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63만원 '면세금 아빠', 난 창피했다

[과로사회-감정노동 ②] 서비스 경쟁에 소모되는 백화점 노동자들

등록 2011.12.12 16:03수정 2012.01.3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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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직업은 감정에 부담을 지운다. 단 감정노동은 사람들과 개인적인 접촉을 해야 하고, 그들의 마음 상태에 맞춰 감정을 감시, 감독당해야 하는 직업에서 발생한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친절함을 유지하며' 고객을 만족시켜야 하는 서비스직이 대표적이다. 서비스산업은 급속히 성장했으나 감정노동에 대해서는 아직 사회적 인식도 보장도 미흡한 상태다. 더구나 장시간노동, 직무스트레스 요인을 계속해 가중하는 기업의 경영태도가 피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 <노동세상> 편집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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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3일 민간서비스연맹이 진행한 캠페인. ⓒ 노동세상


"아빠는 어디 다녀?" 초등학생 아이의 질문에 김성원씨는 지나가던 이가 들고 있던 루이비통 가방을 가리켰다. "아빠 회사는 저거 파는 회사야."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선생님이 그러는데 그 가방이 엄청 좋은 거래. 아빠 회사가 엄청 크고 좋은 데래. 나도 커서 아빠네 회사 다녔으면 좋겠다." 김씨는 충격을 받았다. '어? 안 되는데….'

김씨의 회사는 부루벨코리아다.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등 명품 가방과 액세서리, 화장품 25개 브랜드를 수입해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업체다. 김씨는 한 면세점의 루이비통 매장에서 컴플레인 처리를 담당해왔다. 여길 그만두면 다시는 안 할 거라 다짐하는 일이었다. 난감했다. 또 창피했다. 아이에게 소개해줘도 부끄럽지 않게 일하고 싶었다. 그가 2010년 노조를 결성한 이유였다.

루이비통은 한국 매장에만 1대 1 서비스를 도입했다. 직원 한 명이 손님 한 명을 전담하게끔 출입을 제한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소비 열망을 높이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으로 분석했다. 이는 역시 높은 수준의 감정서비스를 요구한다. 기대심리가 높아진 소비자들은 직원의 표정 하나, 어조 하나에도 민감하다.

김씨는 매일 평균 4, 5건의 컴플레인을 처리했다. 한 번 잘못 잡히면 1, 2시간은 기본으로 '까인다'. 한 번은 고객이 공항에서 전화를 걸어 2시간 내내 욕을 퍼부은 적도 있었다. 출국할 때 고가의 제품을 신고해야 한다는 규정을 매장이 알려주지 않아서 가방을 압수당했다는 것이다.

"사실 저희한테 그걸 고지해야 하는 법적 책임이나 의무는 없어요. 그냥 서비스죠. 직원이 설명하고, 포장 봉투에도 써놓고, 면세점, 공항에도 다 고시해 놓거든요. 그런데 난 못 들었으니 너희가 책임지라면서 계속 욕을 하신 거죠. 그리고는 밤에 오셔서 내일 매장 불질러 버리겠다고 해서 보안요원까지 불렀어요."


2010년 부루벨코리아는 869억의 매출을 거뒀다. 반면 판매노동자들은 최저임금도 안 되는 기본급을 받기도 했다. 부르조아 등 일부 브랜드 판매노동자의 기본급은 63만 원이었다. 추가수당을 이것저것 합해 봐도 150만 원을 크게 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친절 마케팅, 노동자에겐 불친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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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백화점의 화장품 매장. 사진의 매장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 노동세상


면세점과 백화점은 '친절 마케팅'을 가장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장소다. 화장품 매장들은 손님의 메이크업, 네일관리, 마사지까지 해주며 '서비스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백화점과 본사는 서비스 매뉴얼을 통해 눈인사부터 시작해 배웅인사까지 수십 가지의 세세한 친절을 지시한다. 그만큼 서비스도 늘어났다. 아무리 바빠도 '슈에무라' 매장 직원은 손님들에게 차를 타줘야 하고, 아이펜슬을 깎아줘야 한다. 이중 삼중으로 일을 하면서 접객과 매출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이미숙 엘카코리아노조 위원장은 말했다.

"한가하면 다 해주죠. 그런데 고객님은 몰릴 때 몰리거든요. 퇴근 시간대라던가. 그럼 한 명이 손님 세 명을 봐야 해요. 이때 클레임이 많아요. 한 분 상담하다 보면 다른 분 제대로 봐주기 어려우니까."

