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투표방해? 앞뒤 자르고 한 대목만 부풀리기"

조국 교수, "'효자' 발언 책임져야 하면 책임지겠다"

등록 2011.10.23 11:44수정 2011.10.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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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서울대 교수가 3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경선에서 투표를 마친 뒤 투표권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 남소연


'선거일 출근시간 늦추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투표참여캠페인을 벌이던 조국 서울대 교수가 '효자론'으로 노인층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22일 조 교수의 트위터에 방문한 한 트위터 이용자는 "서울 노친네들 설득하기 힘드네요. 그래서 아부랑 엄니한테 25일부터 27일까지 수안보 온천 예약해드렸습니다"라고 올렸다. 이에 조 교수는 "진짜 효자!!!"라고 답했다.

이를 확인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학생은 가르칠 생각은 하지 않고 하루종일 트윗이나 하면서 패륜적 발언이나 옹호하는 분이 대한민국의 지성이라니 쯔쯔"라고 비난했다.

김우석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 온라인대변인은 "조국 교수가 트위터에서 어르신 투표 방해 행위를 동조하고 나섰다"며 "부모님 세대 유권자를 무시하고, 젊은 층 유권자들에게 잘못된 선거 의식을 심어주는 소위 박원순 멘토단의 조 교수는 학자적 양심마저 버린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노인폄훼' 해석 확대에 '효자론'으로 맞서

SNS를 통한 투표참여캠페인을 벌이는 과정에서 자신의 트윗이 노인폄훼 쪽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자, 조 교수는 세 차례에 걸쳐 트위터에 '효자론'를 폈다.

부모님의 손을 꼭 잡고 투표장까지 모셔다 드리겠다, 투표 귀찮아 안하겠다는 어머니에게 가방 사드리기로 하고 투표하기로 했다는 등의 의견에 대해 번호 1, 2, 3을 달아 '효자'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조 교수는 "84세인 아버지가 해병대 1기 창군멤버이시지만 이번만큼은 1번이 아니고 10번이라고 하신다"며 "어머니는 병환으로 입원중이시지만, 박 후보가 꿈꾸는 사회를 위해 휠체어타고 가셔 한 표를 행사하시겠다고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정말 훌륭한 부모님"이라고 답글을 남겼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가 "10월 26일은 저희부부 결혼기념일이고 둘째 출산한지 이제 4일지났지만 결혼기념일에 손 붙잡고 투표하러 가기로 약속했다"는 의견에는 "투표 후 키스를!"이라고 칭찬했다.

휴대폰도 집에 있지 않기에 어떤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재수생이지만 자신의 반 친구들 중 거주지가 서울인 아이들 대부분이 박원순 후보를 찍기로 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개념 찬 재수생"이라고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심지어 "우리 부모님도 묶어둘게요"라고 밝힌 트위터 이용자에게는 "존속감금범이라고 비난받겠네요"라는 글도 올렸다.

"노인들이 투표하지 말라는 맥락이 전혀 아니다"

이 같은 논란이 확산되자 조 교수는 트위터에 "재차 강조하지만 이번 선거는 개념과 무개념, 상식과 몰상식의 대결"이라며 "남녀노소, 강남강북을 막론하고 한나라당 집권연장을 막는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투표참여호소를 당부했다.

조국 교수는 23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은 제가 마치 노인투표를 하지 말라고 했다는 식으로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며 "제가 올린 효자론 맥락의 앞뒤를 자르고 한 대목만 부각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 교수는 "제 맥락은 노인들이 투표하지 말라는 게 절대로 아니다"라며 "투표참여에 적극 나서는 분들에 대해 개념 어르신, 개념 노인, 개념 재수생, 개념 부부, 개념 부모님, 멋진 시부님 등등으로 칭찬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님 수안보 온천 예약'에 "진짜 효자!!!"라는 의견을 단 것에 대해서는 "제 의견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교수는 "노인 전체가 투표하지 말아야 한다는 맥락이 전혀 아니"라고 덧붙였다.

SNS에서 투표참여캠페인을 벌이고 적극 참여하겠다는 유권자들에게 칭찬릴레이를 했을 뿐인데 그중 특정 한 대목만 크게 부풀려서 문제로 삼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조 교수는 "논란이 엉뚱한 방향으로 확산되서는 안되겠다고 판단해 세 시간 뒤에 관련 트윗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조국 #투표참여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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