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전국에서 조합원하루교육 한창

전 조직적으로 2011년 핵심과제와 투쟁방침 교육 통해 올해 사업과 투쟁 준비완료

등록 2011.04.28 19:14수정 2011.04.2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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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전 지역본부의 <새로운 상상! 행복한 변화! 2011년 조합원하루교육> 진행 현장 ⓒ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 전 지역본부의 <새로운 상상! 행복한 변화! 2011년 조합원하루교육> 진행 현장 ⓒ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 전 지역본부에서 <새로운 상상! 행복한 변화! 2011년 조합원하루교육>이 한창이다.

 

올해 보건의료노조 조합원하루교육은 보건의료노조 4대 과제인 ▲복수노조 시대! 민주노조 사수, 산별노조 강화 ▲병원인력문제 해결 ▲건강보험 하나로 무상의료 실현, 의료공급체계 전면 혁신 ▲제2 정치세력화, 진보 대통합 등 대한 교육으로 진행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전 조직적인 교육을 통해 올해 사업과 투쟁을 철저히 준비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조합원하루교육> 인사말을 통해 "병원인력문제 해결은 병원인력법 제정으로, 산별 운동의 새로운 지형을 펼치기 위해서는 노조법 재개정으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해서는 건강보험 하나로 무상의료 실현과 의료공급체계 전면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이 모든 것의 실현은 '정치활동'으로 가능한 만큼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올해 우리 조합원들이 정치활동에 깊은 관심으로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올해 핵심과제 중에서도 '병원인력문제 해결'에 주력할 방침이다. 병원인력문제 해결은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의 제1 요구로, 직원과 환자 모두 만족하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병원인력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올해 우리나라 병원의 인력부족 현실을 여론화시키는 데 집중하면서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병원인력 기준을 마련하고, 올 하반기 정기국회에 병원인력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번 보건의료노조 조합원하루교육은 병원인력과 관련한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조합원들에게 <병원노동자, 인력부족 문제에 대해 입을 열다!>라는 설문지를 나눠주고 ▲병원인력 부족 문제로 인해 우리 병원·부서·직종에서는 어떤 문제점과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나 ▲병원인력 부족 문제로 인해 환자들이 겪은 피해사례·사건·사고 등이 있었나 ▲병원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의료노조에 제안사항 등 인력 부족이 노동자와 환자에게 미치는 사례를 파악하고 있다.

 

아래는 이번 보건의료노조 조합원하루교육 팸플릿 내용이다. 보건의료노동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병원인력 부족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병원인력 탐구생활

 

탐구생활1. "숨 넘어가기 일보직전이에요"

텍사스 스떼처름 일려드는 업무에

스팀이 지글지글 피어올라요.

가을철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다 보니

환자침대에 진득하니 붙어 있을 시간 없어요.

환자불만 당연 만땅이에요.

절 노려보는 저 환자, 폭발일보 직전인가봐요.

이럴 땐 우선 피하는 게 상책이에요.

뒷꼭지가 따가워도 어쩔 수 없어요.

전인간호, 그런 건 교과서에서나

나오는 순진한 얘기에요.

곧이곧대로 했다가 평생 퇴근 못할 지도 몰라요.

 

탐구생활2. "촬영 로봇처럼 일하고 있어요"

오늘도 환자들이 끊이지 않고 밀려와요.

복도에 늘어서 있는 환자줄을 줄이는 것이

나의 지상과제에요.

환자에게 인사라도 하며

시간 끄는 건 완전 똥매너에요.

기다리는 환자들의 분노게이지를 올리는

위험천만한 일이에요.

옷 갈아입으세요. 숨 들이마시세요. 숨 참으세요.

이 세 마디면 오케이에요.

입사 5년 차, 얼굴에 철갑을 두른 듯

표정없는 내 모습은 그냥 로봇일 뿐이에요.

 

탐구생활3. "이러다 사람 잡겠어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날 보고 깜짝 놀래요.

병원생활 3년 만에 쭈글탱이 할망구가 다 됐대요.

다크써클과 뾰루지로 화려한 내 얼굴이

친구들 중에 제일 늙어 보여요.

결혼도 못 했는데 완전 날벼락이에요.

