 오후 11시 20분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캠프사무실에 들러 지지자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수많은 방송카메라와 사진카메라들은 손 후보를 향해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고 있으며 지지자들은 "손학규" "손학규"를 연호하고 있다. 손 후보는 현재 약 3%p 2400표차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학원이 많은 건물의 특성 때문인지 여고생들이 달려와 사인공세를 펴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선소감을 통해 "감사한 마음을 뭐라고 표현할 길이 없다"며 "여러분들은 정말 기적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승리를 안겨주신 분당의 시민들, 유권자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분당의 승리를 만들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 이 승리를 만들어주신 지지자들께 자원봉사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선거를 지휘해준 이인영 최고위원을 비롯한 여러 당직자들께도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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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손학규 당선자가 27일 오후 경기도 분당구 정자동 선거사무실에서 민주당 김진표, 원혜영, 조정식 의원을 비롯한 지지자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 유성호


그는 "이번 선거의 승리, 기쁨과 감사에 앞서 무한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이대로는 안 된다, 바꿔야 한다, 변화해야 한다는 변화에 대한 국민의 지엄한 명령임을 느끼고 있다, 이 변화를 재대로 이끌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 후보는 "당선의 기쁨과 감사에 앞서 무거운 책임을 꼭 실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승리는 저 개인 손학규 개인의 승리가 아니다, 민주당의 승리만도 아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심판, 변화에 대한 열망,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국민을 통해 분당의 시민을 통해 표현된 것이다, 이제 우리는 무거운 사명을 안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변화에 대한 열망을 안고 민생을 살리고 이 땅의 정의를 세우고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듦으로서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승리에 도취되지 않고 더 낮은 자세로 오직 국민만을 섬기면서 국민에 대한 무한한 존경을 안고 새로운 사회를 열어가도록 우리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이제 저 스스로 손학규를 새롭게 하고 우리 민주당을 새롭게 하고 민주개혁진영을 새롭게 하나로 모아서 새로운 사회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희망을 담아서 앞으로 더욱 열심히 낮은 자세로 그러나 힘차게 정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지지자들은 "대통령 손학규"를 외치면서 분위기를 한껏 더 끌어올리고 있다.

[18신 : 27일 오후 11시 25분]

[김해-김태호 캠프] 권토중래 김태호 "정부 더 정신 차려야"

기뻐하는 김태호 당선자 부부 4.27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한나라당 김태호 당선자가 27일 저녁 당선을 확정지은 뒤 부인 신옥임씨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당선했다. 27일 치러진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태호 후보가 야권단일후보인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를 눌렀다.

이번 김해을 선거에서는 전체 유권자 21만874명 가운데 8만7675명(투표율 41.6%)이 투표에 참여했다. 김태호 후보는 개표 결과 51%을 얻어 이봉수 후보를 눌렀다.

개표작업은 김해체육관에서 이날 오후 8시15경부터 진행되었는데, 개표 초반에는 두 후보가 엎치락 뒤치락 했다. 한때 취재진들은 이봉수 후보 선거사무소에 몰려 들기도 했고, 개표상황을 지켜보면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와 이재정 전 대표 등은 한때 이봉수 후보가 앞서 가자 환호하기도 했다.

김태호 당선자는 이날 오후 11시경 선거사무소에 나와 지지자들로부터 박수와 꽃다발을 받았다. 김태호 당선자는 "김해 발전에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 진정 김해 발전을 위해 온 힘을 다 쏟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많은 것을 깨달았다, 서민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 실감했다, 정부도 더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본다,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덧붙였다.

김 당선자는 안홍준, 김정권 의원 등과 포옹을 하기도 했고, 지지자들이 "김태호, 한나라당"을 연호하자 한때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태호 당선자는 경남도의원과 거창군수에 이어 경상남도지사에 재선했고, 지난해 8월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다가 청문회 벽을 넘지 못하고 사퇴했다. 그는 이후 중국 베이징대로 유학을 떠났다가, 지난 3월 초 귀국해 김해지역 여론을 살핀 뒤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김 당선자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 동안 내내 '나홀로 선거운동'을 벌였다.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26일 유세차량에서 마이크를 잡고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중앙당의 지원을 거부하고 나홀로 선거운동을 벌여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된 것이다.

김 당선자는 개표 현장인 김해체육관에서 당선증을 받았다.

[17신 보강 : 28일 오전 1시 31분]

[전남 순천] 당선 확정된 김선동 "진보적 정권교체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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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순천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김선동 민주노동당 후보가 27일 밤 이정희 대표 등과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경태


"호남이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켜왔고 역사를 주도해왔음을 다시금 증명해주셨다."

4.27 순천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야권단일후보 김선동 민주노동당 후보는 순천시민들의 '위대한 선택'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당선자는 최종 개표 결과 총 투표자 8만4046명 중 3만0313표(36.24%)를 득표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개표 초반부터 2위를 달리던 조순용 무소속 후보는 총 1만8172표(21.72%)를 얻는데 그쳤다.

