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과 아름다움이 교차하는 주왕산

등록 2011.10.14 20:11수정 2011.10.1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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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3시에 서울을 출발한 한국출판인회의 산악회는 오후 8시에 오늘 목적지인 주왕산 입구 민박집에 도착했다. 주왕산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 살았던 토종닭들이 하얀 김을 뿜어내며 우리들을 부르고 있었다. 기획력이 뛰어난 총무의 배려였다. 다들 오랫동안 버스를 타고 있었기 때문에 출출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모두들 닭들을 빨리 먹어 음식을 추가로 시켰다. 그렇게 공기 좋고 아름다운 주왕산 입구 민박집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아침 일찍 일어난 우리들은 물안개가 올라오는 아름다운 주산지로 향했다. 날씨는 청명하고 안개가 자욱한 주산지의 멋진 풍광을 기대하며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가 멈추자마자 다들 빠른 걸음으로 주산지로 향했다. 우리들은 주산지 올라가는 입구에서 반긴 분들은 그곳에서 과일이며 특산품을 팔고 있는 억센 아주머니들이었다. 그 분들은 사과를 깎아 우리들에게 권했다. 그냥 부담 없이 먹으라고 하는데,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럴 수 있을까?


우리들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주산지의 모습은 신비 그 자체였다. 산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피어올라오는 물안개가 연출하는 기묘한 모습은 이 순간에만 볼 수 있는 장관이었다. 그리고 수명이 다한 왕버들 나무도 물안개가 연출하는 장면에 따라 그 모습들이 형형색색으로 변하니 신기함 그 자체였다. 아침 햇살을 받은 주산지의 풍광은 그야말로 천상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모습들이다. 모두들 환호성이다. 이런 모습들을 어떻게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 마음을 가슴에 품고 주왕산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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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 대전사 앞에서 바라보는 기암 ⓒ 김지현


주왕산은 웅장하지는 않지만 어딘지 모르게 애환이 담겨있는 모습이었다. 아직 단풍은 들지 않았지만 기묘한 바위들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입구에 있는 대전사는 중창을 하기 위해 공사가 한창이었다. 아마 입장수입이 많아 이런 큰 공사를 집행하는 지도 모른다. 때문에 여기에 오는 모든 분들이 입장료를 받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왜 대전사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등산객들에게 '거금' 2,800원을 받는지. 그리고 입구에 떡하니 버티고 서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우락부락하고 험상 굳어 그들의 모습을 대하는 순간 좋았던 감정들이 다 사라지게 만들지도 모를 일이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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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 대전사를 지나면 이런 오솔길이다. ⓒ 홍순종


그런 모습들을 뒤로한 채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니 바로 기암이 나타났다. 기암은 웅장하면서 묘하기까지 했다. 큰 바위 셋이 키 자랑 하듯 바짝 붙어 서있다. 기암을 바라보면서 숲 속 오솔길로 들어가면 맑은 계곡이 나타나 우리들을 반겨줬다. 도란도란 소곤소곤 이야기꽃들을 피우며 걷는 즐거움에 빠져들어 갈 즈음 급수대가 나타났다. 급수대의 전설을 읽고 조금만 걸어가면 시루봉 바위의 위압에 우리들은 발걸음을 멈춰 주변 풍광을 감상했다.

급수대 아래 맑은 물에 비춘 다리의 모습도 신비하게 보였다. 그런 풍광들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니 제 1폭포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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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폭포 물 수량이 많으면 웅장하겠지만... ⓒ 홍순종


지금은 갈수기라 폭포의 위용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아름다웠다. 잘 닦인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 멋진 다리를 건너면 제 2폭포로 가는 갈림길이 나타났다. 주왕산 등산을 목적으로 하지 않은 여행객들은 여기서 제 3폭포로 올라갔다 내려가면서 제 2폭포를 구경하곤 했다. 우리들은 제 2폭포로 갔다가 제 3폭포로 올라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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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폭포 물보라 제2폭포 물보라를 잡아보았다. ⓒ 홍순종


제 2폭포 앞에는 먼저 도착한 등산객들이 점심들을 먹고 있었다. 여기서 점심을 먹는 것이 좋은 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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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폭포 상단 제3폭포 상단입니다. ⓒ 홍순종

제 3폭포는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코스 쪽에 있었다. 우리들은 내원마을 입구로 갔다가 조금 더 내려가 폭포 구경을 하고 후리메기(뒷마을) 삼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금까지 봐왔던 분위기하곤 전혀 다른 풍광들이 앞에 펼쳐졌다. 작은 개울을 따라 올라가는 코스는 환상적이었다. 이런 환상적인 코스는 후리메기 삼거리를 지나면 끝난다.

여기서부터 약 1킬로미터는 급경사 등산로다. 지금은 올라가는 길에 인위적으로 나무계단으로 만들어 놓아 더 힘들게 등산을 해야 하기도 한다. 다들 입에서 황소 울음소리를 내며 한발 한발 힘들게 올라 능선에 서면 시원한 바람이 우리들을 반겨준다. 우리 산악회에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계층이 참여한다. 그래서 체력이 약한 사람들을 배려하는 등산 일정을 잡는다. 이런 가파른 길에 올라서면 정상까지는 무난하게 풍광을 즐기며 등산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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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왕산 주왕산 정상 표지석 ⓒ 홍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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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봉 시루봉이라고 하지만 사람 얼굴모양이다. ⓒ 홍순종


정상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점심을 먹었다. 하산 길은 무척 가파라 특별히 조심해야 했다. 노약자와 어린이들을 보호하면서 쉬엄쉬엄 내려오니 대전사 대웅전 앞이다. 절엔 굴삭기로 파 놓은 흙과 자갈 때문에 내부를 둘러보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절에 왔으니 부처님께 안부 인사를 드리고 가야될 것 같아 참배를 마치고 등산 일정을 마무리했다.
#주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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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의 역사는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저도 오마이뉴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 내 삶의 역사를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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