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는 한국 문화와 사상

제81회 '대전 인문학 포럼' 개최... 김교빈 호서대 교수 강연

등록 2012.04.04 10:17수정 2012.04.0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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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회 대전 인문학 포럼 호서대학교 김교빈 교수가 '아는 만큼 보이는 한국 문화와 사상'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신미정


2012년 4월 3일 오후 2시. 충남대학교 문원 강당에서는 호서대학교 김교빈 교수의 강연이 열렸다. 객석에는 100명 남짓한 대전 시민과 대학생들이 자리했다. 이날 사회는 충남대학교 철학과 이종성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에 대한 약력 소개가 끝난 뒤 청중의 박수를 받으며 김 교수가 강단에 올랐다.

"아는 것보다 조금 더 보이게 되면 좋겠습니다"라며 운을 뗀 김 교수는 준비해 온 자료를 활용해 강연을 시작했다. 강연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문화의 세기에 우리 문화를 보는 의미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다. 다시 말해 문화전쟁의 세기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 총소리, 대포 소리 들리지 않는다. 또 화약 냄새도 안 나지만 분명 문화 전쟁이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영화 산업은 한 나라의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월트 디즈니사의 애니매이션들을 생각해 보라. <포카혼타스>는 인디언 부족, <뮬란>은 중국, <라이온킹>은 아프리카 문화다. 이는 미국이 다른 나라의 문화를 모티프로 차용한 것이다. 우리의 경우 가장 한국적인 것을 세계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자국의 문화에 눈을 돌려야 한다. 그래서 근대 이후 서양에 압도되었던 문화적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

동서양 사유 체계와 문화의 차이

"전통적으로 서양은 유목 생활을 동양은 농경생활을 영위했다. 이러한 생활 방식은 가족제도에서 서양의 경우 횡적 윤리를 동양의 경우에는 종적 윤리를 낳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내세에 대한 자연을 보는 태도에 있어서 서양은 극복과 이용의 대상으로 동양은 합일의 대상이라는 시각 차이가 존재한다. 사유 체계의 경우에는 서양이 기계론적 세계관을 보이는 데 반해 동양은 유기체적 세계관이 드러난다."

한국 문화와 사상의 특징

"한국의 문화는 유교, 불교, 도교의 영향을 골고루 받았다. 최남선은 인도 불교가 서론이고 중국 불교가 각론이라면 한국 불교는 결론에 해당한다고 말한 바 있다. 즉 한국 불교는 여러 강물이 흘러 들어가 하나의 큰 바다가 되듯이 각 나라의 불교를 아우르면서 새롭게 재창조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유교의 경우 한국의 태극기와 사대문, 도산서원의 정문에 그려진 삼태극, 병산서원의 만대루 등에서 그 사상을 찾아볼 수 있다. 도교의 경우는 천체 관측에 큰 영향을 끼쳤다. 문화유산 중 하나인<천상열차분야지도>는 달력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농업이 중심이었던 선조들에게 달력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 문화와 한국 사상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한국 문화와 사상은 현재를 사는 우리의 사상을 보다 풍부하게 만드는데 기여한다. 또한 사회가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중국의 경우 5․4 신문화 운동이나 사회주의 성립 이후의 문화대혁명 등은 좋은 예가 된다. 그리고 한국의 문화유산 중에는 그 특허가 다른 나라에 귀속된 경우가 있다. 이는 한국인이 자국의 문화에 소홀했기 때문에 일어난 결과다. 이제는 한국 문화에 눈을 돌리고 소중하고 독창적인 우리의 전통 문화를 지켜야 한다."

60분 정도의 강연이 끝나고 난 뒤 청중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굿'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는 청중의 질문에 대해 김 교수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굿'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 굿의 본래적인 모습은 무당의 굿이 아니라 공동체의 굿이었다. 예를 들어 농촌 마을 전체의 굿을 생각해 보라. 부족 국가 시대에는 부여의 '영고', 동예의 '무천', 고구려의 '동맹' 등이 있었다. 이는 모두 나라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의식이다. 미신이라는 용어는 일본에서 들어온 것이다. 일본이 한국에 신사를 짓기 위해 허물었던 건물이 바로 국사당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김 교수는 "비가 오고 바람도 찬데 이 자리에 오신 보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강연을 마쳤다.

대전 인문학 포럼은 2005년 4월 15일부터 명지대 이인호 석좌교수의 강연을 시작으로 학기 중 격주 1회씩 실시됐다. 2012년 1학기는 '인문학, 희망을 가꾸다'란 주제로 김훈 소설가, 김교빈 호서대 교수. 김원중 건양대 교수, 김기현 성우, 황동규 시인 등 총 5회의 강연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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