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방송의 답은 '지역'에 있다

등록 2012.08.27 20:25수정 2012.08.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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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를 묶어 놓아 괴롭히거나 나무를 자꾸 두들겨 주라.' 대추나무에 대추를 많이 열리게 하려고 했던 선조들의 방법이 흥미롭다. 나무가 긴장하면서 본능적으로 대추를 많이 열어 자손을 번식시키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같은 이치로 전나무는 힘들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가장 화려한 꽃을 피운다. 미디어 빅뱅시대에 지역방송은 위기에 처해있다. 하지만 낙담할 필요는 없다. 지역방송은 더 큰 결실을 맺기 위해 단련의 과정을 겪고 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미디어 융합, 미디어 기업의 경영다각화, 복합 미디어 기업의 탄생, 네트워크 확장 등으로 대변된다. 미디어 융합의 특징이 서비스의 범위의 확대와 시장의 단일화라는 측면에서 지역방송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지역방송은 '지역성'에 더 집중해야 한다. 미디어 무한경쟁시대에 진입했지만 지역의 가치는 퇴색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방송은 지역 고유문화의 창달과 보급창구 역할을 한다. 특히 지방정부권력의 강화, 비판기능을 수행하면서 건전한 지방자치 문화 형성에 기여한다. 다양한 여론형성을 가능하게 해 민주주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지역방송의 균형 있는 성장은 지역 발전을 도모하고 나아가 전체 사회발전을 이룩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지역방송이 지역주민들에게 지역이기주의나 배타적 패쇄주의를 심어주지 않는 선에서 지역적 특성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이다.

'지역답다'라는 말은 방송이 지역과 친밀함을 의미한다. 뉴스 수용자는 수신자에서 이용자, 소비자에서 생비자, 반응자에서 참여자로 진화하고 있다. 2000년 방송법 개정으로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의 편성이 제도적으로 확립됐다. 대부분의 방송사들은 옴부즈맨 프로그램에 국한해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지역방송은 시청자 액세스권을 다각도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곧 지역사회의 뉴스가 되고 프로그램에 반영할 수 있는 소스가 된다. 또한 시민들의 지방방송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관심을 나아가 애정을 갖도록 유도한다.

지역 시민수와 지역경제 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역방송이 처한 어려움은 없어지지 않는다. 중앙집권화 현상에 따른 산업구조는 고질적인 한국사회의 문제로 해결이 쉽지 않다. 수도권 집중화만을 문제 삼지 말고 지역정보의 수도권 제공이라는 역발상을 해볼 필요가 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지역민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면 지역 정보의 타 지역 유통가능성을 열어 둘 수 있다. 시공간의 제약이 적은 스마트폰, DMB 등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할 수 있겠다. 지역 언론이 지역을 지키는 방법은 물리적 지역 개념을 탈피하고 심리적 지역 개념을 고려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지역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지역언론진흥회를 활성화하고 예산과 인력을 배정하는 다양한 지원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지방언론도 지역공동취재와 같은 방안을 채택해 책임 있는 경비절감에 나서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의 정착과 정치, 사회, 문화, 경제의 지역 분권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언론지역 언론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전제가 된다면 지역 방송의 역할은 지금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지역 방송은 더 이상 '위기' 라고 인식하는 것에 그쳐선 안 되다.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아 행동해야 한다. 앞으로 지역방송이 한국사회에 더 없이 중요하고 큰 열매로 영글길 기대한다.
#지역방송 #지역언론 #미디어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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