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야말로 예수의 복음이 필요한 곳

기독교정당 창당 움직임에 대한 단상

등록 2011.08.31 09:27수정 2011.08.3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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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때마다 시도되는 기독교정당 창당 시도, 한두 번이 아니다

아니나다를까 내년 총선이 가까이오자 또다시 반공 보수의 기독교정당 창당 설립 얘기나 흘러나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에도 조용기 목사, 김홍도 목사, 전광훈 목사 등등 한국의 주류 보수 대형교회 목사들이 많이 참여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이번에도 이들이 표방하는 기독교정당의 색깔 역시 많은 보수 개신교 목회자들의 성향대로 반공 보수 우파의 기조를 명확히 표방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4년과 2008년에 이어 이번에도 어김없이 총선 때마다 기독교정당 창당이라는 레퍼토리로 노래를 부르곤 한다. 한 마디로 기독교 정치세력화에 대한 욕망과 미련을 결코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번에 되지 않으면 다음번 총선 때도 또다시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의 기독교정당 창당은 거의 중독 증세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나는 이들의 행태가 이들이 지닌 기독교 신앙으로 인해 자연스레 발현된 것으로 본다.

한국에서 보수 개신교 진영은 크게 정치세력화 하려는 그룹과 정치에 무관심한 부류로 나눌 수 있겠는데, 적어도 90년대 이전 대부분의 보수 개신교 집단은 정치참여에 무관심한 진영에 속했었다. 순수 종교적 신앙은 정치적이어선 안된다고 보는 보수 개신교인들이 많은 것이다. 오래전 조용기 목사도 군사정권시절에는 정치참여해선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점들은 표면적인 양상들이며, 실제적으로 한국 개신교는 여전히 친미 반공 보수 우파와 친화적이었으며, 몇몇 주류 대형교회 목사들은 조찬기도회를 통해 아예 군사독재정권과 야합하기도 했었다.

반면에 기존의 진보 개신교인들은 주로 민주화운동, 통일운동으로서 정치에 참여하였다. 그렇기에 개신교 안에서도 보수 신앙의 목사들은 진보 개신교인들을 빨갱이 공산주의자로 종종 낙인찍곤 하였다. 아마도 문익환 목사의 방북사건에 대한 비난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고, 이러한 개신교 안에서의 보-혁 갈등 시각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실정이다. 개신교인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개신교인은 아닌 것이다. NCC까지도 곱게 보지 않는 개신교인들이 여전히 많다.

한국 보수 개신교의 본격적인 정치 세력화는 86항쟁 이후 그리고 90년대 들어서 다양한 시민사회운동의 형성으로 인한 위기의식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본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보기엔 예전과 달리 점차로 좌파빨갱이 사상과 그 분파들이 젊은 세대까지 장악할만큼 점차로 늘어만 가는 걸로 보일뿐더러 자신들의 확고한 보수적인 정치사회 이념을 보다 분명하게 대변해줄 단체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좌파 NCC에 반하여 한기총이라는 단체가 성립되면서 특히 더욱더 한국의 보수 개신교 단체와 유명 목사들은 정치세력화의 본성을 점점 더 강하게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었다. 이제 장로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지지는 물론이고 걸핏하면 구국기도회라는 명목으로 친미 반공 의식을 강화하는 모임들을 가졌을뿐더러 급기야는 기독교정당 창당의 필요성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기독교 정치세력화, 이들의 기독교 신앙자체부터가 문제

하지만 기독교의 정치세력화 현상을 비단 한국만의 현상이나 어제 오늘의 일로 봐서는 곤란하다. 예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그 역사는 이미 뿌리 깊은 것이다. 콘스탄티누스 로마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한 이후로 기독교의 사제계급들은 숱하게 서구의 정치권력의 역사와 맞물려 왔었다. 그것이 오늘에까지 이르며 현재의 미국에선 공화당과 그 대통령 후보가 당선하는 데에도 많은 보수 개신교인들의 공헌이 매우 컸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미 알려져있다시피 우리 사회에서도 보수 개신교인들의 배타적 공격성과 확장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점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잖은가. 이것이 좀 더 힘을 지닌 교권 지도자들이나 대형교회 목사들을 통해서는 보다 가시적인 정치세력화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들은 왜 저토록 기독교정당 같은 기독교 정치세력화 작업에 대해 목을 매고 있는 것인가? 그것은 이들이 지닌 배타적인 교리 및 선민사상의 신앙과도 관련되어 있다.

