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도 정도껏... 교과부의 엉터리 '공문'

[분석] 교과부 '임용 취소 공문'의 오류와 여론조작

등록 2012.03.03 17:15수정 2012.03.0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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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장관 이주호)의 '임용 직권 취소' 관련 보도자료. 3월 2일 이와 거의 똑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서울교육청에도 내려보냈다. 그런데, 이 보도자료와 공문이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엉터리 공문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 교과부(편집)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장관 이주호)는 개학 첫날인 3월 2일 서울교육청(교육감 곽노현)이 특별 채용한 3명의 교사에 대한 임용을 취소하는 공문을 서울교육청으로 내려보내고, 관련 내용을 보도자료로 내보냈다.

그런데 이 공문과 보도자료가 국가기관이 보낸 게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엉터리라는 것이 드러나 '여론 조작'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언뜻 읽어 보면 맞는 듯하지만 조금만 사정을 뜯어보면 거짓말 투성이의 엉터리 공문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거짓말① "2006.2. 시행한 『민주화운동 및 8.15 사면·복권 관련 해직교사 특별 채용 추진 계획』은 2006년 당해 연도에 한시적으로 특별 채용한 것이다."

교육부의 이 2006.2 『민주화운동 및 8.15 사면·복권 관련 해직교사 특별 채용 추진 계획』 공문(이하 '복직 권고 공문')은 서울에만 보낸 것이 아니라 대상자가 있는 부산, 대구, 대전, 전북, 경남교육청에 동시에 내려 보내졌다. 그런데 이 공문 어디에도 2006년 당해 연도에 한시적으로만 적용된다는 내용은 없다.

다만, 공문의 표지에 "2006.3.1자 특별채용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교과부는 이 문구를 당해 연도에만 복직 시켜야 한다는 근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2010년 6월의 교과부 자체 보고 공문에서 부정되고 만다. 우습게도 이 공문은 MB정부의 교과부에서 국회에 보낸 공식 자료이다.

권영길 민주통합당(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이 교과부로부터 2010년 6월 제출받은 '2006.2 복직 권고 공문'에 의한 현황 보고 자료에 의하면, 2006년 3월 1일자로 복직한 교사는 전체 25명 중 10명에 지나지 않는다. 당해 2006년 7월 1일자로 복직한 교사가 4명이고, 2년 후인 2008년 3월 1일과 5월 1일에 복직한 교사가 각각 있고, 3년 후인 2009년 3월 1일에 복직한 교사도 3명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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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의 권영길 의원실 보고자료. 교과부의 2006.2 복직권고공문에 의해 개별 교사들의 복직현황을 교과부가 국회에 보고한 자료. 이 자료에 의하면, 2006.3.1 이후에도 7월 1일, 2년 후인 2008년, 3년 뒤인 2009년까지 특별채용된 교사들이 있다. 교과부의 "이 공문은 당해 연도 1년에만 효력이 있다."는 주장이 자기들 자료에 의해 부정되는 순간이다. 사립에서 공립으로 특별채용된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권영길의원실(편집)


교과부가 얼마나 급했던지 자신들이 만든, 그것도 MB정부에서 만든 보고자료에 나오는 기초적인 사실 관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엉터리 공문과 보도자료를 낸 것이다.

이 공문의 '채용 시기 3.1'의 의미는 학교의 인사가 일반적으로 3.1자로 시행되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인사 시기에 하라는 권고의 의미이지 이 시기가 지나면 하지 말라는 금지 의미는 결코 아닐 것이다. 그런데 교과부는 당해 1년에만 해당한다고 억지 해석을 하고 있다.

그런 논리라면 7.1복직하거나 해를 넘겨 2008년, 2009년에 특별채용된 교사의 임용은 '불법'이란 이상한 결론에 이르고 만다. 그 사람들도 임용을 직권취소할 것인가?

거짓말② "사립학교 복직대상자의 경우 당해 사립학교로 복직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공립학교 교원으로 특별 채용한 것은 위법·부당하다."
'2006.2.3 복직권고 공문'에 "사립학교 교사는 해직 당시 원 소속 학교에 특별 채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문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바로 다음에 "기존 교원 또는 해직 교사를 공립교원으로 특별 채용"도 동시에 적시되어 있다.

또한 "특별 채용 여부를 임용권자(서울시교육감)가 판단·결정"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즉, 사립 해직교사의 공립학교 특별채용의 길을 열어 놓고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이루어졌다. 이 복직 권고 공문에 따라 특별채용된 교사들 대부분이 사립에서 해직되었고, 원 소속 학교인 사립학교로 복직된 교사보다 공립으로 특별채용된 경우가 훨씬 많다.

