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순종하는 공무원 원치 않는다"

[현장] 서울시장 당선자 첫 출근... 농담 건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등록 2011.10.27 10:58수정 2011.10.27 13:39
0
원고료로 응원
a

지하철로 첫 출근하는 박원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가 27일 오전 국립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지하철로 첫 출근하기 위해 동작역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 남소연

▲ 지하철로 첫 출근하는 박원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가 27일 오전 국립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지하철로 첫 출근하기 위해 동작역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 남소연

서울시청을 처음으로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는 '원칙'과 '상식' 그리고 '합리'를 강조했다.

 

27일 오전 6시 30분께 노량진 수산시장 방문으로 서울시장으로서의 첫 행보를 시작한 박 시장은 오전 9시께 지하철을 타고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에 도착했다. 남색 양복에 자줏빛 목도리를 두른 박 시장은 100여 명의 취재진들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양손을 흔들어 보였다. "여기도 봐 달라"는 요청이 이어지자 박 시장은 선 자리에서 한 바퀴를 빙 돌면서 양손을 흔들어줬다.

 

'첫 출근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시장은 "얼떨떨하고 낯선 기분이 들지만 오늘 제가 지하철을 타고 출근했는데 시민들이 밝은 얼굴로 인사하시는 것을 보면서 기분 좋았다"면서 "어려운 부분이 있겠지만 시민 여러분들, 공직자분들과 함께 차근차근 상식과 합리에 맞게 해나간다면 잘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웃어 보였다.

 

a

27일 오전 지하철로 출근하던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가 축하인사를 건네는 시민들에게 "좋은 시장이 되겠습니다"라고 화답하고 있다. ⓒ 남소연

27일 오전 지하철로 출근하던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가 축하인사를 건네는 시민들에게 "좋은 시장이 되겠습니다"라고 화답하고 있다. ⓒ 남소연
a

27일 새벽 첫 일정으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가 아이스박스 덮개에 사인을 요청한 한 상인에게 "더불어 사는 세상 서울시장 박원순"이라는 문구를 남긴 뒤 "자주 찾아 뵙겠다"고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 남소연

27일 새벽 첫 일정으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가 아이스박스 덮개에 사인을 요청한 한 상인에게 "더불어 사는 세상 서울시장 박원순"이라는 문구를 남긴 뒤 "자주 찾아 뵙겠다"고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어려운 부분 있겠지만 원칙·상식·합리대로 하면 될 것"

 

이어진 서울시 직원들과의 만남. 시청 대회의실에는 200여 명의 직원들이 새로운 시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박 시장은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존 직원들의 우려를 의식한 듯, "새로운 시장이 오면 여러분들, '저 사람 도대체 어떤 생각하고 있나' 궁금하실 것이다, 오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저와 함께 시민들을 위해 함께 일하는 동지, 파트너, 팀 멤버라고 생각한다"며 '팀워크'를 강조했다. 

 

a

27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가 마중나온 직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27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가 마중나온 직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저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워크라고 생각한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이나 제가 열심히 일해온 비영리단체나 조직의 원리, 활동방식은 많이 다르겠죠.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하나의 공통의 목표를 마련하고 함께 일해 가는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여러분들이 정말 잘하실 수 있도록, 즐겁게 일하실 수 있도록 제가 그렇게 함께 해나가야 할 동지라고 생각한다. 기죽지 마시고, 걱정하지 마시고, 저와 함께 서울시민들을 위한 함께 새로운 팀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박 시장은 이어 "선거 과정에서 굉장히 치열한 논쟁이 오가고 많은 현안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가 있었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모든 것이 순리대로 해결될 것"이라면서 "원칙, 상식, 합리라고 하는 것에 따르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사말 중간 중간, 박 후보는 권위적이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웃으면서 농담을 건넸다. 인사말을 시작할 때, 한 카메라 기자가 "앞에, 앞에 (비켜), 아저씨"라고 다른 취재진을 향해 소리치자 박 시장은 "혹시 저 보고 아저씨라 그러신 거 아니죠? 어떤 아이들이 저 보고 할아버지라고 그래가지고요. 저는 아저씨라고만 해도 다행스럽습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인사말을 마칠 때는 "여러분들, 모든 의심, 의구심 풀렸죠? 제가 여기 뿔이 하나 달린 것 아니죠?"라며 주먹을 머리 위에 갖다대기도 했다.

 

박 시장은 "저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보다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을 좋아한다, 기죽지 마시고 무엇이든 하고 싶은 말씀 하시고 비판도 해달라"면서 "저는 순종하는 공무원 원하지 않는다, 서울시민과 서울시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때로는 대들기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시장실에만 있지 않고 늘 여러분이 계시는 곳으로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박 시장은 200여 명의 직원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박 시장은 서울시 간부들과 '첫 회의'를 연 후, 국회로 이동해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만난다. 이후에는 서울시의회 의원단과 오찬을 갖는다.

2011.10.27 10:58 ⓒ 2011 OhmyNews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시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특혜 의심' 해병대 전 사단장, 사령관으로 영전하나
  2. 2 "윤 대통령, 달라지지 않을 것... 한동훈은 곧 돌아온다"
  3. 3 왜 유독 부산·경남 1위 예측 조사, 안 맞았나
  4. 4 총선 참패에도 용산 옹호하는 국힘... "철부지 정치초년생의 대권놀이"
  5. 5 '파란 점퍼' 바꿔 입은 정치인들의 '처참한' 성적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