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변호사 "진정성 있는 사과 원한다"

<김미화의여러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돌입

등록 2012.06.07 17:13수정 2012.06.0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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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선수 ⓒ 곽진성


지난달 30일 오후, 김연아 선수 측은 연세대 황상민 교수에 대해 법적 소송을 진행했다. '명예훼손'에 관한 부분이다. 취재결과 이번 소송의 고소인은 '김연아' 선수였다.

소속사나, 법적소송 대리인 같은 3자를 통한 고발 형식이 아니라, 당사자인 김연아 선수의 이름으로 고소의 형식을 취했다. 김연아 선수 측의 법률 소송 대리인인 이상훈 변호사(지안)는 '(황상민 교수의) 김연아 선수 교생실습에 관련한 허위 사실유포'에 대한 소송임을 밝혔다.

김연아 선수 측의 법적 소송에 대해 황상민 교수는 다른 입장이다. 황상민 교수는 지난달 24일, 25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발언이 '김연아 선수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체육 특기자들의 대입 특혜 문제의 전체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였다고 주장했다.

28일 <김미화의여러분> 사과했지만... 황상민 교수는 29일 다른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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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FM <김미화의 여러분> 화면 캡처 ⓒ CBS FM <김미화의 여러분>



황 교수는 22일, <김미화의여러분>에 출연해 "(중략)교생실습을 성실하게 간 것은 아니고요. 교생 실습을 한번 갔다고 쇼를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일이죠"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황상민 교수는 이와함께 '(김연아 선수의) 부모와 학교가 선생이 되려는 (중략) 김연아에게 뭔가 잘못 가르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방송 중에 했다. 또 고려대 졸업 필수과정인 교생실습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김연아) 스타라고 자격증 이런 것 다 수집하려 한다'고 폄훼했다.


22일, <김미화의여러분> 황상민 교수 <심리추리> 인터뷰 전문

하지만 취재결과, 황상민 교수의 관련 발언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김연아 선수는 4주의 교생 실습에 빠짐없이 임하고 있었고, 관련 교생실습은 '자격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닌', 졸업 필수 과정의 하나로 진행 중이었다.

이런 사실이 확인된 후, <김미화의 여러분>은 28일, 진행자 김미화를 통해 방송에서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연아 선수가 교생실습을 불성실하게 받거나, 특혜를 받은 것처럼 표현한 것, 당연히 문제죠. 전달하려는 논지가 옳다고 불명확한 사실에 기반 한 게 용인될 수는 없을 겁니다. 청취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황상민 교수는 다음날인 29일, 사과의 뜻을 전한 김미화씨와 다른 주장을 했다. '불명확한 사실에 기반'한 부분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나 해명은 없었다. 방송에서 '달을 보라고 손가락질을 했는데, 그 손가락질을 본인들에게 하는 삿대질로 생각'했다고 표현했다.

"아. 마음의 상처 입으신 분들이 있대요? 그분들은 저가 달을 보라고 손가락질을 했는데, 그 손가락질을 본인들에게 하는 삿대질로 생각하셨군요? (김미화: 뭐 그렇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그분들한테 저가 진짜 죄송하다고 그래야겠네요. 그런 분들은 저가 쓴 책 XXXX XXXX를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방송 다음날인 30일 오후, 김연아 선수(측)은 법률소송 대리인인 이상훈(법무법인 지안) 변호사를 통해 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인 란에는 '김연아'라고 적시했다. 7일 기자는 이상훈 변호사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번 소송의 취지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선수 입장은 참는 것, 진정성 있는 사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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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왕 김연아 선수 ⓒ 곽진성



이상훈 변호사는 이번 소송의 목적이 '(황상민 교수가 말한) 교생실습 부분 허위사실을 바로 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연아 선수가 '교생실습에서 특혜나 받는 사람으로 매도당한 부분'에 대한 진정성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22일 문제의 방송 이후, (김연아 선수는) 29일 황상민 교수가 나와 사과해주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런 말이 없었다. '교생실습을 했던 선수를 특혜나 받는 사람'으로 매도한 부분에 대해 진정성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

이상훈 변호사는, 황상민 교수가 주장하는 '체육 특기자들의 대입 특혜 문제'에 대해, 논의의 방향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연아 선수 측이 원하는 것은 '(김연아 선수 관련한) 허위사실에 대한 정정과 사과'라고 말했다.

"체육 특기자들의 대입 특혜나 문제점에 대한 부분은 (김연아) 선수가 언급할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에 황상민 교수가 본질이라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 맞다, 틀리다의 입장이 아니다. 하지만 그 주장의 상당부분에 김연아 선수 이야기가 나왔고, 거기에 '교생 실습 부분'에 관한 허위사실이 있었다. 여기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상훈 변호사는 황상민 교수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다면 언제라도 소송을 취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기자가 진정성 있는 사과의 기준에 대해 묻자, 29일 <김미화의여러분> 방송에서 사과한 김미화씨처럼, '(자신의 주장이) 불명확한 사실에 기반한 것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소송은,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의 명예훼손과 관련한 첫 소송이다. 인터넷에서는 김연아 선수의 소송에 대해 찬반 양론이 나뉘어져 있다.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섣부른 고소'라는 반대여론과 '부정확한 사실에 기반한 명예훼손, 소송은 당연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이상훈 변호사는 '김연아 선수 입장은 기본적으로 참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공신력을 갖추어야하는 방송 칼럼과 라디오 방송 등에서 정확하지 않은 비난이 나오는 것에 대해, 정도가 심하다고 생각해 소송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선수의 기본 입장은 참는 것이었다. 하지만 공신력을 갖춰야하는 방송과 칼럼에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내용들이 자꾸 나왔다. 얼마 전 정희준 교수(동아대)의 2차례 칼럼도 선수에 대한 허위사실이 있었다. 법률 검토까지 했었지만, (선수는) 참았다. 하지만 최근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특히 황상민 교수가 방송에서 말한 '허위사실' 부분은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수, 회사, 변호사가 모여 상의 끝에 소송을 결정했다"

이상훈 변호사는 이번 김연아 측(선수)의 소송 목적이, 황상민 교수에게 '교생 실습에 대한 허위사실' 부분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는 것이라고 했다. 사과가 없다면, 소송 중단 없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CBS <김미화의여러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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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왕 김연아 선수 ⓒ 곽진성



한편 지난달 22일, 황상민 교수의 '김연아 교생실습은 쇼'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CBS FM <김미화의여러분>은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있다. 7일, 방송통신위원회 홍보팀 관계자는 "<김미화의여러분> 방송에 대해 민원이 접수됐고 심의에 돌입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김미화의여러분>에 대해 민원을 제기한 이는, 김연아 선수 측이 아니라 청취자들로 알려졌다. <김미화의여러분> 청취자들은, 황상민 교수가 출연한 22일, 29일 방송에서 '황상민 교수의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내용'을 지적하고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TV, 라디오 프로그램의 방송 내용에 문제가 있을 경우, '경고', '시청자에 대한 사과', '해당 관계자 징계'등의 법적 지도를 할 수 있는 위원회다.

이에 대해 김연아 측의 법률 소송 대리인인 이상훈 변호사는 "CBS <김미화의여러분> 프로그램의 경우, '잘못된 사실에 기반한 것에 대한 사과 방송'을 했기에 (김연아 선수 측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다. 지금 김연아 선수 측이 원하는 것은 황상민 교수의 진정성 어린 사과"라고 거듭 밝혔다.
#김연아 #황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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