위 권영길 의원실에 보고된 교과부 자료에 의하면 대상자들 대부분이 사립에서 해직되었다가 공립으로 특별채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교사들이 해직된 서울H고, 서울K고, 서울J중 등이 모두 사립인데 복직학교는 모두 공립학교이며, 대구, 경남, 부산, 전북 등에서도 사립 해직 교사들이 공립으로 복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박 교사를 특별채용하는 경우에도 원 소속교인 사립학교로 가야지 공립학교로 가는 것은 위법·불법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스스로 자신들이 만든 보고 자료를 부정하는 꼴이되고 만다.

거짓말③ "조모 교사의 경우 사학비리공익제보자라는 이유로 특별채용하였다고 하나, 복직되는 경우에도 당해 사립학교로 복직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인 바 교육공무원법 제12조 제1항 제2호를 근거로 공립학교 교원으로 특별 채용한 것은 위법·부당하다."
교과부도 조아무개교사가 사학비리 공익제보자라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는 듯하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조 교사는 2002~2004년 자신이 근무하던 사립학교의 급식비, 동창회비 등의 비리를 신고하여 특별 감사 결과 40억이 넘는 비리가 밝혀져 15억 5000만 원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 달리 표현하면 국민의 혈세와 학생의 돈 15억 5000만원을 지켰다는 의미이다.

학교측은 서울교육청의 감사 결과가 잘못되었다고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2009년 대법원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함으로써 이 학교의 비리가 사실임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었다.

그런데, 당시 서울교육청(교육감 공정택)은 조 교사가 동료들과 함께 낸, 이름과 도장, 서명까지 있는 민원서류 원본을 학교에 제공하여 징계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는 비밀누설죄로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사안이지만 담당자는 다른 부서로 전보하는 것에 그치고 당시 전교조 분회장이었던 조 교사는 2년의 직위해제를 거쳐 결국 2006년 6월 해직 당했다.

서울교육청이라는 국가기관이 사학의 비리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는 잘못과 더불어 민원인의 신분을 누출하여 징계의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그래서 조교사의 이번 특별채용은 국가기관의 실책에 대한 뒤늦은 사죄의 의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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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교사가 근무했던 학교의 비리와 해직 당시와 현재 이사장, 교장 등 인적 구성 비교. 설립자, 그의 아내, 두 아들 등 당시의 당사자들 또는그 가족들이 여전히 그대로 있다. 이런 상태에서 원직으로 복직을 하라는 것은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교과부가 정말 이를 모를까? ⓒ 김행수


당시 이 학교법인은 아버지와 어머니, 두 아들이 이사장과 교장, 이사를 하고, 딸은 유치원장, 며느리는 급식실 담당, 사돈은 행정실장 등을 하고 있던 족벌 사학이었다.

2010년 7월 설립자 이사장의 사망 이전까지 비슷한 구성이 유지되다가 이후에는 배우자가 이사장, 두 아들이 교장을 맡았다. 친인척교장 임명 제한으로 이사장의 친인척은 교장을 1명밖에 할 수 없게 되자 아들 한 명은 얼마 전 교장에서 어쩔 수 없이 물러났다.

학교가 인사위원회 민주적 운영 등 많이 민주화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조교사를 이 학교로 복직하라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임에 틀림없다. 사립학교 해직교사가 사법부의 재판을 제외하고 원직 복직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교과부는 사립학교 원직복직이 원칙이니 공립 특별채용은 위법, 불법이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거짓말④ "교육공무원법 제12조 제1항 제2호, 교육공무원임용령 제9조의2 제2호는 교육전문직 특별채용에 적용되는 규정이다."
이런 주장은 이번 임용 취소 공문에는 적시되지 않은 내용이지만 언론사 기자를 통하여 교육부 담당자가 확인한 내용이다. 그런데 이 주장 역시 이전의 선례나 교육부 공문 등에 의하면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2006.3. 교육부 복직권고 공문에 민주화유공자들과 8.15특별사면자에게 적용되는 법조가 교육공무원법 제12조 제1항 제2호와 5호, 교육공무원임용령 제9조의2 제2호와 5호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 조항이 교육전문직 특별채용에 적용되는 규정이라는 현 교과부의 주장이 무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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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서울교육청 국정감사 자료. 공정택 교육감은 국회 서면답변을 통하여 "해직되었다가 사면복권된 교사와 전 사립학교 교사를 교육공무원법 제23조와 교육공무원임용령 제9조의2 제1항 제2호를 근거로 특별채용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전형절차에서는 공개채용을 하지 않고 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에서 교원 임용 적합성 심사만 했음을 명시하고 있다. ⓒ 국회국정감사자료(편집)


또한 2004년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의 김영숙 의원의 질의에 대한 서울시교육청(당시 공정택 교육감) 답변 자료에서도 이 조항이 사면복권된 교사의 특별 채용을 위한 근거라는 사실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또한, 이 자료에서는 2004년 "총 52명의 사립교원과 3명의 교사를 특별 채용"하였음을 밝히며, 그 법률 근거를 교육공무원법 제12조(특별채용) 제1항 제2호와 교육공무원임용령 제9조의2(특별채용의 요건)라고 보고하고 있다.