김 당선자는 이날 "저의 당선은 야권연대와 정권교체의 의지를 보여준 민심의 선택"이라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그는 "호남의 민심이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켜왔고 역사를 주도해왔음을 다시금 증명해 주신 것"이라며 "야권과 시민사회가 단결해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막아내고 정권교체의 여망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당선자는 또 "순천시와 의회, 정당, 시민사회단체 등과 원활한 협의체계를 구축하고 국회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순천의 현안문제를 풀어가는 데도 소홀하지 않겠다"며 "정당과 정치적 입장을 떠나 각 후보들이 제시해주신 지역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실현하는데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후보 사무실에 모인 당직자들과 지지자들은 "야권연대 김선동"을 외치며 자축했다. 선거운동에 참여했던 대학생 율동단들도 등장해 축하 공연을 벌이기도 했다. 한동안 기쁨을 나누던 당직자들과 지지자들은 오후 11시 50분경 하나 둘씩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호남의 전략적 선택과 무소속 후보 난립

김 당선자가 강조한 바와 같이 야권연대라는 '대의'에 순천 시민들이 동의한 것이 1차 승리 요인이다.

캠프 관계자는 "처음 선거운동을 시작할 당시 김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3%에 불과했다"며 "선거운동 기간 순천시민들이 야권연대와 정권교체라는 대의에 동의하고 전략적인 선택을 해주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경재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의 민주당 출신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난립한 상황이 김 후보 당선에 크게 기여한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실제로 김 후보를 추격한 무소속 3강 후보(조순용·구희승·허상만)는 각각 21.72%, 15.88%, 11.4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무소속 후보 간 막판 단일화만 이뤄졌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셈이다.

민노당은 이번 4.27 순천 재보선의 결과를 높게 평가했다. 우선 호남에서 첫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2009년, 2010년 재보선 때도 실패했던 국회의원 한 석 늘리기에도 성공했다. 앞서 지난해 7.28 재보선 당시 광주 남구 재보선에 출마했던 오병윤 전 사무총장은 44.1%를 득표해 55.9%를 얻은 장병완 민주당 후보에게 석패한 바 있다.

당세도 크게 늘렸다. 김 후보에 이어, 울산 동구청장 야권단일후보로 나선 김종훈 후보가 47.30%(29561표)로 당선됐다. 경남 거제 1선거구 도의원 재선거에선 이길종 후보가, 경기 안성시 나선거구에선 최현주 후보가 당선됐다. 당선자 모두 야권단일후보로 나서 한나라당 후보를 꺾은 셈이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이날 기자와 만나 "야권연대라는 대의가 호남의 친소관계, 이해관계를 모두 뛰어넘는 절체절명의 역사적 과제로 자리잡았다고 본다"며 "야권연대를 더욱 망설임 없이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또 "매년 재보선 때마다 민노당 후보들이 당선권에 진입하고도 실패하다 이번에 성공했다,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진보정당의 힘이 더 커지게 됐다"고 전망했다. 또 "민주노총이 이번 재보선에서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등 진보정치세력의 대통합 과정에도 이번 선거가 큰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당선자는 28일 오전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광주 망월동 묘역을 찾아 당선 인사를 올릴 계획이다.

"노동자 힘으로 진보진영 대통합에 솔선수범하겠다"

다음은 <오마이뉴스>가 김 당선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당선 소감부터 말해달라.
"정권교체를 바라는 순천시민들의 열망이 모아졌다고 생각한다. 통합과 연대의 정신으로 솔선수범해 내년 진보적 정권교체를 위한 견인차가 되도록 하겠다."

- 승리 요인이 무엇이라 보나.
"정권교체에 대한 희망과 야권연대 성사라고 본다. 또 서민의 민생을 해결하고자 하는 정당에게 노동자·농민·도시 서민들이 힘을 하나로 모았다."

- 진보정당이 분당되는 계기였던 2007년 대선 당시 당 사무총장이었다. 이번에 당선되면서 진보진영 통합에도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할텐 데 소회가 어떤가.
"민노당이 분당된 이후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노동현장으로 갔다. 배관공으로 일하면서 무엇이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바른 길인지 찾아나갔다. 전남 동부 지역만 보자면, 진보대통합의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한다. 현장 노동자의 힘으로 분열된 진보정치진영을 대통합하는데 솔선수범하겠다."

- 순천 현안 문제로는 국제정원박람회 유치 등이 있다. 6.2 지방선거 당시 민노당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어떤가.
"당시엔 국제정원박람회가 지나치게 전시성 행사로 계획돼 있고 시 재정여건상 부담이 큰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염려됐던 부분이 수정됐고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박람회 유치가 진행돼 있다. 시민, 시의회와 상생 협력해 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인 축제로 만들겠다. 또 정부 차원의 협력을 얻도록 역할을 다하겠다."

4월27일 재보선에서 당선한 기초단체장 6명, 광역의원 5명, 기초의원 23명 명단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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