친구들을 몰라요. 병원생활 개고생이에요.

퇴근시간 없어요. 식사시간 10분이에요.

생리휴가 못 써요. 휴가 못 써요. 대체인력 없대요.

나 빠지면 업무가 마비래요.

이러다 사람 잡겠어요.

사표만이 살 길이에요.

 

올해 보건의료노조 조합원하루교육은 강원지역본부 4월 26~28일, 5월 3~4일, 6일, 광주전남지역본부 4월 19~22일, 25~29일, 경기지역본부 4월 12~14일, 19~21일, 대구경북지역본부 4월 19~21일, 26~28일, 대전충남지역본부 4월 19~22일, 26~29일, 부산지역본부 4월 26~29일, 5월 3일, 6일, 11~12일, 서울지역본부 4월 19~21일, 26~29일, 5월 17~20일, 24~27일, 울산경남지역본부 4월 12~13일, 19~21일, 인천부천지역본부 4월 12~13일, 16일, 19~21일, 전북지역본부 4월 13~15일, 19~21일, 충북지역본부 4월 8~9일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교육받은 조합원들이 몇 명인지 취합되지 않았으나 2010년에는 1만4천 명이 교육을 이수했다. 2011년에는 2010년보다 두 배 이상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11가지 색깔의 보건의료노조 조합원하루교육

 

이번 보건의료노조 조합원하루교육은 11개 지역본부가 각각의 색깔을 자랑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핵심과제와 투쟁방침에 대한 <2011년 복수노조 시대! 희망을 만드는 투쟁>처럼 공통으로 진행되고 있는 교육이 있는가 하면, 지역본부별로 마련한 교육내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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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조합원하루교육에서 진행되고 있는 창작뮤지컬 ⓒ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조합원하루교육에서 진행되고 있는 창작뮤지컬 ⓒ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서울지역본부는 올해에도 뮤지컬을 올렸다. 서울지역본부는 2006년 <별꽃>을 시작으로 창작극을 올리고 있는데 2007년 <황금거탑>, 2008년 <당신들의 밤이 아름다울 때>, 2010년 <추노(追勞):노조를 추격하다>를 선보이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교육을 진행해 왔다. 2011년 작인 <The Ratios(인력법)>은 미국 인력법이 만들어진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제작에는 노래극단 희망새와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이 함께했다.

 

1999년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 종합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The Ratios(인력법)>은 CNA(캘리포니아간호사노동조합)의 인력법 제정을 위한 투쟁 과정을 그린 뮤지컬이다.클린턴의 의료개혁 실패와 함께 자본이 거침없이 들어오면서 병원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의료시장을 형성한다. 캘리포니아 병원 노동자들은 이에 맞서 인력법을 만드는 운동을 전개한다. 병원 조합원을 대표해 노동조합에 파견된 모니카는 노동조합 간부 에릭과 함께 인력법을 의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한 조직사업으로 버스투어를 계획 중이다. 노미카의 동기인 앨리스는 병원 시스템으로 인한 상처를 간직한 채 병원을 떠나려 하는데 버스투어를 방해하려는 병원의 음모에 휘말리게 된다. 한편 의회 앞에 모인 조합원들은 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앨리스는 그곳에서 과거의 상처와 정면으로 대면하게 된다.

 

<The Ratios(인력법)> 제작팀 인터뷰

-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인력법을 알게 된 것은 3월이 되어서였다. 짧은 기간 동안 창작하는 과정이 인력법을 공부하는 과정이 되었다. 우리가 파악한 인력법은 누구나 언젠가는 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인력법이란 환자를 위한 법이다. 그래서 세계 처음으로 제정되고 시행된 미국 캘리포니아의 인력법은 법 제정에서부터 광범위한 각계각층의 지지로 성공할 수 있었던 거 같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노동자다운 과감한 도전과 노력이다. 노동자다운 치열함이 성공의 또 한 축으로 작용했던 것이 분명했다. 많은 것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 2006년 '별꽃' 공연 이후 벌써 6년 동안 보건의료노동자의 현실을 극으로 만들고 있다. 느낌이 남다를 거 같다.

