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하면 역사가 된다?

[현장] 인천 송도, 삼성 바이오로직스 플랜트 기공식

등록 2011.05.30 14:50수정 2011.05.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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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일 오후2시 인천 송도 국제도시 경제자유구역 개발 지구에서 개최된 삼성 바이오로직스 플랜트 기공식에서 관계자들이 첫 단추를 누른 후 엠블럼이 펼치는 모습 ⓒ 이정민

5월 27일 오후2시 인천 송도 국제도시 경제자유구역 개발 지구에서 개최된 삼성 바이오로직스 플랜트 기공식에서 관계자들이 첫 단추를 누른 후 엠블럼이 펼치는 모습 ⓒ 이정민

"뭔가 씁쓸한 여운을 지울 수 없다. 행사는 크고 화려한데 정작 주인(인천시민)은 대접받지 못하고 그들(삼성 관계자)만의 리그에 빠져버린 느낌이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인천의 삼성사랑은 여전하다. 더 이상의 맹목적 삼성 사랑이 아닌 진정성 있는 그 무엇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대학 입지조건도 그렇고, 해외 물류센터도 그렇고, 이제는 플랜트 유치까지... 인천 송도 국제도시는 마치 삼성과 거대 재벌을 위한 베이스 기지 같다. 전략적 발전 계획안만 보면 인천시민의 일자리와 이익증가에 많은 기여를 할 것 같이 보이지만 '과연 그럴까'라는 꼬리표가 좀처럼 지워지질 않는다. '허울만 좋은 껍데기 식 상생'이 아닐까 우려 된다"

 

"인천시민과 단체는 쏙 빼놓고 일부 정·재계의 화려한 인사들과 삼성 식구들만 눈에 보였다. 이것이 인천 바다를 메우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한 지역 정치인들의 진심인가. 가슴 한 켠이 메어온다"

 

지난 5월 27일 오후 2시께, 인천 송도 국제도시 경제자유구역 건설현장 부지에서 개최된 삼성 바이오로직스 플랜트 기공식에 참석한 일부 지역인사들의 뒷이야기들을 나열한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지역 오피니언 리더를 자처하며 송영길 시장의 멘토 역할을 하는 인사들인데 이날 행사에 대한 좋지 않은 평점들을 내리며 향후 송도 국제도시의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예전엔 갯벌이었던 간척 현장에서 치러진 이날 기공식에는 송영길 인천시장,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 노연홍 식품의약품안전청장,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정연주 삼성물산 대표이사, 제임스 콘월 퀸타일즈 부사장 등 내로라하는 삼성 관계자와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총출동했다. 또한 방송과 신문 등 언론사 취재진 150여 명이 몰렸다.

 

인천 송도, 세계적인 바이오 메카로 우뚝 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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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을 메운 송도 개발현장 곳곳은 아직 아무것도 들어서지 않은 채 허허벌판에 모래바람만 날리고 있었다. ⓒ 이정민

갯벌을 메운 송도 개발현장 곳곳은 아직 아무것도 들어서지 않은 채 허허벌판에 모래바람만 날리고 있었다. ⓒ 이정민

본 행사에 앞서 이규성 삼성바이오로직스 전무가 발표한 경과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 2007년 바이오 신약개발에 관한 사업을 검토하며 본격적인 바이오제약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후 2009년 7월 '국가 스마트 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플랜트 입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후 2011년 2월 25일 삼성 그룹은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을 발표한다. 자본금 3000억 원 규모의 이 회사는 삼성전자(40%), 삼성에버랜드(40%), 삼성물산(10%)을 비롯해 다국적 CRO기업 퀸타일즈(10%)가 지분을 투자해 설립했다.

 

장기적으로 2020년까지 약2조 원의 투자자금이 소요되는 삼성그룹의 송도 바이오제약 진출사업은 크게 3단계 과정으로 추진된다.