한 편으로는 일별, 월별 판매 목표량을 채워야 한다. 판매를 위한 서비스 역시 늘어난다. '에스티로더' 매장은 '시그니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나가는 손님들까지 붙잡고 화장품을 테스트해주면서 상품을 홍보하는 서비스다. 3분 안에 제품 3개를 파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브랜드도 있다. 손님이 원하지 않는 제품도 권유해야 한다. 손님이 "아가씨, 이거 팔면 뭐 더 받아?"라고 묻기도 한다. 틀렸다. 혹 성과급이 있다 해도 목표액을 초과 달성한 상위 10%의 몫이다. 직원은 그냥 민망한 웃음을 짓는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피할 곳이 없다. 화장품 매장은 외부에 개방돼 있다. 지나가는 손님이 언제 이쪽을 볼지 모르는 일이다. 휴게실은 상품 진열대에 밀려났다. 있다한들 300~400명이 일하는 한 층에 고작 20명 들어가면 꽉 차는 방이 하나 있는 정도다. 결국 어두운 통로, 계단 구석으로 숨어들어가야 한다. 사실 쉴 시간조차 없다. 적어도 3명은 근무해야 하는데, 인력은 늘 부족하다. 본사는 정규직을 늘려주지 않는다. 대개 매장별로 알아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해서 때운다. 앉을 수도 없다. 고객과 상담할 때 외에는 서 있어야 한다는 게 원칙이다.

반면 근무시간은 점점 늘어난다. 교대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혼자서 매장을 책임져야 하는 시간도 늘어난다. 백화점 세일 기간엔 정해진 휴무를 쓰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명절, 공휴일 영업도 늘고 있다. 김씨는 적어도 설과 추석만은 쉬고 싶다고 했다.

"제가 처음 일했을 땐 7시 30분에 퇴근했어요. 지금은 9시에 퇴근해요. 휴무를 받아도 쉬는 게 아니에요. 제가 일처리 다 하고 퇴근하고 다음 날이 쉬는 날이라 쳐요. 가까운 데 가족여행이라도 가려 하면 그날 밤 회사에서 전화가 와요. 그거 또 해결해야 해요. 쉬는 날도 언제 전화 올지 몰라서 걱정을 해요. 설, 추석 때라도 쉬면, 적어도 그 때는 아무도 전화를 안 할 거잖아요. 회사가 다 같이 쉬어 줘야 내 휴일도 제대로 보장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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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벨코리아노조 김성원 위원장과 박주란 사무국장, ⓒ 노동세상


나빠지는 노동조건, 불친절로 이어져

"스트레스의 70%가 백화점에서 오는 것 같아요."

로레알코리아에서 일하는 하인주씨의 말이다. 이 말의 배경은 백화점의 매출이 지난 3년 사이 80% 증가했으나, 노동조건은 악화되고 있다는 조사에서 짐작할 수 있다.

노동환경연구소는 "서비스노동자들의 설문 결과 3년 전과 비교해서 업무량과 일의 종류가 증가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업무 스트레스가 증가했다고 66%가, 육체적 피로가 증가했다고 55%가 답했다. 반면 함께 일하는 근무자 수는 감소했다고 33%가 응답했다"고 밝혔다.

백화점이 만든 수십 가지 친절 항목을 평가받고 점수가 공개되는 것도, 그것이 보상보다는 벌칙으로 돌아온다는 점도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규정을 위반하면 벌칙이 있다고 22%가 답한 반면 보상은 없다고 57%가 답했다. (<서비스직 근로자의 직무스트레스 실태 및 관리방안>, 김양희 외, 2006)

"점수가 낮으면 한 층 전체 직원들에게 평가리스트 수십 개를 외우게 하고 맨바닥에 앉혀서 시험을 봐요. 또 아침에 일찍 나오게 해서 출근하는 다른 직원들한테 90도 인사 시켜요. 점수가 나쁜 직원은 다른 매장으로 보내라고 본사에 압박 넣기도 하고."(하인주) 

가구 매장에서 일한 김정희(가명, 40대)씨는 "점수가 나빠 백화점 근처 지하철 역 청소를 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재교육도 '징계'가 되기 일쑤다. 퇴근시간 이후 두세 시간씩 교육을 받게 하고는 근무시간으로 인정하지 않는 식이다.

