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윤실 "왕성교회 세습,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에 큰 실망"

등록 2012.10.08 17:31수정 2012.10.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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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교회(담임목사 길자연)가 끝내 세습을 택했다. 왕성교회는 지난 7일 공동의회를 통해 길자연 목사 아들 길요나 목사(과천왕성교회)를 후임목사로 결정했다. 투표결과는 참석교인 1530명 중 찬성 1035명, 반대 441명 무효 54명. 공동의회 재석 인원 2/3 이상이 찬성하여 후임목사 임명안이 통과되었다. 왕성교회 당회는 이에 앞서 지난 달 9월 27일 출석 당회원 99명 중 85명이 찬성하고 12명이 반대해 세습 안건을 통과시켰다. 

 

왕성교회가 공동의회를 통해 길요나 목사 후임을 최종 결의하자 그 동안 목회자 세습 반대 운동을 펼쳤던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8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이 한국 교회를 뿌리에서부터 흔들고 있는 개 교회주의, 목회자의 권위주의, 교회 성장주의 등이 빚어낸 총체적인 결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기윤실은 이어 "왕성교회의 세습 결정은 특별히 개교회주의의 전형을 보여준 사건으로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에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면서 "감리교의 세습방지법이 제정된 지 불과 1~2주 사이에 당회와 공동의회를 통해 세습을 통과시킨 왕성교회의 결정은 한국교회의 대 사회적 인식을 고려하지 않은 우리교회만 잘 되면 된다는 개교회주의의 극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달 25일 기독교대한감리회(임시감독회장 김기태 목사)는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감리교 제29회 총회 임시입법의회를 열고 교회 세습을 금지하는 내용의 장정(감리교 교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390명이 무기명 비밀 투표에 참여해 찬성 245명, 반대 138명, 무효·기권 7명이 나왔다. 감리교의 목회세습 반대 결의는 한국개신교 130년 역사에 한 획을 긋는 것으로 평가됐었다.

 

그런데 신자 수 1만 명을 자랑하는 왕성교회가 비록 교단을 달라도(왕성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안팎의 요구를 거부하고 세습을 택한 것이다.

 

기윤실은 또 "왕성교회의 세습 결정은 다시금 한 교회의 결정을 한국교회가 막지 못하는 병폐를 보여주고 있다"고 탄식했다. 이어 "한국교회에 '세습방지법'과 같은 특효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교회가 교단을 탈퇴해서라도 세습을 강행할 수 있다. 그러나 교단의 헌법이 세습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면 공교회적으로는 규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한국개신교 각 교단에게 세습방지법을 제정을 촉구했다.

 

기윤실은 이어 "각 교단에서 '세습방지법'이 통과되도록 적극적으로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세습방지 운동을 계속이어 갈 것임을 천명했다. 마지막으로 "이(세습방지법)를 통해 교회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대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마련되도록 노력해갈 것"이라며 세습방지야 말로 한국교회가 교회다운 모습을 개혁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2012.10.08 17:31 ⓒ 2012 OhmyNews
#왕성교회 #교회세습 #기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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