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치 꼬야 꼬티 꼬비, 니들이 이렇게 똑똑했니?

[서평] 권오준 선생님의 <꼬마물떼새는 용감해>

등록 2011.12.29 13:40수정 2011.12.2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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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물떼새는 용감해> 표지 ⓒ 보리

초등학교 4학년인 아이가 킥킥 웃습니다.

"책, 재밌어?"
"응, 엄마, 이거 봐. 엄마 새 몸이 뚱뚱해졌어. 엄마 새 품에 아기 새가 들어가서 이렇게 뚱뚱한거야."

사진을 보니 어미 새 몸통 아래 다리가 여러 개입니다. 엄마 새가 아기 새들을 품고 있는 모습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지들끼리 막 싸워. 밀지 마 밀지 마 그러면서. 웃기지? 엄마"

책을 보니 정말 그런 내용이 나옵니다.

"니들 싸우는 거랑 똑같다."

우리 집 아이들 셋이 아웅다웅 하는 모습이나 새끼 새들이 툭탁거리며 자리싸움하는 모습이 제 눈엔 똑 같아 보입니다.

"이 책을 쓴 아저씨는 이런 걸 어떻게 다 알았지?"
"계속 새를 관찰하고 또 상상해서 써서 그렇지."

아이가 읽는 책은 권오준 선생님이 쓴 <꼬마물떼새는 용감해>입니다. 이 책은 보리출판사에서 나왔고 그림은 백남호 선생님이 그렸습니다. 글을 쓴 권오준 선생님은 꼬마물떼새를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꼬마물떼새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야기 내용에 맞는 사진과 그림 동영상까지 제공돼 이야기에 대한 신뢰감을 더 높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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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새를 품고 있는 어미 새 ⓒ 보리


물가에 사는 꼬마물떼새 부부는 번갈아 가며 알을 품었습니다. 알을 품은 지 열흘이 된 날, 엄마 새 마야는 알을 품고 있고 아빠 새인 마노는 망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마야가 알을 품고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마노는 알을 품은 마야와 알을 지켜야 했습니다. 마노가 사람들에게 가까이 날아갑니다.

"마노는 날개를 늘어뜨린 채 버둥거렸어요.
'근데 저 새가 다쳤나 봐?'
아주머니들은 미나리 캐는 건 까맣게 잊고 꼬마물떼새 구경에 빠져들었어요. 다친 것처럼 보이는 마노에게 가까이 다가갔어요." (본문 중에서)

마노는 다친 척 하여 사람들의 발걸음을 다른 쪽으로 돌렸습니다. 마노 덕분에 마야와 알은 안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꼬마물떼새가 이렇게 진짜로 똑똑할까 솔직히 의심을 했습니다.

하지만 책 뒤편에 나와 있는 설명글을 읽으면서 이렇게 다친 척하는(의상행동) 새가 꼬마물떼새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꼬마물떼새가 의상행동을 한다는 것을 믿게 됐습니다. 의상행동을 하는 새는 꼬마물떼새뿐만이 아니라 흰목물떼새나 장다리물떼새 그리고 쏙독새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친 척 행동을 하는 새들은 하나같이 나무가 아닌 땅에 둥지를 트는 공동점을 가지고 있답니다. 아무래도 땅바닥이 나무 위보다 더 위험해서 인지 의상행동이 발달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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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척하는 물떼새 ⓒ 보리


알을 품은 지 17일이 되던 날 이른 아침부터 윗 마을에서 시끄러운 기계 소리가 들리더니 흙탕물이 흘러 왔습니다. 곧 이어 윗마을에 둥지를 튼 꼬마물떼새 부부가 날아 왔고요. 마야가 알은 어떻게 하고 둘 다 날아 왔는지 물었지요.

"사람들이 굴착기를 끌고 개울에 들어왔어요. 그러더니 개울 바닥을 파내 개울가에 쌓아 올렸어요. 우리 둥지 있는 쪽까지 내려와서 우리 알 네 개가 모두가 그만 흙더미에…."

윗마을 꼬마물떼새 부부는 사람들이 벌린 공사 때문에 소중한 알을 잃은 겁니다. 마노와 마야는 굴착기가 자신들의 알이 있는 곳까지 내려올까 봐 마음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마야와 마노는 알에서 새끼가 나올 때까지 아무 일도 없길 기원했습니다.

꼬마물떼새가 알을 품은 지 24일이 되는 날 아기 새가 알에서 나왔습니다. 모두 4마리가 나왔고 마노와 마야는 이 네 마리 새끼에게 꼬치, 꼬야, 꼬티, 꼬비라는 예쁜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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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품에서 밀려 난 꼬티 ⓒ 보리


마야와 마노는 새끼들과 함께 사는 곳에 계속 뱀이 나타나자 개울을 건너기로 합니다. 어미 새가 먼저 개울 저편으로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새끼들을 불렀습니다.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새끼들은 개울에 들어갔습니다. 꼬치, 꼬야, 꼬비는 개울을 건넜습니다. 꼬티는 힘이 약해서 더 아랫마을 쪽으로 밀려서 간신히 개울을 건넜습니다.

개울을 건넌 꼬티는 덜덜덜 몸을 떨며 엄마 품에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새끼들은 어느새 엄마 품에 들어가서 몸을 녹이고 있었습니다. "그만 좀 밀라고." 모두들 물에서 나와 더 추워진 데다 몸집이 커진 탓에 엄마 품은 비좁기만 했어요. 꼬티는 힘이 약해 자꾸 밀려 나왔습니다. 추위서 엄마 옆에서 젖은 깃털을 바짝 세우고 어미를 처다보고 있는 사진을 보니 제 마음도 짠해졌습니다.

엄마 새 마야는 꼬티에게 풀숲이라도 들어가서 몸을 녹이라고 합니다. 풀속에 들어 간 꼬티는 결국 실종되고 맙니다. 엄마 새와 아빠 새는 사라진 꼬비 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그리고 며칠 뒤 꼬치는 한쪽 다리가 바위틈에 끼여 다리 한쪽을 못 쓰게 됩니다. 한쪽 다리로 걷는 연습을 하는 꼬치를 멀리서 바라보는 엄마 새 마야의 사진 역시 짠합니다. 꼬마물떼새 부부는 남은 세 마리 새끼 중에 몇 마리나 남쪽 나라로 데려갈 수 있을까요? 이 책처럼 관찰하고 쓴 생태동화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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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틈에 한 쪽 다리가 낀 꼬치 ⓒ 보리

덧붙이는 글 | <꼬마물떼새는 용감해> (권오준 씀, 백남호 그림 | 보리 | 1만3000원)


덧붙이는 글 <꼬마물떼새는 용감해> (권오준 씀, 백남호 그림 | 보리 | 1만3000원)

꼬마물떼새는 용감해 (책 + DVD 1장)

권오준 글.사진, 백남호 그림,
보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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