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 비리 사라질 수 있을까?

서울교육청 사립 교원인사위 정상화 방안 발표

등록 2012.02.27 17:25수정 2012.02.2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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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의 교원채용을 둘러싼 금품 수수 등 비리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여전히 사립학교 교원채용 관련 비리가 끊이지 않고 교원인사의 파행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에 서울교육청(교육감 곽노현)이 사립학교 교원인사위원회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여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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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사립학교 교원인사위원회 정상화 방안. 그 동안 유명무실하였던 인사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을 민주화하는 안을 발표했다. 교원 채용 비리와 비민주적 인사를 막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김행수


사립학교 교원 인사 요지경

◯서울 L학원 이사장 아들 2억 3000만 원 수수 구속 징역형
2010년 서울 L법인 이사장의 아들이 교사 지망생 7명에게서 2억 3000여만 원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아 긴급 체포되어 구속되어 징역형을 받았다.

◯서울 D학원 현직 교감이 아들 교사시키려 시험 문제 빼돌려
2011년 사립 D특수학교 정교사 채용 시험 문제와 답안을 미리 받아 아들에게 넘겨 합격하였다가 적발되었다. 문제가 되자 아들은 학교에 사표를 내고 학교에서 물러났다.

◯부산 B학원 교사 14명 해임. 이사장 징역 1년 6개월
1월 부산B학원에서 이사장에게 1인당 5000만~1억 원씩을 주고 시험지를 미리 받아 합격한 교사 14명이 해임되었다. 이사장은 구속되어 징역 1년 6개월, 추징금 14억 2천만 원을 선고받았다. B학원은 중학교 폐교, 인건비 지원중단, 네이스 아이디 박탈, 고등학교 학급수 감축 등 교육청의 초강수 대응에 교사 14명 전원을 해임할 수밖에 없었다.

◯부산 H학원 이사장 아들 등 임용 시험 문제지 사전 유출
H학원 이사장 아들 등 2명을 정교사로 합격시키기 위해 임용시험 문제지를 사전에 유출한 사실이 드러났으나 임용 취소를 미루다가 인건비 지원 중단, 학급 수 감축 등을 경고하자 2011년 8월 임용을 취소했다.

◯경기 P학원 교장이 교사 8명에게 2억 3000만 원 받아 구속
2010년 경기도 시흥의 P학원 H고 교장이자 설립자는 교사 1인당 500만~5000만 원씩 8명으로부터 총 2억 3천만 원을 받아 구속되었다. 이렇게 비리로 착복한 돈을 부동산 매입 비용과 아들 유학비 등에 사용했는데, 이사장은 교장의 부인, 딸은 교사로, 조카 2명은 행정실 직원으로 근무 중이었다.

◯전국에서 교사 임용 관련 금품 수수 잇따라
2011년 강원S중고에서 6년 간 친인척 허위 임용 등으로 7억 보조금 횡령하였다가 교장이 구속되었고, 3월 부산 사립학교에서 교사채용 미끼로 3명에게 1억 원, 1천만 원 챙겼다가 구속되고, 창원의 사립고에서도 교사채용 미끼로 2500만 원 받은 사건이 적발되었다.

최근에는 정부 지원을 받는 사관학교라는 이름으로 사립학교 교사채용을 위해서 2억을 요구하는 기관이 적발되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서울교육청 교원인사위원회 정상화 방안 발표

교원인사위원회가 정상화되어 있었다면 금품 채용이나 파행 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서울교육청은 오랜 준비를 거쳐 이 정상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2005년 사학의 채용 비리를 없애기 위하여 교원인사위원회 기능 강화와 교원공개채용 등을 명문화 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교육부와 교육청 등 관할청의 의지 부족으로 교원인사위원회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여전히 형식적으로 운영되거나 유명무실한 경우가 많았다. 교장이 일방적으로 위원을 지명하여 학교장의 들러리인 경우도 많고, 심지어 최소한의 운영규정도 없는 학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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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 교원인사위원회에는 최소한의 운영 규정도 없는 학교도 있고, 위원을 학교장이 일방적으로 지명하거나 당연직인 경우가 61%에 달했다. 이러니 인사위원회가 본래의 취지를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해 보인다. ⓒ 김행수(편집)


서울교육청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체 대상 328개 학교 중에 위원을 교장이 일방적으로 지명하거나 당연직 의원이 과반수인 학교가 200개에 이르러 61%를 차지했다.

서울교육청은 이번 정상화 방안을 통하여 인사위원을 학교장이 일방적으로 지명하는 방식 대신 교과협의회나 교무회의 등에서 민주적인 방법으로 임명하도록 보완했다. 구성에서부터 학교장의 들러리 기구가 되는 것을 막고, 운영의 민주성을 보완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법제처 유권해석과 교육부 지침<법제처 유권해석:08-0143('08.07.30), 교과부 교직발전과-857('08.5.9)>에 따라 임면에 해당하는 "신규채용·승진·승급·전직·전보·겸임·파견·강임·휴직·직위해제·정직·복직·면직·해임 및 파면"은 반드시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명시했다.

이전에는 교사가 휴직을 신청하여도 최소한의 인사위원회 심의나 이사회 의결도 없이 학교장이나 이사장이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사례도 있었고, 심지어 휴직을 받기 위하여 휴직 대체 기간제교사의 임금을 휴직교사에게 부담하도록 하는 사례도 있었다.

특히, 교사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교장이나 이사장에 의하여 임명되어 오던 교감 인사에 대해서 승진 또는 신규채용에 해당하는 임면이므로 교감 연수 대상자 추천과 교감 임명 절차에 반드시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하였다.

이는 사립학교법 제53조의3(교원인사위원회)의 규정과 이에 대한 교육부의 질의회신에 따른 것으로 사학법인들은 이를 따르지 않을 수 없다.

교원 징계, 특히 파면 해임과 같은 배제 징계를 하면서도 교원인사위원회 심의가 의무적임을 명시했다. 이전에는 교사를 징계할 때 학교장이 징계 제청을 하기 전에 인사위원회 최소한의 사전 심의 없이 이루어져 재단에 비판적인 교사에 대한 보복 징계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정상화 방안은 교원인사위원회가 "형식적으로 또는 불법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적발 시 임면 보고 반려 및 행정 조치 예정)"라며 강력한 시행 의지를 밝혔다.

사학의 반발 예상, 사학 교원인사 정상화 계기될 수 있을까?

당장 인사권 침해라는 이유로 사학의 반발이 예상된다. 지난 1월 이 정상화 방안을 사전 검토한 사학정책자문위원회(위원장 박거용)에서 사학 출신 일부 위원이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법과 동법시행령, 법제처 유권해석, 교육부의 지침 등을 근거로 하여 시행하는 것이고, 나아가 사립학교 교원 채용 관련 비리 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시행에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교조 노년환 사립위원장은 "당연히 법적으로 시행되어야 하는 것을 사학들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이번 서울교육청의 정상화 방안이 사립학교 교사 채용 비리를 없애고, 교원인사를 정상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의 사학 교원인사위원회 정상화 방안이 순항하여 애초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교육희망>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교육희망>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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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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