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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런웨이, <프런코> 시즌4가 왔다

[현장]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4> "예선만으로 15명 추릴 수 없을 정도"

11.11.15 20:32최종업데이트11.11.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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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915 인더스트리 갤러리에서 열린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 4>(이하 <프런코>)파이널 오디션 현장. ⓒ CJ E&M


참 궁금했다. 모델들이 런웨이를 걷는 그 순간 '매의 눈'을 번뜩이는 심사위원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재빠르게 손을 놀리며 카드 위에 무엇을 적고 있는지.

15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915 인더스트리 갤러리에서 열린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 4>(이하 <프런코>)파이널 오디션에서 그 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열린 오디션은 20명의 예선 통과자 중 프로그램에 정식으로 도전할 15명을 뽑기 위한 것이었다. '재활용 의상을 이용해 모델에게 맞는 파티 의상 만들기'를 미션으로, 도전자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의상을 런웨이 위에 선보여야 했다.

단순 서바이벌? '패션계의 등용문'!

세계적인 모델 하이디 클룸이 MC를 맡은 <프로젝트 런웨이>나 타이라 뱅크스가 엄청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도전! 슈퍼모델>(원제: America's Next Top Model)과 같은 미국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을 무렵. 2009년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 1>은 '과연 미국에서 방영된 프로그램 포맷을 가져온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한국에서도 통할까'는 의문을 안고 시작됐다. 그러나 MC 이소라의 "진보한 디자인은 박수를 받고, 진부한 디자인은 외면당합니다" 같은 딱딱한 말투는 생경했다. '번역투 같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15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915 인더스트리 갤러리에서 열린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 4>(이하 <프런코>)파이널 오디션 현장. 왼쪽부터 간호섭 교수, 이소라, 김석원 디자이너. ⓒ CJ E&M


하지만 런칭 3년차를 맞이한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시리즈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위에서 언급한 "진보한 디자인은…" 과 같은 말도 M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서 차용했을 정도로 MC 이소라의 개성을 보이는 대표적인 멘트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시리즈의 처음부터 시즌 4까지 MC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델 겸 방송인 이소라에게선 '자부심'마저 엿보인다. 15일 발표회에서 이소라는 "출연했던 이들 몇 명과 연락을 하고 지내는데, '<프런코>를 통해 얻은 게 많다'는 이야기를 할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신인 디자이너에게 자신의 의상을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프런코>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였다.

서울시와 협력을 맺어 출연자들에게 서울 패션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할 기회를 주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동일하다. 심사위원인 김석원 디자이너도 "시즌마다 스튜디오에 입주한 이전 출연자를 찾아 평가도 해 주고 어떻게 발전하는지 지켜본다"며 서바이벌로서가 아니라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해 내는 '패션계의 등용문'으로서 <프런코>가 기능함을 강조했다.

"레이디 가가의 무대의상 만든 도전자도 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출연자들의 실력이 느는 건 서바이벌의 공통점인 듯하다. 출연자의 멘토링을 맡은 간호섭 홍익대 교수는 "예선만으로 15명을 추릴 수 없어 20명을 뽑아 파이널 오디션을 여는 만큼 실력은 보증할 수 있다"고 말했고, 김석원 디자이너 역시 "이 자리에서부터 몇몇 친구들의 실력이 만만찮다는 게 눈에 보였다"며 미소지었다. 연출을 맡은 이상호 PD는 "레이디 가가의 무대의상을 제작한 사람도 있다"며 "기존의 틀을 깨자는 것을 목표로 해 굉장히 충격적인 미션도 있고, 스포츠 스타나 다양한 셀러브리티도 등장할 것"이라고 관심을 당부했다.

15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915 인더스트리 갤러리에서 열린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 4>(이하 <프런코>)파이널 오디션 현장. ⓒ CJ E&M


참, 이제 맨 위에서 이야기한 것을 설명할 차례가 왔다. 15일 런웨이에서 유독 메모를 많이 한 김석원 디자이너는 "전반적으로 옷이 갖는 첫인상을 보려 해 단순히 '좋다' '나쁘다'는 느낌을 적는다"며 "디자이너에게 추가적으로 물어보고 싶은 것도 쓰는데, 가끔 계속 좋은 옷이 나오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 옷이 나오면 '할 말 없음'이라 쓰기도 한다"고 밝혔다. 빠른 속도로 글씨를 적지만, 자신이 알아볼 수는 있을 정도라고. 옆에서 이소라가 "김석원 디자이너는 쓱 봐도 정말 열심히 (심사평을) 쓰고 있다"며 거들었다. 하지만 정작 이소라의 경우엔 "'족발 먹고 싶다' 같은 말도 써 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시즌 3부터 합류한 정미경 바자 편집장은 "옷을 볼 때 내가 입고 싶은지 안 입고 싶은지를 먼저 본다"며 "'저 옷을 입었을 때, 내가 어딜 갈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런웨이를 들어가고 나서도 머릿속에 남는 옷'이 정미경 편집장의 심사 기준 중 하나라는 것이다.

10초 내로 지나가는 출연자의 옷을 단순히 런웨이 위에서만 평가할 수 있나, 라는 의혹을 품는 이들도 있을 것 같다. 김석원 디자이너는 이에 대해 "방송에는 나오지 않지만, 모델들을 세워 놓고 디테일하게 심사하면서 완성도 같은 것을 되짚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제 안방에서 자신만의 심사표를 꺼내들고 런웨이를 응시하며 '매의 눈'을 다시 한 번 번뜩일 때가 왔다.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 4>는 2012년 1월에 첫 방송된다.

프로젝트 런웨이 이소라 김석원 간호섭 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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