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당선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무엇보다 젊은층의 투표 참여가 활발했는데요, 보통 선거에 무관심하다는 지적을 받던 20대들도 이번 선거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20대 청춘들이 서울시장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목소리를 이곳에 전합니다. 박원순 시장님은 20대 청춘들의 이런 목소리에 꼭 귀기울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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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콘서트2.0을 준비하며 함께 모인 대학생들 청춘학교 프로그램 중 하나인 청춘들의 자유로운 토론모임 '청춘아지트'를 열고 있습니다. 정치와 사회에 대해 이야기 하는 청춘들의 얼굴이 환합니다. ⓒ 이준길

▲ 청춘콘서트2.0을 준비하며 함께 모인 대학생들 청춘학교 프로그램 중 하나인 청춘들의 자유로운 토론모임 '청춘아지트'를 열고 있습니다. 정치와 사회에 대해 이야기 하는 청춘들의 얼굴이 환합니다. ⓒ 이준길

오는 10월 28일 시작되는 '청춘콘서트 2.0'에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모인 20대 친구들이 '청춘아지트'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청춘아지트는 청춘들이 자유롭게 모여서 사회와 정치, 생활 전반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하는 모임입니다. 맥줏집에 모여도 되고, 피자집에 모여도 됩니다. 이 모임은 한 주제를 놓고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20대라면 누구나 친구들과 함께 청춘아지트를 방문해도 됩니다. 

서울시장이 지녀야할 가장 중요한 스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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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청춘들이 바라는 서울시장의 뇌구조입니다. 우리는 소통을 원합니다. ⓒ 이준길

▲ 20대 청춘들이 바라는 서울시장의 뇌구조입니다. 우리는 소통을 원합니다. ⓒ 이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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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아지트 1조의 토론 결과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소통을 원한다고 하네요. ⓒ 이준길

▲ 청춘아지트 1조의 토론 결과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소통을 원한다고 하네요. ⓒ 이준길

지난 22일 청춘아지트에서는 '20대가 말하는 서울시장에게 필요한 스펙은? 20대가 서울시장에게 바란다'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20대가 서울시장에게 가장 바라는 요청사항은 바로 '소통'이었습니다.

소통은 청춘아지트에 참가한 70여 명의 모든 친구들이 한목소리로 강조한 내용이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소통을 간절히 원했는지,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소통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구체적이고 재미있는 제안들이 많았습니다. 아래 제안들은 70여 명의 청년들이 8개 조로 나뉘어 토론한 결과를 조 대표가 발표한 것입니다.

집시법으로부터의 치외법권 지역을 조성해 달라? 그런 공간이 만들어진다면 답답한 가슴이 좀 뚫릴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드네요.

"서울시장님! 우리 데이트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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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아지트 8조 토론 결과입니다. 관심, 경청, 세심함, 수용력을 원한다고 하네요. 역시 '소통'을 원한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준길

▲ 청춘아지트 8조 토론 결과입니다. 관심, 경청, 세심함, 수용력을 원한다고 하네요. 역시 '소통'을 원한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준길

"서울시장님! 우리 데이트해요. 키워드로 만나는 데이트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예를 들어 '청년실업'을 주제로 데이트를 하는 거죠. 아니면 예전에 게릴라 콘서트가 유행했던 것처럼 게릴라 데이트도 좋아요. 시장님이 대학가에 갑자기 나타나셔서 데이트 신청을 하시는 거죠."

한 친구는 시장님과 데이트를 하자고 하네요. 젊은 친구들다운 말랑말랑한 제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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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아지트 2조 토론결과입니다. 역시 소통! ⓒ 이준길

▲ 청춘아지트 2조 토론결과입니다. 역시 소통! ⓒ 이준길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서울시장의 뇌구조를 그려봤어요. 도덕성도 있어야 하고, 청렴해야 하고, 개념도 있으셔야겠지만…. 아무래도 저희는 '소통'을 제일 원해요. 우리나라는 대의민주주의 국가인데 저희들의 의사를 대변해 주는 사람을 보질 못했어요. 그게 정치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이구요. 이번에 시장 되시는 분은 아예 '20대 관련 정책기구'를 설립해 주세요!" 

모두 뇌구조 그림을 보고 빵 터졌네요. 저 그림 한장이 20대의 마음을 정확히 대변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0대 관련 정책 기구를 설립해 달라는 주장도 참 신선하고 좋네요.

