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늘·부추 먹으면 종묘제사 못 모셔요

[서평] 조선을 떠받친 두 기둥 <종묘와 사직>

등록 2011.09.08 18:01수정 2011.09.08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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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종사'는 안녕하실까요? 

'종사'는 '종묘'와 '사직'을 일컫는 말입니다. '종묘'는 역대 국왕과 왕비의 신주를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는 사당이며, '사직'은 토지의 신인 사社와 곡식의 신인 직稷에게 국가의 안녕과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는 곳을 일컫는 말이니 종묘와 사직 즉 '종사'란 '국가'를 일컫는 말입니다.


나라와 왕권이 역사의 부침이 있었으니 종묘와 사직에도 역사의 파고가 일었겠지만  점철된 흔적을 한 눈에 확인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이 한권의 책, <종묘와 사직>으로 종묘와 사직에 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종묘'와 '사직'의 모든 것, <종묘와 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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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와 사직> / 지은이 강문석·이현진 / 펴낸곳 <도서출판 책과함께> / 2011년 7월 15일 / 값 15,000원 ⓒ 책과함께

<서울대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학예연구사인 강문식 박사, 동연구원 선임연구원인 이현진 박사가 공동집필 해 <책과함께>에서 출간한 <종묘와 사직>은 <서울대학교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규장각 인문강좌' 시리즈로 발간한 첫 번째 책입니다.

책에서는 종묘와 사직이 갖는 의미와 변천사를 실록으로 고증하고 의궤에 실린 그림(圖)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종묘 제도의 탄생과 종묘 정전의 창건, 영녕전의 건립에 대한 역사적 배경 등은 삼국사기와 국조오례서례를 전거(典據)로 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왕이 죽었을 때, 장례에서부터 종묘에 신주를 봉안하는 부묘절차는 물론 종묘의 규모와 내부 구조, 규모와 구조에 따른 의미까지 현장을 브리핑 하듯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종묘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종묘에 봉안 된 왕들의 신주에 숨겨져 있는 뒷담화 같은 역사도 소개되고, 종묘제사를 지내는 절차와 역사의 부침에 따라 사후 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서야 종묘에서 제자리를 찾은 왕후들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출가수행자의 삶처럼 신선시여긴 종묘제사

서계는 술을 마시지 않고, 파·부추·마늘 등 냄새가 나는 채소를 먹지 않으며, 문상이나 병문안을 하지 않으며, 형벌을 행하지 않으며, 형벌 관련 일을 처결하지 않으며, 더럽고 악한 일에 간섭하지 않고, 각자의 직책을 닿겠다고 서약하는 것을 말한다. - 종묘와 사직 107쪽

종묘 제사의 절차에 나오는 내용 중 일부입니다. 종묘 제사를 지낸다는 것은 출가 수행자들이 금하고 있는 오신채인 파·마늘·부추 등을 금할 정도로 청정한 몸과 정갈한 마음을 요구하는 신선한 의식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선조임금 보다 먼저 피난시킨 종묘·신주, 사직·위판

종묘와 사직이 국가의 상징이었기에 종묘에 봉안된 신주는 국본이며 국혼이었습니다.

1592년 4월 14일 임진왜란이 발발하여 일본군이 파주지세로 밀고 올라오면서 불과 10여 일 만에 수도 한성은 함락의 위기를 맞이하였다. 이에 조선 정부는 4월 30일 서울을 버리고 피난길에 오르게 되었고, 이때부터 사직 위판의 피난 생활이 시작되었다.

조선 정부는 국가의 상징인 종묘·사직의 신주·위판을 국왕보다 먼저 개성으로 옮겼다. 개성에 도착한 종묘·사직의 신주·위판은 태조 이성계가 즉위 전에 살았던 사저(私邸)인 목청전(穆淸殿)에 봉안 되었다. - 종묘와 사직 188쪽

임금보다 먼저 피난을 시킬 만큼 중요시했던 '종묘'와 '사직'이지만 일본의 강점으로 붕괴되고, 십계명으로 외면당하고 있으니 자금의 대한민국 종사는 안녕한지를 묻게 됩니다. 

사직의 역사와 구성 원리, 사직 제사를 지내는 방법, 조선 이후인 대한제국까지의 사직의 변천사와 변모가 체계적으로 비교되어 있어 종묘와 사직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읽게 되는 설화 같은 일화, 사직에 얽힌 이야기들은 '사직'이 갖는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게 하는 커다란 물음표이자 바윗덩이입니다.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격랑을 일으키고 있는 요즘의 대한민국 '종사'는 안녕하실까요?    

덧붙이는 글 | <종묘와 사직> / 지은이 강문석·이현진 / 펴낸곳 <도서출판 책과함께> / 2011년 7월 15일 / 값 15,000원


덧붙이는 글 <종묘와 사직> / 지은이 강문석·이현진 / 펴낸곳 <도서출판 책과함께> / 2011년 7월 15일 / 값 15,000원

종묘와 사직 - 조선을 떠받친 두 기둥

강문식.이현진 지음,
책과함께, 2011


#종묘와 사직 #책과함께 #규장각 #강문식 #이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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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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