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간 이자스민... 잘하셔야 합니다

탈북민·결혼이주민 출신 국회의원 탄생을 보며

등록 2012.04.12 17:00수정 2012.04.1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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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례대표 15번인 이자스민 다문화네트워크 물방울나눔회 사무총장이 지난 3월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9대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 후보자 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먼저 탈북민이나 결혼이주민 출신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배정에 대해 어떠한 정치적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밝혀둔다.

국회의원 비례대표라는 것은 직능 대표제로 소수자의 정치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장치인데, 그동안 우리 정치가 소수자 배려를 제대로 해왔는지에 대해 의문이 없지 않다. 어찌됐든 4.11 총선을 통해 탈북민 출신의 조명철 전 통일연구원 원장과 결혼 이주민 출신의 이자스민 물방울나눔회 사무국장이 당선됨으로써 탈북민과 결혼이주민을 비롯한 그 가족이 정치적 세력이 될 수 있다는 걸 정치집단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4번으로 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조명철 당선자는 김일성 대학 교수 출신으로 북한 내 엘리트였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북한 이탈주민들의 보편적 정서를 대변할 수 있느냐 하는 논란이 없진 않지만, 국내에 정착하여 살고 있는 북한 이탈주민들에게는 '남조선 드림'에 대한 선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국회 입성이 앞으로 우리 사회가 탈북민의 정착과 보호에 대한 관심이 새로워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조명철 당선자가 국회에서 2만 3천 탈북민만이 아니라, 잠재적인 탈북민들을 대변하고,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시각을 제시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비례대표 15번 이자스민 당선자는 논란이 있긴 했지만, 필리핀에서 유명 사립대학 중퇴 학력에 미인대회 출신으로 영화 <완득이>를 통해 인기를 얻은 영화배우라는 점 등은 일반적인 이주여성들의 삶과 괴리가 있지 않나 하는 소리가 없지 않다. 그러나 이자스민 당선자의 삶의 궤적과 국회 입성은 일반적인 결혼 이주 여성에 대한 선입견을 깨기에 충분하고, 앞으로 12만5천 결혼 이주민만이 아니라,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이주민의 권익을 위해 힘써 줄 것을 기대하게 한다.

이주노동자 대변할 이는 언제 국회로?

70만 이주노동자도 인정받고 살 수 있는 날이 올까. 영화 <방가방가> 중 한 장면. ⓒ 상상역엔터테인먼트


이러한 가운데 탈북민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도 국회에 들어가고, 결혼 이주민을 대표하는 사람도 국회에 들어가는데, 70만 이주노동자를 대변할 사람은 국회에 언제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다소 뜬금없는 질문을 해 본다.

스스로 뜬금없다 함은, 단기 순환원칙이 깨지지 않는 외국인력 정책을 고수하는 현실 속에서 이주노동자가 국적 취득은커녕 정주 자격을 얻는 것도 요원한 판에 국회의원 비례대표는 언감생심이기 때문이다.

글을 시작하면서 탈북민이나 결혼이주민 출신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배정에 대해 어떠한 정치적 입장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힌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이렇다. 정치적 논리에 갇혀있다 보면 탈북민이나 결혼이주민 문제를 '좌우', '내 편 네 편' 식의 편 가르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보수, 진보 어느 쪽의 공감도 온전히 얻기 힘들다.

나는 이 점에 있어서 난민 지원 활동을 오랫동안 해온 피난처의 이호택 대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이호택 대표가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와 관련하여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주노동자 문제를 다룰 땐 '좌파', 탈북민 북송 반대 활동을 할 땐 '우파'라고 한다. 북한이탈주민 한 명 한 명이 다 처절한 상황이라 강제 북송 문제에 대해 한민족인 우리가 아파하고 고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탈북민 보호와 결혼 이주민 권익을 위해 행여 어떤 목소리를 내면 모든 것을 정치적 행위로 규정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왜 이주노동자를 대변하는 사람은 비례대표가 될 수 없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또한 어떠한 정치적 목적을 가진 행위로 규정하지 말기를 바란다. 이주노동자(혹은 출신)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세상이 올 때, 차별이 없고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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