"이번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2006년 <별꽃> 공연을 할 때와 보건의료노동자의 현실이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현장은 더욱 팍팍해지고 각박해진 느낌이었다. 신자유주의 병원의 공공성을 깨면서 우리들의 생활 속에 이미 깊숙하게 들어와 있었다. 이제 인력법 제정을 준비하는 우리의 새로운 싸움이 조합원과 이 땅의 모든 노동자에게 희망이 되어 새로운 세상을 향한 한걸음이 되길 빌어 본다."

반면, 투쟁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본부는 교육과 투쟁을 병행해 조합원하루교육을 진행했다. 경기지역본부는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구 성남시청에서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성남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와 함께 신영수 한나라당 국회의원 사무실까지 행진하며 "한나라당은 성남시립병원 설립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2010년 6·2지방선거 때 성남시립병원 설립을 1순위 공약으로 내세우며 당선됐던 이재명 성남시장은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 조합원하루교육에 찾아와 성남시립병원 설립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히기도 했다.

 

전북지역본부도 4월 13~15일, 19~21일, 오후 2시 30분부터 익산병원 앞에서 <부당해고 철회! 민주노조 사수! 보건의료노조 전북지역본부 익산병원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환경 강좌도 눈길을 끌었다. 강원과 인천·부천지역본부는 갈수록 높아지는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에 발맞춰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광주전남지역본부는 조합원들의 관심이 높은 산업안전보건, 대구경북지역본부는 비폭력 대화와 자녀와의 대화를 주제로 강연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정세교육도 많이 이뤄졌다. 광주전남지역본부는 이의엽 민주노동당 정책위원장과 박정훈 민주노동당 정책위원의 강연을 들었으며 대전충남지역본부는 <불통의 시대, 가치 있는 삶의 지혜로 날아오르자>란 주제로 이석행 민주노총 전 위원장, 한홍구 성공회대학교 교수, 고병헌 성공회대학교 교수의 강연을 들었다. 울산경남지역본부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우리의 할 일>이란 주제로 권영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김명호 민주노총 전 기획조정실장, 하종강 한울 노동문제연구소장의 강연을 들었다.

 

또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발달로 '인증샷 올리기'가 대중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인천·부천지역본부에서는 원미산 둘레길을 걸으며 <노동조합은 ◯◯◯이다>라는 주제로 조합원들이 몸짓으로 표현하는 인증샷 콘테스트를 진행했다. 부산지역본부는 부산 민주공원에서 인증샷 미션을 수행했다. 

 

경기지역본부는 쌍용자동차노동조합 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룬 영화 <당신과 나의 전쟁>을 상영하고 웃음 치료를 했으며 울산·경남지역본부는 <노래로 배우는 노동역사>와 문화공연을 진행했다. 광주·전남지역본부와 인천·부천지역본부는 신규조합원들 조합원하루교육을 따로 진행했고, 광주·전남지역본부는 4월 25일 130여 명과 함께 <2011년 투쟁 승리를 위한 간부·대의원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 조합원하루교육은 1994년 임금단체협상 투쟁을 앞두고 서울지역 몇몇 노동조합이 모여 공동으로 교육한 것이 시초였다. 상·하반기 2차례 진행되는데 조합원들은 단체협약에서 보장하고 있는 교육시간을 이용해 이에 참여하고 있다. 한 해 핵심과제와 투쟁방침 등 전일적으로 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에 산별노조를 건설,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 

 

보건의료노조 조합원하루교육에는 보급곡도 있다. 보급곡은 원래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에서 1995년부터 기존의 민중가요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민중가요를 개사해 교가를 만들었다. 이후 2001년부터는 김병수 보건의료노조 문화국장이 보급곡을 창작했고 전국에서 공통으로 보급곡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보급곡은 <살다 가끔>이다. 전국의 조합원들은 조합원하루교육에서 노래와 율동을 배우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보건의료노조 홈페이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04.28 19:14 ⓒ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보건의료노조 홈페이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노조 #조합원하루교육 #산별노조 #병원인력 #건강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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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때부터 노원에 살고, 20살 때부터 함께 사는 세상과 마을을 위해 글쓰고 말하고 행동하고 음악도 하는 활동가 박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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