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교육감 "이미 총체적 진실 이야기했다"

월례조회에서 '사퇴 불가' 입장 밝혀... "검찰 소환 전 기자회견 검토"

등록 2011.09.01 11:58수정 2011.09.0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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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돈거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월례조례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유성호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돈거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월례조례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기자들은 모두 퇴실해 주십시오."

 

1일 오전 교육청 직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월례조회에 곽 교육감이 들어서자,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가 터졌다. 9월 월례조회는 당초 오는 8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갑작스럽게 1일로 앞당겨 진행되었다. 이에 곽 교육감이 검찰소환을 앞두고 이번 사건과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직원들에게 밝힐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국민의례 직후 곽 교육감이 '당부말씀'을 위해 연단에 오르자 교육청 직원들은 기자들에게 강당에서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곽 교육감을 조금이라도 더 촬영하려는 기자들과 교육청 직원들 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직원 월례조회서 "저는 이미 총체적 진실 이야기했다"

 

이날 곽 교육감의 발언은 교육청 풀 기자단에 의해 출입기자들에게 전해졌다. "여러분들 저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 않으실 것 같다"라고 운을 뗀 곽 교육감은 "오늘 이 자리에서는 지금 제 안에서 꿈틀대는 많은 말들을 접겠다, 드릴 말씀은 저는 이미 총체적 진실을 이야기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 진실이 무엇이건간에 저로 말미암아 서울시교육청 직원 여러분에게 심려 끼치게 돼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저 한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마음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그 어느때보다도 실감하고 있다. 교육감 직을 수행함에 있어 더욱 막중한 책임감, 신중함으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퇴요구'와는 달리 교육감 직을 계속해서 수행해 나갈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교육청과 시민사회단체,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곽 교육감은 자신이 박명기 교수에게 건넨 2억 원과 관련해 검찰이 그 '대가성'을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 교육감은 직원들에게 "혹시 직원여러분께서 저와 교육청에 대한 우려와 걱정으로 업무에 대한 열정이 잠시 식었다면 다시 추스르고 평정심을 되찾아 달라"면서 "각 정책과 사업들이 잘 추진되고 마무리되도록 밀도와 스피드를 더해달라"고 당부했다.

 

"단일화 직전 무슨 일 있었는지 해명할 부분은 해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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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돈거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월례조례에서 인사말을 하려고 하자,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취재기자들의 퇴장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돈거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월례조례에서 인사말을 하려고 하자,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취재기자들의 퇴장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하지만 검찰수사에 앞서 곽 교육감의 보다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억 원 전달' 사실을 밝힌 이후, 교육청은 물론이고 단일화 협상에 직접적으로 참여했던 곽 교육감 측 측근들은 대부분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박명기 교수에게 '선의'로 2억 원을 '지원'했다는 것이 곽 교육감이 밝힌 '총체적 진실'의 전부다.

 

이에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단일화에 참여했던 진보진영에서는 이미 기자회견을 통해 단일화 협상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면서 "5월 19일 단일화 타결을 앞두고 캠프 실무진들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교육청 측에서 해명할 부분은 해명하고 밝힐 부분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훈찬 전교조 대변인 역시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현재 여러 가지 본인의 사정이 있겠습니다만 본인이 현재 상태를 알고 있는 부분은 알고 있는 데 까지, 모르는 부분은 모르는 부분까지 나름대로 정리를 해서 일정한 시점에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의혹을 풀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상주 교육청 비서실장은 "검찰에서 아직 소환통보가 오지 않았다"면서 "소환 전 기자회견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2011.09.01 11:58 ⓒ 2011 OhmyNews
#곽노현 #서울시 교육청 #서울시 교육감 #박명기 #후보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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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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