 

1단계는 2011년부터 3년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을 시작해 생산기술을 확보하며, 2014년부터 3년간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을 판매하는 2단계 프로젝트에 들어간다. 그리고 2017년부터 3년간 CMO규모를 확대, 바이오신약을 직접 개발해 세계적인 종합 바이오제약 서비스 기업으로 우뚝 설 것이라는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또한 삼성의료원의 치료사업과 삼성전자의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하는 융복합사업들도 함께 추진해 미국의 GE헬스케어와 같은 기업으로 성장해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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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공식 좌석은 삼성관계자석, 인천지역인사관계자석, 그리고 투자자문 및 언론 관계자석 등으로 나누어 구성됐다. ⓒ 이정민

이날 기공식 좌석은 삼성관계자석, 인천지역인사관계자석, 그리고 투자자문 및 언론 관계자석 등으로 나누어 구성됐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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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회사 관계자의 모습 ⓒ 이정민

외국인 투자회사 관계자의 모습 ⓒ 이정민

김태한 대표이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한 사람의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곧 현실이 된다"며 "바이오신약 제품의 최고 품질과 원가 경쟁력, 의료 최첨단 산업의 융복합화를 통해 글로벌 신약기업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송영길 인천시장은 "1%의 가능성만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이제 100%의 확신을 갖고 사업을 전망할 수 있게 됐다"라고 한 뒤 "삼성 70년 역사상 인천과 매우 유의미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또한 산업의 지도도 바꿔나갈 것이다. 이번 기공식을 통해 초당적 협조와 지원을 쏟아 부어 인천 경제의 발전의 메카로 송도가 우뚝 서길 기대한다"며 화답했다.

 

삼성이 하면 역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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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 기공식 첫 삽을 뜬 관계자 모습. 왼쪽부터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송영길 인천시장, 신학용 국회의원 ⓒ 이정민

플랜트 기공식 첫 삽을 뜬 관계자 모습. 왼쪽부터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송영길 인천시장, 신학용 국회의원 ⓒ 이정민

이날 기공식의 사회는 모 경제방송의 메인 아나운서가 맡았다. 이 아나운서는 삼성그룹을 소개하며 "삼성이 하면 역사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여러 삼성그룹 관계자가 밝힌 바이오로직스의 청사진과는 달리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마지막 인사말을 통해 "바이오신약산업은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세계유수의 글로벌 제약회사와 경쟁하려면 많은 연구개발과 투자, 국가적 지원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이번 바이오제약 산업을 평가한 K전문가는 이번 플랜트 기공식을 바라보며 "삼성의 세계적인 브랜드 효과와 막강한 자본의 유입으로 제약-바이오 산업 전체적인 측면에 있어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삼성이 하니까 언제라도 쉽게 1등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과도한 기대는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이제 막 생산 공장 건립을 위한 부지를 선정한 단계이지만 셀트리온, 한화케미컬, LG생명과학 등은 이미 생산 공장 건립을 완성했거나 완성에 다다른 상황이다.

 

생산시설만을 비교해도 셀트리온은 5만 리터급 1공장에 최근 9만리터급 2공장을 완공해 총 14만리터의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되었으며, 한화케미컬은 충북 오송에 7천리터급 생산시설을 건설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어 LG생명과학의 오창 공장과 바이넥스KBCC의 송도 공장도 증설이 진행 중이다.

 

또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임상 진행도 뒤쳐져있는데, 셀트리온은 유방암치료제 허셉틴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글로벌 임상 마무리단계에 있고, 한화케미컬과 LG생명과학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임상을 진행중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언급하면서 "아무리 삼성그룹이라 해도 바이오제약분야에서는 국내에서조차 후발주자임을 인정해야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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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띤 취재경쟁. 삼성은 이날 500개가 넘는 좌석에 8G짜리 USB선물 꾸러미를 놓기도 했다. ⓒ 이정민

열띤 취재경쟁. 삼성은 이날 500개가 넘는 좌석에 8G짜리 USB선물 꾸러미를 놓기도 했다. ⓒ 이정민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국제도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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