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최종길 유족 "유신의 부활 막아달라"

긴급좌담회서 호소..."박근혜 사과, 안 하느니만 못했다"

등록 2012.09.26 14:36수정 2012.09.2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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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성당에서 박정희 정권때 의문사 당한 고 장준하 선생 아들 장호권씨와 고 최종길 교수 아들 최광준씨가 참석한 가운데 '우리는 왜 유신의 부활을 반대하는가'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장준하, 최종길, 서도원, 도예종, 이수병, 송상진, 김용권, 우홍선, 하재완, 여정남 선생님이 꿈꾸고 만들려 했던 세상, 고루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길은 아직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국민 앞에 사죄하지 않는 유신 세력의 부활을 막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 길에 국민 여러분이 나서주시길 간곡히 호소합니다."

박정희 정권시절 '의문사'한 고 장준하 선생과 고 최종길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교수의 유족들이 박근혜 후보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장 선생의 장남 장호권씨와 최 교수의 아들 최광준 경희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26일 오전 서울시 중구 프란치스코성당에서 '우리는 왜 유신의 부활을 반대하는가'란 긴급대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인혁당 사건 피해자 송상진 선생의 아들 송철환씨도 함께할 예정이었으나 건강 악화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들은 지난 24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인혁당 사건 판결 관련 발언 등을 사과한 것은 "불완전한 사과"라고 평가했다.

"불행한 가족들 더 나오지 않도록... 올바른 판단해 달라"

"2007년 경선 때도 박근혜씨가 사과하겠다며 모친을 찾아왔다. 뭘 사과했는지 잘 모르겠다. 깊은 내용 없이 그냥 '사과하러 왔다' 하고선 갔다. 그것뿐이다. 그러고선 박근혜씨는 자기가 사과했다고 말한다(장호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려면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선후보로서 캠페인을 하는 시점에 하는 사과를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런 사과는 불완전한 사과다.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본다(최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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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준하 선생 아들 장호권씨와 고 최종길 교수 아들 최광준씨. ⓒ 권우성


장씨는 또 "'이 나라가 앞으로 제대로 존립할 수 있는가'를 두고 굉장히 중요한 시점에 놓였다"며 "다시는 (우리처럼) 불행한 가족들이 나오지 않게끔 (국민들이 이번 대선에서) 올바른 판단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아버지의 사건은 (군사독재 시절 일어난) 많은 사건 중에 하나"라며 과거 청산을 위한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를 독립 기구로 상시 운영하고, 충분한 권한을 부여할 것도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를 위해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역사정의실천연대와 유신잔재청산민주행동 등은 27일 오전 국회에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대통령 후보와 국회의원에게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박근혜 #장준하 #최종길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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