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불법정치자금 강완묵 임실군수 무죄 취지

건설업자로부터 8400만 원 받은 혐의에 "차용금으로 봐야"

등록 2012.07.26 19:15수정 2012.07.2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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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선거를 앞두고 8400만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강완묵(53) 전북 임실군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

강완묵 군수는 2010년 6·2 지방선거 직전인 지난 5월 28일 선거자금 관리 담당자 B씨를 통해 군수로 당선되면 전북 임실군에 있는 국유지 임야를 불하해 주기로 하고 건설업자 C씨로부터 불법선거자금 84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B씨는 "개인적으로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C씨에게 돈을 빌린 것이고, 당시 강완묵 후보에게 보증을 부탁한 것으로 선거자금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인 전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2011년 12월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강완묵 임실군수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과 추징금 84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의 후보자로 출마한 피고인으로서는 법을 준수하며 공정한 선거를 치러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위와 같은 범행을 저지른 점, 피고인이 부정수수한 정치자금의 액수가 적지 않은 점, 피고인의 범행은 선거 및 정치자금과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의 입법취지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이를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먼저 적극적으로 정치자금을 요구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강완묵 군수는 "당시 당선이 유력한 상태였으므로 선거자금이 필요했다면 얼마든지 다른 방법으로 선거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고, B씨와의 인간적인 관계로 보증을 서 줬을 뿐이며, 설령 위 차용금 성격이 정치자금 명목이라 하더라도, B씨와 공모한 것이라고 볼 증거가 없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광주고법 전주제1형사부(재판장 김종근 부장판사)는 지난 3월 "B씨가 C씨로부터 빌린 것이라면 돈을 갚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전혀 발견할 수 없다"며 차용금이 아닌 불법정치자금으로 판단해 강완묵 군수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선거 직전에는 선거운도에 바빴을 것이므로 임실군수 후보자인 피고인이 B씨의 개인적인 채무를 보증하기 위해 임실에서 전주까지 가서 보증인으로 서명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고, 피고인의 선거운동을 담당했던 B씨가 받은 8400만 원 중 1100만 원이 피고인의 선거비용으로 사용됐는데, B씨가 개인적으로 돈을 차용하면서까지 피고인의 선거비용을 지출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6일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강완묵(53) 임실군수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8400만 원은 피고인의 선거자금 관리 담당자였던 B씨가 건설업자 C씨로부터 개인적으로 차용한 돈이 아니라, 피고인의 선거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한 돈이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비교적 객관적인 증거라 할 수 있는 건설업자 C씨와 피고인이 나눈 내화내용이 기재된 녹취록에 의하면 C씨는 피고인에게 '빌린 차용금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C씨는 검찰에서도 '변제기일이 다가오는데 돈이 마련되지 않아 B씨에게 대안을 요구했더니 B씨도 방법이 없다고 했다'고 진술하고, 녹취록에도 '이렇게 되면 강완묵이가 돈을 갚아버리잖아'라고 말하는 등 C씨가 돈을 증여의 취지로 피고인에게 기부한 것이 아니라 B씨가 돈을 차용했음을 전제로 한 진술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군수로 당선된 이후인 2010년 10월 C씨와 피고인 사이의 대화내용이 기재된 녹취록에 의하면, C씨는 피고인에게 차용금 문제 해결에 관한 말을 하고 있을 뿐, 돈을 받고서도 이 사건 임야의 불하를 해 주지 않는 이유를 따지거나 이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C씨가 임야의 불하 대가 내지는 정치자금으로 위 차용금 상당의 돈을 기부했다면 원칙적으로 반환을 요구할 리는 없을 것이고, 더욱이 임야의 불하가 불가능함이 확정되기 전이라면 그런 가능성은 거의 없을 터"라며 "그런데, C씨는 피고인에게 임야 불하 문제를 거론하지도 않고 그와 상관없이 차용금 변제 문제 해결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므로, 이를 두고 임야의 불하 대가 내지 정치자금 기부를 위해 돈을 주고받은 사람들 사이의 대화로 보는 것은 일반적인 경험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위와 같이 8400만 원이 임야의 불하 대가로서 뇌물이라거나 선거자금으로 기부된 것이라고 보기에는 이에 반대되는 자료가 많고, 오히려 B씨와 피고인이 선거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C씨를 통해 8400만 원을 차용했다고 볼 여지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렇다면 B씨와 피고인이 선거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C씨로부터 무이자로 차용함으로써 정치자금법에서 정한 금품의 무상대여로서 정치자금법이 금지하는 정치자금을 제공받는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금전 차용 명목에 불과하고 돈 자체를 기부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명이 됐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며 "그럼에도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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