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활의 메카'에 당신도 도전하세요

안성맞춤지역자활센터의 하루는 바삐 돌아갑니다

등록 2012.01.03 09:50수정 2012.01.0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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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도움만 받고 살고 싶지는 않다. 나도 이젠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고 싶다. 나아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자신이 그렇거나 주위에 이런 사람 있다면 찾아가 볼 만한 곳이 있다. 기초수급자로 생활하는 분들에게 자활의 의지를 심어주는 '자활의 메카' 한국지역자활센터로 말이다. 전국에 247개나 있다고 하니 손만 내밀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실상은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라 동참 못하는 사람이 허다하다고 한다. 이런 곳이 뭐하는 곳인지 모르는 이웃도 수두룩하다. '자활센터'라고 하니 '재활'쯤으로 생각해서 장애인 관련 기관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단다.

인턴과정 참여자들, 견학에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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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원 센터장 1천평 오이농장에서 심상원 센터장이 시금치를 가르키며 활짝 웃고 있다. 그 뒤로 참여자들과 인턴참여자들이 보인다. ⓒ 송상호


지난 2일, 안성맞춤지역자활센터(안성센터)를 찾았다. 안성센터의 아침은 늘 북적댄다. 이곳 직원인 실무자 8명에다 '자활사업 참여자'(참여자) 인턴 과정 15명이 모여든다. 전날 상황을 점검하고, 오늘 계획을 짜느라 분주하다.

이날 참여자들은 오이농장과 다육작물 농장을 견학한다. 참여자가 직접 견학하고 난 뒤, 자신이 참여할 곳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12인승 승합차에 몸을 실었다. 안성센터 심상원 센터장과 함께 기자도 따라 붙었다.

처음 간 곳은 다육작물 농장. 500평 공간에 빼곡히 들어앉은 다육식물이 정겨워 보인다. 기존 참여자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후배 참여자들은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묻는다. 작물의 이모저모를 꼼꼼히 살펴본다. '이 일은 할 만한가, 전망이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지는 듯하다. 다육작물은 지금도 판매한다. 연말연초와 입학졸업 선물로 판매할 수 있고, 개인이나 기업이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후 닿은 곳은 오이농장. 지금은 겨울이라 시금치를 심었다. 10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 파릇파릇 돋아난 시금치는 그들의 자활의 꿈과 닮았다. 희망이 보이지 않던 자신의 삶을 잘 가꾸고 있는 듯 보였다. 이 겨울이 지나고 나면 맛있는 오이가 탱글탱글 열릴 게다.

지난 해 10월, 독립 사업체 배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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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식물농장 여기는 자활 참여자들이 일하는 다육농장이다. 이 다육식물들은 기업이나 개인에게 판매한다. 졸업, 입학, 연말연초 선물용으로 많이 나간다고 한다. 저 멀리 참여자들과 인턴참여자들이 보인다. ⓒ 송상호


안성센터가 아닌 일터로 출근하는 참여자는 53명 정도. 그들은 세탁, 청소, 간병, 제과, 집수리, 영농, 물품 판매 등의 분야에서 일한다. 그들 또한 인턴 과정을 거친 참여자들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쾌거도 있었다. 그동안 청소 분야에 참여하던 6명의 참여자가 독립해 청소업체를 개업한 것. 그 업체 이름은 '피플 클린'이라고. 주로 학교와 관공서 청소 일을 한다. 현재 18명의 직원이 함께 하고 있다. 안성센터 심상원 센터장은 "다음에는 간병공동체가 독립하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레 점쳤다.

어느덧 점심시간. 심 센터장은 안성센터의 점심시간을 자랑하고 싶단다. 대체 왜 그럴까. 점심시간이면 각자 싸온 도시락을 꺼낸다. 반찬이 가지가지다. 실무자(직원) 8명에 참여자까지 함께 하면 20명. 모든 이들이 함께 식사를 하고 반찬을 나눠 먹으니, 안성장날 밥상이 따로 없다. 행복한 밥상공동체가 구현되는 것이다. 자활센터의 정신(생산·나눔·협동)이 일상에서 실현되는 순간인 셈이다. 상호 신뢰하는 동역자로 다가가는 작은 나눔의 순간이다.

돈도 벌고, 일도 배우고, 동역자도 얻고

그렇다면 이곳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굴가. 자활의지는 있는데, 환경과 조건이 열악한 사람이면 누구나 환영이란다. 일시적으로 가난에 처한 조건부 수급자도 참여가 가능하다. 다시 말하자면, 18~64세의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라면 모두 환영인 것이다.

센터는 이들을 상담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그들은 인턴과정, 참여과정을 거쳐 독립단계에 이른다. 참여과정에는 소정의 급여도 지급된다. 또한, 소득의 10~15%는 자활기금으로 적립된다. 사업체를 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무엇보다 우선일 테니 말이다.

센터에서는 일도 배우고, 인프라도 구성하고, 사업 노하우도 전수받고, 돈도 벌 수 있다. 하지만, 참여자들은 이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을 얻는다. 바로 함께 할 사람을 얻을 수 있다. 혼자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은 함께 하면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무기력했던 사람들에게 매일 할 일이 생긴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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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식물농장 간판 하늘땅 별땅 이란 이름이 정겹다. 다육식물 농장 입구에 세워진 이 간판은 도로 가에 있어 잘 보인다. 참여자들은 다육식물 재배에서부터 홍보, 판매까지 모두를 해야한다. 그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자립 자활을 배워간다. ⓒ 송상호


이곳 안성센터는 "고기를 줄 것이 아니라 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라"는 가르침이 실현되는 곳이다. 안성센터 심 센터장의 신념은 강해 보였다. 그는 10년 동안 안성복지관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12월 이곳에 왔다. 그는 "도와주는 복지를 넘어 자활하게 하는 복지를 실현할 것"이라며 "센터는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이제 자활 의지가 있는 이들이 도전하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자활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추천 하시려면 안성맞춤지역자활센터 031-674-1657에 문의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자활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추천 하시려면 안성맞춤지역자활센터 031-674-1657에 문의하면 된다.
#자활센터 #안성맞춤지역자활센터 #자활 #기초수급자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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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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