이 근거에 의하여 징역형을 받고 당연퇴직한 2명의 교사가 2004.4.30 사면복권을 받은 후, 또는 교육부총리의 비서로 일하던 전 사립학교 교사가 이 규정을 근거로 하여 "2004.9.1 교육감의 지침을 받아 특별 채용"되었음을 명시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서울교육청의 이 국정감사 보고 자료에는 특별채용 과정으로 "교사로서의 적합성 여부 판단 및 심의하는 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 개최"를 통하여 교육감 지침으로 특별 채용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번 3명의 교사를 특별채용하는 데 있어서 서울교육청이 따랐던 절차가 공정택 전임 교육감이 교사들을 특채할 때 거쳤던 절차와 거의 같다는 의미이다. 즉, 교과부의 "특별채용도 공개 채용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명확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같은 해의 경기도교육청(당시 윤옥기 교육감) 국정감사에서도 특별사면된 교사의 복직에 대한 당시 열린우리당(현재 통합민주당) 백원우 의원의 질의에 대한 서면답변을 통하여 특별채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다음인 2005년 3월에 공립학교로 특별채용되었다.

또, 2002년 서울교육청에서는 사립학교 교장으로 있던 3명의 교사가 이 규정을 근거로 특별채용된 경우도 있다. 서울의 공립학교 교사였던 유아무개씨 등 3명의 교사들은 2001년 8월 서울의 한 사학법인 내 3개 학교장으로 임용받기 위해서 공립학교에 사직서(의원면직)를 제출했다.

그런데 구 이사회가 복귀하면서 이들 3명의 교장은 3개월만에 해직되었는데 다음에 9월 3명 모두 서울교육청(당시 유인종 교육감)의 공립학교로 특별 채용되었다. 즉, 전임 유인종 교육감이나 공정택 교육감 당시에도 교육공무원법 제12조와 임용령의 제1항 제2호에 의한 교원 특별채용은 있어왔고, 이를 교과부에서 문제 삼은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이 진실이다.

국가기관의 공문과 보도자료가 이래도 되나?

2010년 9월 강원교육청은 관내 모든 사립학교에 '사립학교 교원채용비리 근절 방안'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시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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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9 강원교육청(교육감 민병희)이 학교에 내려보낸 공문. 이 공문에서 사립학교 내부고발 교사는 "공립학교 근무를 희망하는 경우 우선 특별 채용"할 것을 밝히고 있고, 특별채용은 시도교육감 권한 사항임을 밝히고 있다. 아예 대 놓고 사립학교 내부고발자를 공립으로 특별채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교과부는 아무런 시비를 걸지 않았다. ⓒ 강원교육청(편집)


이 공문에는 "사립학교의 채용비리 내부 고발자가 공립학교 근무를 희망하는 경우 특별채용 시 우선 임용"하겠다는 방침과 함께 "※ 교원 임용(특별채용 포함)은 시․도교육감 권한사항"이라고 밝히고 있다.

즉, 사립학교의 내부비리 고발 교사에 대해서는 시도교육감의 권한인 특별채용을 통하여 우선적으로 공립으로 특별채용하겠다는 것을 공문으로 모든 사립학교에 보는 것이다. 그런데, 교과부는 이 공문에 대해서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서울교육청에 대해서는 '임용 직권취소'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몰고 갔다. 이번 교과부의 교원 임용취소 공문 또는 보도자료는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이는 허위 사실 유포를 통한 여론 조작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 것이다.

이에 대해서 해당 교사는 "아무리 MB각하시대라고 하더라도 국가기관, 그것도 교과부가 허위 사실을 사실인 듯 공문과 보도자료로 내보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진보교육감, 특히 곽노현 교육감과 철학이 다르고 밉더라도 국가기관이 사실관계까지 호도하는 공문과 보도자료를 내보내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이다. 교과부가 또 어떤 기상천외한 그들만의 논리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교육희망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교육희망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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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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