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울산동구 진보후보 공격... 왜?

'총선 출마 선언' 이은주 시의원 사퇴에 연일 맹공..."적반하장"

등록 2011.12.30 16:34수정 2011.12.3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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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 이은주 전 시의원이 한나라당이 자신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자 기자회견을 열고 "적반하장"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 박석철


이은주 통합진보당 울산시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동구에 출마하기 위해 시의원을 사퇴하자 보수진영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이 자리 잡고 있는 노동자 대투쟁의 진원지로 북구와 함께 내년 총선에서 진보진영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그동안 동구지역 시의원인 이 의원의 출마는 기정사실화 돼 왔다.

이은주 의원은 지난 12월 14일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낡은 정치와 결별하는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며 "신자유주의 양극화를 극복하고 비정규직을 철폐해 사람 살리는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동구지역 최대 현안인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처우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그러자 한나라당 울산시당이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주민의 봉사자로서 임기를 다 채우는 것은 주민과의 준엄한 약속인데, 이를 외면한 이 의원의 사퇴를 강력 규탄한다"고 밝힌데 이어 조만간 한나라당 전직 시·구의원과 주민자차위원장 등도  이은주 전 의원을 규탄할 기자회견 등을 준비 중이다.

높은 당선 가능성이 보수진영 비토 불렀나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의 사실상 사주인 정몽준 의원이 5선을 할 만큼 정 의원 아성으로써, 현재 그의 뒤를 현대중공업 간부 출신인 한나라당 안효대 의원이 이어 받았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는 보수화된 현대중공업 정규직의 지지가 일조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올해 4.27 재선거에서 진보진영 구청장이 당선된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민심이반이 심화되고 있다. 정규직보다 그 수를 초월한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세력이 그 배경이다.


이 때문에 동구지역에서는 그 어느때보다 진보진영 국회의원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며,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어온 이은주 의원에 대한 보수진영의 공격은 예고된 수순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보수진영 공격의 도가 넘어 이 의원의 선명성까지 규탄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지역 일부 보수언론은 최근 "2개월에 가까운 환경복지위원회 파행이 실은 총선 출마를 의식해 희생양이 되기를 원한 이 의원의 자작극적인 정치적 노림수라는 곱지 않은 시선까지 정치권 일각에서 보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근 이 의원이 울산시의회 환경상임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울산시의 고황유 허용 조례안을 유보시키자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이 의원을 징계하려고 하는 등(관련기사: 공해도시 막자는 시의원, 징계위 회부... 왜?), 이 의원의 행동을 정치적 노림수로 몰아세우기도 했다.

이에 통합진보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통합진보당 이은주 동구 예비후보는 30일 오전 10시 30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울산시당의 이은주 규탄은 참으로 적반하장이고 언어도단"이라고 성토했다.

"한나라당이 바로 규탄 대상"

이 후보는 "지금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권의 거듭된 실정과 경제파탄, 측근과 친인척 비리로 인해 국민의 지탄을 받고 당 해체를 강력하게 요구받고 있다"며 "한나라당 울산시당도 다수당이라는 수의 논리를 앞세워 시민사회진영과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기를 거부하는 불통의 정치를 앞장서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보편적 복지의 기본인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를 일관되게 반대해 왔고, 울산출신 한나라당 의원 전원이 FTA날치기 처리에 앞장서 시민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며 "지난해 금품여론조사로 시민들의 분노를 자아낸 바 있지만 울산시민앞에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적반하장 식으로 이 의원의 의원직 사퇴에 대해 문제제기도 아닌 규탄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본인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한 것은 바로 한나라당의 실정 때문으로, 한나라당에 대한 들끓은 심판 여론이 나를 결심하게 한 동인"이라고 밝혔다.

또한 "몸을 던져 한나라당 심판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로 출마를 결심하고 주민들의 양해를 구했고, 많은 주민들이 격려를 해주고 있다"며 "이 결단이 어떻게 엄청난 비리와 부정을 저지르고 혈세를 낭비한 한나라당의 행태와 비교될 수 있단 말인가"고 되물었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은 통합진보당과 이은주에 대한 무분별한 공세에 앞서 자신부터 돌아보고, 자신들의 비리와 실정에 대해 시민과 동구주민들 앞에 사과부터 해야한다"며 특히 안효대 의원의 분명한 입장을 요구했다.

그는 "기업정치에 기대어 주민의 정치독립을 억압하고,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차별철폐와 권익향상 요구에는 귀를 막고 있는 안효대 의원이야말로 동구 주민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기 위해 사퇴하고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의 어떤 공세에도 굴하지 않고, 주민을 믿고 당당하게 나아갈 것"이라며 "그래서 반드시 한나라당을 심판하고, 24년간의 잘못된 기업정치를 끝장내어 동구주민의 정치독립을 실현하고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의 차별해소와 권익향상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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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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