새 시장님, 소통의 혁명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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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아지트 3조 토론결과입니다. 청춘들을 위한 복지 시설을 1순위로 요청했네요. 2순위로 역시 소통을 원한다는 내용입니다. ⓒ 이준길

▲ 청춘아지트 3조 토론결과입니다. 청춘들을 위한 복지 시설을 1순위로 요청했네요. 2순위로 역시 소통을 원한다는 내용입니다. ⓒ 이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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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친구들은 청춘콘서트2.0에서 안내접수를 맡고 있는 안내팀입니다. 역시 '소통의 능력을 가져라!'입니다. ⓒ 이준길

▲ 이 친구들은 청춘콘서트2.0에서 안내접수를 맡고 있는 안내팀입니다. 역시 '소통의 능력을 가져라!'입니다. ⓒ 이준길

"돈 없으면 놀 곳이 없고 돈 없으면 먹을 곳도 없어요. 게다가 돈 없으면 잘 곳도 없어요. 서울시에 청년복합복지시설을 지어주세요. 청년들의 소통의 장소 '기적의 도서관', 천원이면 해결되는 '기적의 청년식당', 보증금 없는 '청년주거생활시설'을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나는 시장이다>라는 제목으로 '전격 시민헌정 라디오'같은 새로운 소통창구를 개설해주시면 어떻겠습니까? 시장님이 시민들의 사연을 듣는 라디오 DJ가 된다면 좋겠어요."

보증금 없는 청년주거생활시설 이야기는 저도 정말 끌리네요. 저도 요즘 주거비 때문에 허리가 휘청할 정도여서요. 특히 돈 없으면 놀 데가 없다는 이야기에 100% 공감했습니다. 돈 없으면 밖에도 못 나가고 저처럼 이렇게 인터넷만 하고 있어야 해요.

만약 <나는 시장이다>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개설된다면, 이건 전 세계적으로 시민헌정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민주주의 혁명'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번 서울시장은 그런 혁명도 좀 감행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발 저희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귀를 쫑긋 세우는 제스처가 참 재미있었습니다.

실용적이고 멀리 내다보는 디자인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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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4, 5조의 토론결과입니다. "시장님, 우리들의 아바타가 되어주세요." ⓒ 이준길

▲ 마지막으로 4, 5조의 토론결과입니다. "시장님, 우리들의 아바타가 되어주세요." ⓒ 이준길

"이전 시장님께서 디자인 서울에 꽂혀 계셨잖아요. 디자인 서울은 좋은 점도 있었지만, 문제점도 많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디자인 서울을 리다자인(redesign) 해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첫째, 온고지신. 옛것을 지키는 디자인을 해주셨으면 해요. 둘째, 실용적 디자인. 오직 디자이너들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디자인이 필요해요.

셋째, 마라톤 디자인을 해주세요. 임기 내의 성과에만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 안목을 갖고 천천히 해주세요.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 중에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라는 것이 있어요. 그 프로그램처럼 연령별, 직업별로 티타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임기 내에 지속적인 티타임을 가져주세요."

청춘아지트에 모인 청년들은 디자인 서울의 문제점을 지적한 부분에서 큰 호응을 보내줬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런 목소리들이 얼마나 적용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20대 청춘들은 서울시장님과 '지금 당장 만날 수 있는' 그런 가까운 친근감과 소통을 원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친구들의 목소리가 20대 전체를 대변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극히 일부에 해당하지요. 게다가 이 친구들은 청춘콘서트 2.0에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있는 친구들이라 일반적인 20대들보다는 사회에 대해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있는 친구들이고요. 하지만 20대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이 친구들을 통해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투표율 낮다 비난말고 20대 목소리부터 경청하길

많은 사람들이 '20대가 투표율이 낮다'고 비난합니다. 하지만 20대가 아무리 소리쳐도 늘 외면했던 우리사회의 현실이 이들을 더욱 정치에 대해 무관심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떤 정치인이 두 발 벗고 나서서 이들의 고민을 들어준 적이 있습니까.

이들은 기껏해야 최근에 '안철수·박경철 원장의 청춘콘서트 1.0'을 통해 기성세대로부터 작은 위로을 받은 것이 전부입니다. 그래서 20대들이 안철수 원장에게 열광했던 것이고요. 위로를 받은 20대 청춘들이 이제는 위로만 받는 것을 넘어서, 자신들이 스스로 주체가 돼 청춘콘서트 2.0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시장에게 바란다'는 토론도 이 과정에서 쏟아진 것들이고요.

20대 청춘들이 이렇게 목소리를 크게 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정치하시는 분들은 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혁명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상 못합니다.

박원순 시장님, 20대 청춘들의 이런 목소리들을 꼭 경청해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