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에 황금 다슬기 잡기, 재미 쏠쏠합니다

철원군 제6회 철원 화강 다슬기축제 개최, 축제 첫날부터 인파로 '북적'

등록 2012.08.03 16:55수정 2012.09.0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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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반 사람 반, 다슬기 잡는 데 여념이 없는 사람들. ⓒ 성낙선


강원도 철원의 화강이 '다슬기'를 잡는 사람들과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한낮 32도까지 오르는 뜨거운 햇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화강에서 열리는 다슬기 축제에 참가하러 온 사람들이 여름 더위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물가 다리 밑이나 나무 그늘이 있는 곳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다. 축제 첫날이고 평일인데도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예상 밖이다.

강변 풀장에서는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느라 정신이 없고, 강 안쪽에서는 어른과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 강바닥에서 다슬기를 잡는 데 몰두하고 있다. 다슬기를 잡는 사람들의 머리 위로 태양이 이글거린다. 다슬기를 잡기 위해서는 수면으로 허리를 90도 가까이 구부려야 한다. 그런 상태로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데, 꽤 오래 버틴다.


다슬기를 잡느라 더위를 잊고 있는 게 분명하다. 하긴 화강에 몸의 절반을 담그고 있는데 더위를 느낄 까닭이 없다. 화강을 흘러 내려가는 물이 꽤 차고 맑다. 다슬기를 잡다 허리가 아프면 아예 강바닥에 쪼그려 앉는다. 물은 그다지 깊지 않다. 주최 측에 따르면 날이 더워서인지 올해 화강을 찾은 사람들이 예년의 두 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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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겐 뭐니뭐니해도 풀장이 최고. ⓒ 성낙선


시원한 화강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족 축제'

철원군은 2일 '백골부대와 함께 하는 제6회 철원 화강 다슬기축제'를 개막했다. 철원군은 축제가 열리기 전, 올해 개최하는 축제를 지역을 대표하는 가족축제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행사 대부분을 '맞춤형 가족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사계절썰매장이나. 가족물놀이장 같은 시설을 추가로 설치하고, 아동 교육과 관련이 있는 프로그램을 상당수 보강했다. 축제는 5일(일)까지 열린다.

군부대와 함께 하는 축제라, 축제장으로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곳곳에 군인들이 서 있는 걸 볼 수 있다. 주차장 한쪽에 탱크 같은 장비들이 전시돼 있다. 축제장에서 마주하기에는 꽤 낯선 풍경이다. 하지만 이곳이 DMZ를 가까운 거리에 두고 있는 '접경지대'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그렇게 이상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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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어 맨손잡기 체험장.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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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다슬기 잡기 행사 중. ⓒ 성낙선


이 축제에서 제공하는 시설과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은 무료다. '송어잡기' '황금다슬기 잡기' '사계절 썰매장' 등을 제외하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놀이를 즐길 수 있다. 강변 풀장에서 물장구를 치거나, 화강에서 다슬기를 잡는 데는 아무 제약이 없다. 물론 화강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가로이 물놀이를 즐기는 것 역시 자유다. 물놀이장 이용 시간은 6시까지다.


'황금 다슬기 잡기'는 이 축제를 상징하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다. 지원자들이 축제 주최 측에서 마련한 특정 구역에서 황금칠을 한 다슬기를 잡는다. 진짜 황금으로 만든 다슬기를 찾는 게 아니어서 아쉬울 수도 있지만, 다슬기를 마음껏 잡을 수 있는 재미에 참가자들이 줄을 잇는다. 주최 측은 행사의 재미를 북돋우기 위해 행사장에 미리 다슬기를 '충분히' 뿌려둔다. 황금 다슬기를 찾은 사람에겐 소정의 상품권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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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게 머리를 맞대고 다슬기를 잡는 사람들.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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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화강, 징검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다슬기는 이 고장의 상징. 왼쪽 김화교 위로 거대한 다슬기 조형물이 보인다. ⓒ 성낙선


주차 공간과 휴식 공간이 부족한 문제는 미리 각오해야

다 좋은데 '그늘'이 부족한 게 아쉽다. 가족들이 맘 편히 앉아 쉴 수 있는 곳이 제한돼 있다. 주차 공간도 마찬가지다. 주말에는 축제 현장에서 조금 먼 곳에 차를 대는 것도 지혜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다 보니 생기는 문제 중에 하나다. 그늘막이나 텐트, 돗자리 등은 필수다. 주변에 물이 가득하지만 마실 물이 부족할 수도 있다. 약간의 음식과 음료수는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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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발 디딜 틈 없이 꽉 들어찬 텐트촌.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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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안에 담긴 다슬기. ⓒ 성낙선

다슬기 축제장에 왔으니, 철원에서 다슬기를 재료로 한 다양한 요리들은 맛보고 가는 것도 꽤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축제가 열리는 김화읍 학사1리에 '화강 다슬기음식 오대쌀밥 전문점'이 있다. 이 전문점은 다슬기를 재료로 다양한 메뉴들을 선보인다. 메뉴 중에 다슬기무침수육, 다슬기칼국수, 다슬기수제비, 다슬기죽, 다슬기편육, 다슬기 닭백숙 등이 있다.

다슬기는 담수패류 중 경제성이 가장 높은 수산자원이라고 한다. 간, 십이지장 등에 약리효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다슬기는 오염된 하천을 깨끗하게 정화해 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다슬기는 '다슬기'를 비롯해 '참다슬기' '곳체다슬기' '주름다슬기' 등 3속 9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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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입구, 주차 요원이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 성낙선

여름철에는 물놀이 사고가 빈발한다. 전국 곳곳에서 다슬기를 잡다 사고를 당했다는 뉴스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온 경우,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풀장에서는 뛰어다니지 말아야 한다. 화강에서는 무엇보다 부표 너머로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햇빛 아래 너무 오래 노출되는 것도 피해야 한다. 틈틈이 쉬어가면서 노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축제 주최 측도 안전에 꽤 신경을 쓰고 있다. 축제 장소로 쓰이는 화강은 보통 어른 무릎 높이밖에 안 되고, 깊은 곳이 어른 허리 높이 정도다. 하지만 주최 측은 곳곳에 안전 요원을 배치해 만일에 대비하고 있다. 안전한 축제를 위해 지역의 의용소방대, 소방서, 철원 군청 직원 등이 안전요원으로 나섰다. 주최 측은 안전요원 300명을 축제장 곳곳에 배치했다고 한다.
#다슬기축제 #철원 화강 #황금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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