감정노동자를 둘러싼 사회 전체가 그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서비스노동자의 48.7%가 우울증상을 보였고, 이중 20%가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상을 보였다. 거리에서 복직투쟁을 하는 징계해고자(28%)와 비슷한 수치다. 고도우울증은 오히려 서비스노동자 쪽이 더 많았다.(8.1%)

그럼에도 스트레스 해소법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술을 마신다. 담배를 피운다. 동료끼리 수다 떨거나 노래방에 간다. 다 잊고 잠만 잔다. 패스트푸드점 알바생 김씨도, 마트 계약직 이씨와 박씨도, 백화점 화장품매장 이씨도 마찬가지다.

"쉬는 날만큼은 아무도 만나기 싫다는 생각 많이 해요. 피곤하기도 하고. 사람 많은 데 가는 거 정말 싫어하는 사람들 많아요."(이미숙)

정 못 참겠으면 결국 이직을 택한다. 지난 7월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홈플러스, 신세계 등 유통업체의 평균 근속연수는 고작 4~6년이었다. 대기업 평균근속연수 11년과 비교하지 않아도 타 업종에 비해 상당히 짧은 편이다. 유통업에 비정규직이 다수 종사한다는 점도 있으나, 감정노동에 따른 직무스트레스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거라고 이승식 로레알노조 부위원장은 말했다.

"그냥 다음날 출근 안 하는 식으로 그만두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요. 더 이상 못 견디겠어서, 더러워서 그만둔다는 거죠. 그래도 다시 판매직으로 돌아와요. 일자리가 많으니까. 그러다 또 나가고, 그렇게 빙빙 맴돌죠."  

직무스트레스 관련 학계 연구조사결과 서비스업의 반복되는 감정노동은 스트레스와 심리적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누군가를 향한 가시가 된다.

김보영(가명, 20대)씨는 "처음은 잘하자는 마음으로 참죠. 그런데 일도 힘들고 내 입장은 변명이 되고 굽실대야 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니까 언제부턴가 손님이 뭐라 하면 저도 짜증이 나서 안 지려고 싸우게 되더라고요. 직장을 몇 번 옮겼는데 지금도 또 옮기고 싶어요."

박희진(가명, 20대)씨는 서비스업을 하면서 '클레임 전문가'가 됐다고 했다. "영화관 냉방이 조금 약한 거, 안 참고 클레임을 걸어요. 매니저한테 전화하고 큰소리 치니까 죄송하다면서 영화 예매권도 줬어요. '고객님들이 저한테 하던 대로' 하니까 다 되더라고요."

강요당하는 감정은 '산재'

감정노동 자체가 늘 부정적인 개념은 아니다. 문제는 감정노동이 강제되면서 그 스트레스가 악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내 상태와 회사가 요구하는 감정 간에 큰 격차가 벌어질수록, '요구되는 감정'을 오랜 시간, 또 폭넓게 연기할수록 스트레스가 심해지죠. 회사는 항상 긍정적일 것을 요구하고 그걸 교육, 평가하면서 강제합니다. 소비자는 이걸 아니까 기대심리를 갖죠. 이 사람한테는 이런 서비스를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이기심이 생기고, 진상 짓이나 폭언, 성희롱 등 비인권적인 일도 벌이죠. 이러한 상황에 저항할 수 없을 때, 또 신체적 정신적으로 타격을 주는 징계를 받을 때 스트레스는 더욱 심해져요." - 한인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원

정진주 사회건강연구소 소장은 "감정노동을 산업재해를 유발하는 유해, 위험 요인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정을 억제하면 심장질환과 신경체계를 과도하게 사용하게 돼 고혈압과 암발생률을 높이고, 정신적으로는 자기비하감, 우울증, 냉소 등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 정부가 감정노동을 노동안전보건관리 체계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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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원 ⓒ 노동세상


전문가들은 감정노동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의 과도한 요구, 기업의 잘못된 경영관행을 제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진상 손님 집으로 '우리 백화점 출입을 금지한다'는 통보를 보내는 백화점도 있어요. 한국은 이런 진상고객들이 매출의 70%를 확보해주니까 그냥 받아주죠. 손님들은 돈 쓴 만큼 더 왕이 되고 싶어 하고. 그러다보니 사회적 규제 체계가 작동하지 않는 거예요." (한인임)

한 연구원은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고객은 왕이 아니'라는 사회적 의식을 신장해가는 한편, 기업에 합리적인 고객 응대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사가 동의할 수 있는 규정을 새로 수립해 기업 경영 시스템을 바꾸자는 거죠. 예를 들어 '성희롱을 한 고객에게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하면 아무리 진상을 부려도, 사장이 개입해도 이걸 어길 수 없다는 거죠."

