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대로 살아가는 원칙주의자 '땅'

부동산, 알고 보면 참 멋있다 2

등록 2011.07.03 16:16수정 2011.07.0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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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을 보면 좋은(좋은 뜻의 단어로 된)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사랑, 평화, 지혜...' 등등. 그런데 이런 좋은 이름들을 볼 때마다 궁금한 것이 있다. 이 사람들은 얼마나 자기 이름에 맞게 살고 있을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랑'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은 얼마나 남을 사랑하고 또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평화'씨는 또 얼마나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을까? 가끔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자신의 이름을 새롭게 바꾸는 사람들을 볼 때면 이런 궁금증은 더 커진다.

근거 없는 추론이긴 하나, 자기의 이름대로 살아 온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다. 만일 사람들이 정말로 자기 이름대로 살아왔다면, 이 세상에는 선하고, 착하고, 부지런하고, 정직하고, 청렴하고, 행복한 사람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야하지 않을까. 나 역시나 나름 좋은 뜻의 이름을 가졌으나 실제로는 그 반대로 살아왔다.

그런데, 철저하게 자기 이름대로 사는 게 있다. 바로 '땅'이다.

땅에도 이름이 있느냐고 의아해 할 수 있다. 물론 땅에도 이름이 있다. 땅에는 '지목'이라고 불리는 나름의 이름이 있다. 땅은 그 용도에 따라 28가지 종류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각각의 용도마다 이름이 붙어있는데, 이를 '지목'이라고 한다.

<지목의 종류> : 전, 답, 과수원, 목작용지, 임야, 광천지, 염천, 대, 공장용지, 학교용지, 주차장, 주유소용지, 창고용지, 도로, 철도용지, 제방, 하천, 구거, 유지, 양어장, 수도용지, 공원, 체육용지, 유원지, 종교용지, 사적지, 묘지, 잡종지

위에 열거한 '지목' 중 '전, 답, 과수원'을 묶어서 '농지'라고 부른다. '농사짓는 땅'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지목이 '전, 답, 과수원'인 땅은 농사짓는 땅으로  살아간다. 이름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지목이 '대'인 땅을 '대지'라 한다. 농지가 농사짓는 땅이라면, 대지는 '건물 짓는 땅'이다. 그래서 지목이 '대'인 땅, 즉 대지에는 주택이나 상가 같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대'라는 이름(지목) 덕분이다.

이처럼 땅은 이름대로 살아가므로 '농지'라는 이름을 가진 땅(지목이 '전, 답, 과수원'인 땅)에는 농사를 지어야지 건물을 지을 수 없다. 농지라는 이름에 건물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농지'위에 건물을 짓고 싶다면, 이름(지목)을 바꿔야 한다. '전', '답 ' 혹은'과수원'으로 되어 있는 지목을 '대'로 바꾸면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이를 '지목변경' 혹은 '용도변경'이라고 한다. 사람으로 말하자면 개명(改名)이다. 이름(지목)이 바뀌면 이때부터 그 땅은 새 이름에 맞는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땅은 언제나 자신의 이름에 충실하다. 그래서 땅은 그 이름을 보면 용도를 알 수 있고, 대략적인 가격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사람들이 땅을 살 때 이름(지목)을 주의 깊게 살피는 것이 이 때문이다. 그 땅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토지대장'이나 '부동산등기부등본'에 나와 있다.
#땅 #토지대장 #지목 #지목변경 #부동산등기부등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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