나는 이들이 지닌 보수냐 진보냐 하는 사회이념을 따지기 이전에 이들의 기독교 신앙구조 자체부터가 근원적인 문제와 병폐를 안고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정복적이고 야만적인 전능한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 신앙이라면 어찌 국가사회에 대한 확장욕구가 없겠는가. 성서에서 여자와 아이까지도 싸그리 죽여버려라고 말하는 야훼의 계시는 오늘날의 남한사회에서 "이 땅의 공산당과 간첩들의 모가지를 다 잘라 주소서"라는 보수 개신교 목사의 기도로도 현현되고 있는 것이다.

한때 김홍도 목사의 금란교회 홈페이지에는 "김정일의 핵폭탄 위협으로 이 나라가 공산화 통일되어 7000만 명이 악독한 김정일의 독재 하에서 고통당하다 죽는 것보다, 50만명·100만명이 죽는 한이 있어도 김정일과 핵폭탄과 미사일을 깨뜨려버리는 편이 더 낫다고 봅니다. 전쟁이 언제나 나쁜 것이 아닙니다"라는 주장까지 할 정도였다. 전쟁도 불사할 정도의 기독교 신앙이다.

그토록 신실한 신앙인이라는 미국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이라크 침략전쟁까지 일으킬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은 이들 기독교의 신앙구조에선 너무나 자연스러운 행태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십자군 전쟁이 중세적 신앙에만 가능했었다고 생각하면 곤란한 것이다. 폭력적 기독교의 전통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믿는 하나님은 폭력적인 신일뿐!

다른 종교의 터에 들어가 일방적으로 땅밟기를 하는 기독교 뿐만아니라 이념이 다르면 전쟁까지도 불사할 만큼 호전적인 기독교야말로 폭력적인 기독교가 아니고 뭐겠는가. 내가 볼 때 이들이 믿는 하나님은 그들만을 위하는 힘만 센 폭력적인 신일뿐이며, 이들이 믿는 종교 역시 폭력적인 기독교일 뿐이다.

분명히 말씀드리건대, 제왕적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일수록 그 자신이 제왕노릇하기 십상이다. 그것은 표면적으로는 신앙의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있지만, 사실상 기독교가 아닌 것이다. 내가 보는 폭력적 기독교의 목록은 2010년 6.19선언(21세기 새로운 그리스도인 선언)에도 명시한 것처럼 아래와 같다(전문 http://freeview.org/bbs/tb.php/a001/739 참조).

① 이천 년 기독교가 저지른 오류와 비극에 전혀 반성하지 않는 기독교
② 이원론에 기반되어 비역사적인 아편적 행태로 드러나는 힘의 기독교
③ 이해되지 않아도 '교리'는 무조건 믿고 고백해야 한다고 말하는 기독교
④ 성경을 문자적으로 맹신하고 초자연주의를 사실로 가르치는 기독교
⑤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강요하며 이웃종교와 문화에 배타적인 기독교
⑥ 악에 대한 심판을 빌미삼아 공격적 폭력과 전쟁을 정당화하는 기독교
⑦ 여성안수를 반대하고 여성 비하를 정당화하는 가부장적 기독교
⑧ 반민주, 반생명, 반평화를 위해 예수와 성서를 팔아먹는 기독교
⑨ 약자를 억압하고 강자를 지지하는 법과 제도에 찬성하는 기독교
⑩ 생명과 평화를 말살하는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를 지지하는 기독교
⑪ 잘못된 신비와 영성 및 초자연적인 기적 체험을 강조하는 기독교
⑫ 교회를 세습하고 교인 수와 교권에만 탐닉하는 목사들의 기독교

나는 이들을 기독교로 보질 않는다. 이들은 폭력적 기독교로서 그 신앙 또한 폭력적일 뿐이다. 폭력적 기독교란 힘의 종교에 해당됨을 의미한다. 그것은 <'힘의 과잉'을 숭배하는 흐름>에 서 있다. 이들 기독교의 사회적 행태는 현재 남한사회에선 다음의 행태로도 드러나고 있다.

- 촛불시위와 전교조를 그저 친북좌파로만 보는 기독교
- 희망버스를 저지하기 위해 자금을 지원하는 기독교
- 아이 5명 안 낳으면 감방에 보내버리겠다고 하는 기독교
- 조선일보 안 보면 세상 돌아가는 줄 모른다고 말하는 기독교
- 무상급식 복지를 좌파 빨갱이로 매도하는 기독교
- 약자보호의 동성애 차별 금지법을 반대하는 기독교
- 사립학교법 개정에 반대하는 기독교
- 환경파괴의 4대강 사업을 지지하는 기독교 등등

생각건대, 진정 예수의 복음이 전해져야 할 곳은 이들 바로 기독교 진영이 아닐까 싶다.
더 이상 예수 얼굴에 먹칠하지 말고 제발 기독교인으로 돌아오라고 말이다!
#한국교회 #개신교 #기독교 #기독교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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