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일요일 저녁. 오랜만에 아이들과 외식을 하고 난 뒤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아파트 정문을 들어서는 순간, 많은 차가 들어가지 못하고 줄지어 서 있었다. 아내가 무슨 일인지 알아본다며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잠시 뒤, 아내는 아파트 주민 2명이 심하게 말다툼을 한다며 다른 곳에 주차할 것을 종용했다. 그러자 뒷좌석에 앉아 있던 막내 녀석이 어디에서 내려받았는지 지난 밤 지하철 4호선에서 일어난 '막말녀' 사건 동영상을 보여주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아빠, 세상이 아주 무서워졌어요."순간, 녀석의 말에 아무 말도 못 했다. 아마도 그건, 아이들 눈에 비친 사회문제가 기성세대에게도 작게나마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한편 이와 같은 동영상이 인터넷이나 매스컴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간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해 보았다. 또한, 사소한 일로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며 심지어 비난을 받으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해갈지 걱정이 되었다.아파트 주민의 말에 의하면, 차를 먼저 주차하려다 작은 접촉사고가 생겼다고 하였다. 그리고 서로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고 있다고 하였다. 한편 이 사람들 때문에 다른 많은 주민이 불편을 겪어야만 한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언제부터인가 늘어나는 자동차의 수에 비해 주차공간이 비좁아 주차전쟁을 벌이기 시작한 지도 오래다. 대개 아파트 주차장에는 가구별 지정 주차장이 정해져 있지 않다. 아파트건축법엔 가구당 1대씩 주차공간을 확보하게 돼 있지만, 지켜지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결국, 차량을 2대 이상 보유한 사람들 때문에 1대만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우리 아파트도 예외가 아니다. 퇴근쯤이면 제한된 주차공간에 주차를 먼저 하려는 차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사실 귀가 시간이 늦어질 경우, 제일 신경이 쓰이는 것이 주차문제다.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마친 뒤 밤 11시 30분쯤 집에 도착하여 주차하는 데 30분이나 걸린 적도 있었다. 인근 도로변과 공터 등까지 샅샅이 살펴봐도 주차할 곳이 보이지 않아 할 수 없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한 적도 여러 번. 주차할 공간을 찾는데 여러 번 곤혹을 치른 뒤, 내게는 이상한 습관이 생겼다. 퇴근 시간이 되면 주차를 하기 위해 곧장 집으로 왔고, 특히 밖에서 볼일이 있을 때는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일을 보러 간 적도 있었다.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갈수록 아파트의 주차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주민 정서까지 멍들게 할 수 있는 문제임을 고려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닌가 싶다. 주차 전쟁에서 승리자는 없다. 다만 서로 마음만 불편해질 뿐이다. 최근 들어, 나 또한 예전과 달리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퇴근을 서두르던 습관을 바꿨다. 내가 주차해야 할 그 자리에 주차할 누군가를 위해서다.주민이 싸움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문득 주차 시비가 발단이 돼 일어난 살인사건 기사가 생각났다.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광경들이 이제는 소도시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당황스러웠다. 싸움은 좀처럼 화해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듣기에도 민망한 욕설에 멱살을 잡고 고성을 지르며 자신의 정당성을 고집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러자 더 많은 구경꾼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구경꾼 사이에는 십대로 보이는 몇 명의 아이들까지 끼어 있었다.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기성세대의 싸움을 즐기고 있는 듯했다. 간신히 싸움이 진정되어 두 사람은 불편한 감정으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으나 그 광경을 지켜본 주민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혀를 차며 한 말은 현실을 잘 반영해주는 듯했다."쯧쯧. 이제 이웃사촌은 옛말이여. 세상이 많이 변했어."학교폭력으로 세상이 시끄러운 요즘이 아닌가. 기성세대의 이런 모습이 아이들 눈에는 어떻게 비칠지 걱정이 앞선다. 싸움도 싸움이지만 화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서로 좋지 않은 감정으로 헤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여라'라는 말이 있듯 조금은 아이들 앞에서 당당해지기 위해서라도 우리 기성세대가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한교닷컴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한교닷컴에도 송고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주차전쟁 #지하철 막말녀 #이웃사촌 추천1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김환희 (db1013) 내방 구독하기 영어교사, 수필가, 동화작가 이 기자의 최신기사 2021학년도 3월 고3 첫 전국연합학력평가 실시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3전4기 끝 국회 입성한 이준석 "윤 대통령 잘 곱씹어봐야" [동작을] 뒤집어진 출구조사... 나경원은 웃고 류삼영은 울었다 '또또또또또또또' 동작구 간 이재명 "나경원·권성동·성일종 이 분들이..." AD AD AD 인기기사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아빠, 세상이 아주 무서워졌어요"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총선 지면 대통령 퇴진" 김대중, 지니까 말 달라졌다 민주당은 앞으로 꽃길? 서울에서 포착된 '이상 징후' 고립되는 이스라엘... 이란의 치밀한 '약속대련'에 당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 18위→200위로 급락... 엉망진창 민생에 대한 경고장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사는이야기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