노동조건 개선도 필요하다.

"업무 중 제대로 쉴 수 있도록 휴게 공간과 시간을 보장해야죠. 당장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에 대한 긴급구제조치도 있어야죠. 최소한 24시간은 일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게 하거나 심리상담을 받게 하는 등의." 

감정노동에도 휴식과 재충전 필요해

노동계 또한 감정노동 완화를 위한 방법으로 고객응대 매뉴얼 수립과 감정수당, 감정휴가, 를 주장해왔다. 감정수당의 경우 로레알코리아노조를 시작으로 해 엘카, 부루벨코리아 등 다수 화장품업체 노조들이 지급받고 있다. 5만~10만 원 안팎의 소액이지만 액수보다는 감정노동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려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것이 노조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회사는 서비스 수당이라고 하고, 우리는 감정수당이라고 하고, 그 돈 안 되는 단어 하나 때문에 정말 많이 싸웠어요. 의미는 서로 알고 있지만, 회사 입장에선 감정노동을 인정하기 싫었던 거죠." - 이은희 로레알코리아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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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코리아노조 이은희 위원장, 하인주 사무국장, 이승식 부위원장 ⓒ 노동세상


로레알코리아 노사는 지난해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근로자 직무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를 시작해, 올해부터 전 직원에게 확대 시행했다. 노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 시행 사례를 연구한 후 단체협약을 통해 프로그램을 실현했다. 서비스업계 최초의 사례다.

보통 EAP는 기업이 상담창구를 개설하고, 정신과 의사나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컨설턴트 등으로 구성된 외부의 전문가팀과 연계해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해 주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직무로 인한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가정, 건강, 자녀 양육, 재테크나 법률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상담이 가능하다.

한국EAP협회에 따르면 EAP가 중소기업 노동자의 업무 효율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본 결과 비효율 근무가 상담 전에 비해 매달 15.8시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엔 50인 이상 사업장의 33%가 EAP를 도입했고, 국내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차츰 시행되고 있는 추세다.

아직 조합원들의 이용률이 높은 편은 아니다. 노조는 회사 측이 건강검진처럼 EAP의 의무적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어 내년 단체협약을 통해 감정휴가를 요구할 계획이다.

현재 민주노총 전국민간서비스산업연맹은 '대형유통매장 영업시간제한 특별법' 입법에 주력하고 있다. 이성종 민간서비스연맹 정책국장은 "백화점, 마트 등이 장시간 강도 높은 노동을 강요하는 문제가 해소돼야 서비스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감정노동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3사가 과잉경쟁을 하느라 연장영업, 명절영업 하는 거 막고, '미스터리 쇼퍼'나 모니터링을 반만 줄여도 스트레스가 확 줄어들 거 같아요. 현재 화장품업계의 반이 노조를 결성했는데, 여기에 다 같이 대응했으면 해요. 사실 화장품업계 반이 노조를 결성했는데, 다 같이 쉬어버리면 백화점도 쉴 수밖에 없거든요. 본사도 노조를 지지해주고. 국내 대규모 브랜드들도 노조 만들어서 합세해주면 상당히 도움이 되겠죠." (이은희)

감정노동, 사회에서 소통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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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민간서비스연맹의 집회. ⓒ 노동세상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감정노동은 더 이상 서비스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유럽 일부 국가의 경우 감정노동을 미래에 주요하게 부각될 사회, 심리적 위험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승식씨는 감정노동이 앞으로 중요한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업체 간 경쟁도 심해지고 회사와 소비자의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죠. 그만큼 컴플레인도 늘어날 수밖에 없죠.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는 다른 서비스직, 다른 사람에게 가서 푸는 거예요. 악순환이 만들어지는 거죠." 김성원씨는 "직장인이라면 다들 감정을 쓰면서 일하지 않나. 서로 그걸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010년 한국의 행복지수는 103위였다. 지난 7월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국은 과중한 노동과 스트레스로 국가적 신경쇠약에 걸리기 직전"이라고 보도했다. 스트레스에 시달릴수록 따뜻한 친절과 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커지기 마련이다. 그런 감정노동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면, 사회 역시 감정노동을 돌봐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노동세상 12월호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노동세상 12월호에도 실렸습니다.
#감정노동 #서비스직 #서비스노동자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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