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 우람하고 누각 고풍스럽고

옛 고향집 마을 같은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

등록 2012.09.15 09:41수정 2012.09.1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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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과 개울이 어우러진 낙안읍성 민속마을 성곽길.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옮겨온 것 같다. ⓒ 이돈삼


성곽이 우람하고 누각이 고풍스럽다. 초가집도 정겹다. 그 사이로 휘어지는 고샅길이 구불구불하다. 돌담이 모나지도, 높지도 않다. 그 길을 따라 뉘엿뉘엿 걷는다.

돌담을 타고 오른 넝쿨이 온통 초록빛을 머금었다. 그 넝쿨에 수세미가 매달려 있다. 초가집 마당 감나무엔 감이 주렁주렁 걸렸다. 켜켜이 쌓인 초가지붕에선 마른 짚 냄새가 묻어난다. 토방과 마루도 정겹다. 세월의 더께가 살포시 내려앉아 있는 집 안마당도 한가롭다.


돌담 옆으로 물레방아 도는 모습이 고즈넉하다. 선조들의 그윽한 숨결이 배어있다. 쉼 없이 도는 물레방아 앞에서 발길이 오래 머문다. 햇살에 비친 물방울이 눈부시다. 아이들은 물고기를 따라 연못가를 돌고 있다. 내 마음도 덩달아 넉넉해진다. 흡사 오래 전 고향 마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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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집과 돌담, 넝쿨이 어우러진 고샅길이 고즈넉하다.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 안길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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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 민속마을 전경. 초가집에 실제 주민들이 살고 있다. ⓒ 이돈삼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온 것 같다. 사극 촬영장 같기도 하다. 실제 사극을 많이 찍었다. 드라마 '대장금'과 '장길산', '왕건', '어사 박문수'를 여기서 찍었다. 많은 관객을 불러모은 영화 '춘향뎐'과 '취화선', '태백산맥'도 이곳 배경을 활용했다.

그렇다고 마을이 민속촌이나 향토박물관은 아니다. 옛 모습을 재현해 놓은 전시용 집도 아니다. 안동 하회마을 같은 양반마을도 아니다. 우리 민초들이 살아왔던 옛날 그 모습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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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의 동문 낙풍루 모습. 누각과 성곽이 우람하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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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 성곽. 초가집이 즐비한 마을을 감싸고 있다. ⓒ 이돈삼


낙안읍성은 조선태조 6년(1397년) 토성으로 쌓았다. 왜구의 침략에 맞서려는 방어용이었다. 이 고장 출신 양혜공 김빈길 장군이 의병을 일으켜 주도했다. 이후 충민공 임경업 장군이 낙안군수로 부임해 현재의 석성으로 고쳤다. 인조 4년(1626년)이었다.

성곽의 높이가 4m 정도 된다. 너비도 3∼4m로 넓다. 총길이 1410m로 모두 이어져 있다. 동내리와 남내리, 서내리 등 3개 마을을 감싸고 있다. 성곽이 높지만 길이 넓어 누구라도 부담 없이 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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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 내 초가집. 토방과 마루가 전형적인 남부지방의 건축형태를 띠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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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집과 물레방아가 어우러진 낙안읍성 민속마을의 고샅길. 성곽길과 어우러져 아름답다. ⓒ 이돈삼


성 안엔 120세대 288명이 살고 있다. 집은 툇마루와 부엌, 토방을 갖추고 있다. 마을에 대장간과 장터, 서당, 우물터도 있다. 고을 수령의 숙소였던 내아와 손님을 맞던 객사도 오롯하다. 관가도 옛 모습 그대로다.

주말과 휴일엔 색다른 볼거리도 펼쳐진다. 수문장 교대식이 볼만하다. 옥사와 형틀체험은 아이들이 재미있어 한다. 소달구지를 타보는 것도 즐겁다. 쇠를 달궈 농기구를 만드는 대장간의 풀무질도 아이들을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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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의 수문장 교대식.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에 열리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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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안 연못가에서 아이들이 물고기를 살피고 있다. 낙안읍성 민속마을 풍경이다. ⓒ 이돈삼


마을 노인들이 새끼를 꼬고, 이것으로 짚신과 맷방석을 짜는 데도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언제라도 편안한 마을이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두런두런 얘기 나누며 걷기 좋은 마을이다.

먹을거리도 푸짐하다. 성내에 토속음식을 파는 난전이 펼쳐진다. 백반과 보리밥, 비빔밥, 국밥, 칼국수 등을 판다. 두부김치, 녹두빈대떡, 파전, 도토리묵, 더덕무침, 꼬막도 취급한다. 동동주는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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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산과 어우러진 낙안읍성 민속마을 풍경. 초가집과 구부러진 고샅길이 멋들어진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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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 민속마을 안길. 가족끼리 뉘엿뉘엿 돌아보면 마음 속까지 넉넉해진다. ⓒ 이돈삼

덧붙이는 글 | ☞ 낙안읍성민속마을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국도 승주나들목으로 나가 서평삼거리에서 857번지방도를 타고 죽학·금산·성북삼거리를 차례로 지나면 된다. 서해안고속국도를 이용할 경우 죽림나들목에서 연결되는 목포-광양간 남해고속국도를 타고 벌교나들목으로 나가 봉림교삼거리를 건너도 된다. 읍성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오후 6시30분 이후엔 받지 않는다.
· 문의 - 낙안읍성 민속마을 관리사무소 ☎061-749-3347


덧붙이는 글 ☞ 낙안읍성민속마을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국도 승주나들목으로 나가 서평삼거리에서 857번지방도를 타고 죽학·금산·성북삼거리를 차례로 지나면 된다. 서해안고속국도를 이용할 경우 죽림나들목에서 연결되는 목포-광양간 남해고속국도를 타고 벌교나들목으로 나가 봉림교삼거리를 건너도 된다. 읍성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오후 6시30분 이후엔 받지 않는다.
· 문의 - 낙안읍성 민속마을 관리사무소 ☎061-749-3347
#낙안읍성민속마을 #낙안읍성 #민속마을 #고샅길 #성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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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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