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들, 여수의 밤에 취하다

현란한 거리공연에서 전시관 관람, K-팝 공연, 빅오쇼까지

등록 2012.07.02 10:33수정 2012.07.02 10:33
0
원고료로 응원
a

빅오쇼에서 물과 레이저가 합쳐진 모습이에요~ ⓒ 이슬비


여수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행사다. 우리 10대들 사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2012여수세계박람회는 일단 규모가 크고 이름 자체에 뭔가 있어 보인다. 그 때문에 우리 또래들 너도 나도 가보고 싶어한다. 게다가 초대형 아이돌이 대거 출연한다.

그래서 6월 23일 친구들이랑 여수세계박람회장에 갔다. 박람회장으로 가는 내내 마음이 한껏 들떴다. 여수박람회장에 도착한 나는 마치 시골 소녀라도 된 것처럼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리저리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건물의 모양까지도 신기했다. 나와 친구는 이리저리 사진 찍느라 바빴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보였다. 전 세계인들이 모이다 보니 사람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열기만큼이나 날씨도 더웠다. 금방 몸이 지쳐갔다. 덥고 힘들다고 느낄 때쯤이었다. 거리에서 화려한 퍼레이드 쇼가 펼쳐졌다. 10미터도 넘어 보이는 목각인형이 다가왔다. 그 인형이 사람처럼 걷고 두 눈도 깜박이며, 손발을 휘적거리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두 눈을 둥그렇게 뜨고 그 행렬을 보고 사진으로 찍다가 깜짝 놀랐다. 그 뒤에서 사람만 한 돌고래들이 공중을 날고 있었다. 마치 바다에서 헤엄을 치는 것 같았다. 푸른 고래들을 보니 더위가 싸악- 날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a

현대차전시관 앞에서 나를 농락한 댄스 로봇들!! ⓒ 이슬비


a

친구 나 동생친구 예슬 순으로 걸어오고 있어요 ~~ ⓒ 이슬비


화려한 옷을 입은 외국인들이 뒤를 따르고 있었다. 나의 두 눈이 더 반짝였다. 그 사람들의 옷차림이 내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었다. 느낌도 강렬하게 전해졌다. 공을 발로 굴리며 돌아다니는 여성도 보였다. 공이 남자 외국인보다도 더 컸는데도 잘 굴렸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거리 퍼레이드가 멋지고 화려했다.

퍼레이드를 보면서 친구와 나는 전시관을 찾아다녔다. 사람들이 많은 전시관은 들어갈 엄두를 못내고 조금만 기다려서 들어갈 수 있는 전시관을 찾아 다녔다. 전시관으로 들어가려고 기다리는 시간은 그다지 지루하지 않았다.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한 소규모 공연이 심심찮게 펼쳐졌다. 현대자동차관에서는 마술쇼를 볼 수 있었다. 미니 자동차 행렬도 재밌었다.

춤추는 댄스로봇도 흥미로웠다. 로봇이 음악에 맞춰 재밌게 춤을 추었다. 몸을 움직이는 게 자유자재였다. 나와 친구는 "신기해! 너무 신기해! 대박!"을 연발했다. 하지만 나중에 사실을 알고 충격이었다. 로봇 안에 사람이 들어있었다니, 로봇이 우리를 농락한 것 같았다. 그래도 재미는 있었다. 귀엽게 봐줄 만했다.


a

아랍 관람관에서 아랍 음식 시식 중이에요~! ⓒ 이슬비


a

친구와 한컷!>< ⓒ 이슬비


국제관에서는 여러 나라의 음식을 팔고 있었다. 우리는 가격이 조금 싼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보았다. 음식이 예쁘면서 맛있었다. 국제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나라는 아랍이었다. 그 나라 여성이 아랍어 인사법을 가르쳐 주었다. 아랍어로 내 이름을 써주기도 했다. 싱가포르관은 갖가지 자원을 재활용한 게 인상적이었다.

다른 국제관에서도 그 나라의 인사법을 배울 수 있었다. 특유의 춤과 노래도 볼 수 있었다. 태국관에서는 뮤지컬 공연을 했다. 중국관에도 가보고 싶었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다음으로 미뤘다.

a

싱가포르관 앞에서 친구와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어요. ⓒ 이슬비


a

동생과 동생 친구가 물건을 고르고 있네요~ ⓒ 이슬비


시간은 참 빨리 갔다. 수많은 전시관 가운데 몇 군데 가보고 거리공연 조금 봤을 뿐인데. 벌써 K-POP 공연시간이 다가왔다. 공연시간까지는 1시간도 더 남았지만 친구와 나는 공연장으로 향했다. 조금 일찍 가서 좋은 자리에서 보고 싶어서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이 공연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공연장은 사람들 천지였다. 공연관람은커녕 사람들이 지나다니기도 힘든 지경이었다.

순간 실망감이 컸다. 그렇다고 여기서 말 수는 없었다. 좀 더 좋은 자리를 찾아 친구랑 사람들 사이를 뚫고 다녔다. 우리는 사람들에 밀려다니다가 운좋게 무대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더 운이 좋았다고 생각되는 건 스피커도 가깝고 무대가 잘 보였다는 것이다. 나와 친구는 뜻하지 않은 쾌거에 너무나도 기뻤다. 우리는 그곳에서 목청껏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연을 즐겼다.

a

빅오쇼의 물의 신이에요!! ⓒ 이슬비


a

빅오쇼 멋있죠!?! ⓒ 이슬비


여수세계박람회는 K-POP 공연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더 재미있는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께서 강력히 추천하셨던 '빅오쇼'였다. 해상무대에서 펼쳐진 빅오쇼는 물 위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영상 뮤지컬이었다.

커다란 원에서 분수가 여러 모양으로 나오는데, 물을 흘려 스크린을 만들고 거기에다 레이저 영상을 쏴서 공연을 했다. 원형 안에 여러 형상들이 볼만 했다. 악마도, 요정도 모두 나와 바다의 중요성과 보존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빅오쇼는 화려했다. 기술도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최첨단이었다. 여수의 밤바다와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으며 관람객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정말 대단했다. K-팝의 열기가 빅오쇼로 그대로 옮겨졌다.

여수의 밤은 이렇게 아늑하면서 화려했다. 화려한 아이돌의 무대가 하이라이트라 생각했는데, 빅오쇼는 우리같은 학생들에게 바다환경 보존의 필요성과 함께 여수의 밤바다를 가슴 깊이 느끼게 해주었다. 한 마디로 멋진 무대였다. 여수에서 오래도록 남을 추억 하나를 만든 것 같아 뿌듯했다.

a

천장을 보세요! 물고기들이 움직여요~!! ⓒ 이슬비

덧붙이는 글 | ☞ 이슬비 기자는 광주 문정여자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슬비 기자는 광주 문정여자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여수엑스포 #여수세계박람회 #빅오쇼 #국제관 #여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단독] 윤석열 장모 "100억 잔고증명 위조, 또 있다" 법정 증언
  4. 4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5. 5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