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한 방에 싹 가시는 시원한~ '물벼락'

국창 송만갑이 득음을 했다는 명소 수락폭포

등록 2011.07.19 11:45수정 2011.07.1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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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폭포 국창 송만갑이 득음을 했다는 명소 수락폭포 물벼락은 한여름 더위를 한방에 싹~ 가시게 한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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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벼락을 맞을 수 있는 수락폭포 ⓒ 최오균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폭염을 피해 어디로 피서를 떠나는 것이 좋을까? 모두가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피서 화두다. 바다로? 산으로? 강으로? 수영장으로?

여러 가지 대안을 생각해 보지만 뾰족한 묘안이 없다. 바닷물은 짜고, 산에 올라가자니 헉헉! 더 더울 것만 같고, 수영장엘 가자니 콩나물시루 같은 인간 실타래에 꼬일 것이고, 강으로 가자니 장마 끝 흙탕물이라 마땅히 몸을 담글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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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15m의 수락폭포에는 신선대와 할미암이 있다. ⓒ 최오균


그래, 바로 이곳이야! 번쩍 떠오른 곳이 있으니 폭포다. 폭포는 첫째, 물이 깨끗하고, 물소리가 시원하고, 물보라만 맞아도 온몸이 시원하다. 하지만 이런 폭포도 가까이 가지 못하면 그림의 떡이다. 여기, 구례 산동에 가면 폭포 속으로 들어가 물벼락을 맞을 수 있는 폭포가 있다. 한방에 더위가 싹~ 가신다는 수락폭포가 바로 그곳이다!

수락폭포는 남원 구례 간 19번 도로에서 산동으로 꺾어 들어 4km를 가면 바로 나온다. 서울에서 오자면, 서울-전주-구례IC-19번국도 산동방면-산동 교차로 진입-수락폭포 이정표 방향으로 올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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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폭포 앞에는 천연풀장이... ⓒ 최오균


수락폭포에 도착하니 주차하기부터 어렵다. 벌써 '물벼락'을 맞으러 온 사람들로 만원인 것이다. 물 떨어지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한다. 엄청나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 아래 자연 천연 풀장이 생성돼 있다. "풀장을 가더라도 이런 곳이라야 해요." 함께 간 아내의 일성이다. 아이들이 첨벙거리며 개구리 헤엄을 치고, 미끄럼틀에서 내려오며 까르르 소리를 지른다.

높이 15m의 수락폭포는 사람이 들어가 물벼락을 맞을 수 있다. 날벼락은 피해가도 물벼락은 맞으라 했다. 거센 폭포수를 한 번 맞기만 해도 금년 더위는 단칼에 뚝! 끊어질 것만 같다. 폭포 속에 들어간 사람들이 1분을 참지 못하고 튀어 나온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이 폭포수를 맞으면 신경통, 근육통에도 두루 효과가 있다고 하니 보지만 말고 온 몸으로 뛰어 들어가 한 번 맞아 볼 일이다. 세상에 폭포수를 직접 맞아보는 곳은 그리 흔하지가 않다. 수락폭포는 물벼락을 맞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열린 폭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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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창 송만갑도 수락폭포속에 들어가 득음을 했다고... ⓒ 최오균

폭포 앞에는 '득음정'이란 정자가 하나 있다. 예전에 소리를 배우는 사람들이 이 폭포 속으로 들어가 폭포소리보다 더 큰 소리를 내어 득음을 했다고 전한다.

천하의 명창 송만갑이 득음 수련한 곳도 바로 이곳 수락폭포다. 제대로 된 소리를 얻기 위한 독공 중에는 '폭포독공'과 '동굴독공'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수락폭포는 원래 물이 많은 곳인데 지금과 같은 장마철에는 천둥과 같은 굉음과 함께 엄청난 물이 쏟아져 내린다. 송만갑은 필시 이 폭음보다 더 큰 소리를 내기 위해 목에서 피를 토하며 소리를 질러댔을 것이다.

그래서 국창 송만갑은 아무리 오래 소리를 해도 목이 쉬지 않았으며, 그 음색이 때로는 높은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수와 같이 우람하고, 때로는 한없이 길고 긴 비단물결 같았다고 한다.

폭포위 신선대, 할미암 등 기암괴석으로 빚어진 절경도 볼 만하다. 할미암은 치성을 드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곳이다. 아들을 낳지 못하는 여인들이 돌을 치마폭에 사들고 와, 이곳에서 치성을 드리면 아들을 낳는다고 전해지고 있다.
#수락폭포 #구례 #송만갑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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