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세습반대 운동 '닻' 올렸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출범... "북한 3대세습·재벌세습처럼 교회세습도 이기적 탐욕"

등록 2012.11.06 11:11수정 2012.11.06 11:11
0
원고료로 응원
a

지난 2일 명동 청어람에서 열린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출범 기자회견 모습. ⓒ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바랐던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만난다고 합니다. 두 사람의 만남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진보와 우리 사회를 지금보다는 더 나은 나라로 만들어가는 것이기르르 간절히 바랍니다. 아무튼 막혔던 가슴 한 켠이 뚫렸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가슴 한 켠이 뚫리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제 직업이 목사인지라, 누구를 만나면 낯부끄러워 '난 목사요'라고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지금 한국개신교는 '개독교'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아들 또는 사위에게 교회를 물려주는 '교회세습'입니다. 얼마나 감리교가 목회세습을 법으로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왕성교회(길자연목사)가 아들에게 세습했습니다.

기독시민단체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출범

성경 어디에도 없는 교회세습이 버젓이 자행되는 모습을 보면서 통탄했고, 가슴 한쪽이 막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기독시민단체들이 교회세습반대을 위한 단체를 구성했습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기독교윤리실천운동·바른교회아카데미가 함께 연대해 구성한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공동대표 : 김동호 백종국 오세택)가 지난 2일 공식출범했습니다.

이들은 "교회세습은 권력화 된 한국교회의 정형화된 모습으로 교회갱신을 위해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라며 "또한 최근 들어 교회 세습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사회적인 관심이 증대되면서 교회 신뢰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교회세습이 교회 신뢰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한 것이지요.

그러면서 "교회세습방지는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증진을 위해 꼭 필요한 운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이어 "각 교단마다 세습금지를 위한 입법운동을 목표로 세습인식여론조사·세습단행본 출간·정기포럼·세습 반대 서명 및 서약운동·사회와 교회의 여론형성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겠다"며 구체적인 운동방법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출범선언문에서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현재 한국 교회에 만연한 담임목사직 세습 관행의 중단을 위해 분연히 일어섰다"며 결의를 다졌습니다. 그러면서 "부와 명예와 권력이 동반되는 담임목사직을 그 자녀 또는 자녀의 배우자에게 세습하는 행위는 아무리 그럴듯한 명분으로 포장하더라도 안으로는 교회의 성경적 정체성을 파괴하고, 밖으로는 교회의 선교적 사명을 방해하는 크나큰 사회적 일탈행위에 불과하다"고 교회세습을 시도하는 세력에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이들이 교회세습을 강하게 질타한 이유는 "성경적 공교회 정신에 근거할 때 교회 세습은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는 것에 근거했습니다. 특히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의 민주적 참여를 배제한 채 일부 특권층이 독단적으로 교묘하게 진행하는 교회 세습은 성령의 역사라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는 수십 년을 담임한 목사가 아들이나 사위에게 교회를 물려주려고 결정하면 당회가 이를 거부할 수 없고, 당회 결정을 공동의회가 받아들 수밖에 없는데도 이를 절차를 밟았다고 세습을 정당화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비판입니다.

교회 세습, 북한 3대 세습-재벌 세습과 같은 것

특히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교회 세습은 세상의 조롱거리가 된지 오래"라고 지적한 후, "북한의 3대 세습과 재벌의 편법 세습과 마찬가지로 교회 세습의 요체가 자기 자신과 자녀 그리고 자기 조직만의 안정과 유지를 위한 이기적인 탐욕이라는 것은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지적했습니다. 교회세습을 북한 김일성왕조 세습, 재벌세습과 버금가는 것으로 규정한 것입니다.

이들은 또 "교회 공동체는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의 모범을 따라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 마땅히 누릴 기득권조차도 스스로 포기하는 초월적 도덕성을 드러내야 한다"고 촉구한 후, "세속에서도 납득하지 못하는 세습을 탐하는 것은 복음의 증인의 자세가 아니다. 입으로는 복음을 전하면서 삶으로는 복음의 정신을 위반하는 위선적 전도에 설득될 사람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교회세습반대 운동이 불길처럼 타올라 다시는 아들과 사위에게 교회를 세습하는 교회가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교회세습반대연대운동이 밝힌 향후 계획을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교회세습반대연대운동 향후계획
[연구조사운동]
1. 세습인식 여론조사 : 목회자와 성도,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세습에 대한 인식 여론조사
2. 세습단행본 출간 : 기존 세습관련 자료 및 신규 필진 위촉을 통해 자료집 또는 단행본 출간
[교육홍보운동]
3. 세습반대운동 팜플렛 제작 : 세습단행본이 조금은 학문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을 다룬다면 일반 성도를 대상으로 홍보용으로 세습반대운동 팜플렛을 제작해 전국교회에 배포
4. 교회세습반대 월례/지역/교단포럼 : 교회세습반대운동의 확산을 위해 정기적인 월례포럼을 진행하고, 지역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광역단위로 진행되도록 한다.
[캠페인/이슈파이팅운동]
5. 세습실태조사 : 세습이 중대형교회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고 하지만, 실태조사는 전무한 상태이기에 실태조사 및 세습유형에 대한 실증적인 조사필요
6. 교회정관 개정운동(세습금지 조항추가) : 교회정관이 있는 교회들을 대상으로 교회정관에 세습금지 내용을 넣어 개정하는 운동 전개하고, 교회리스트 공개
7. 세습반대서명 및 서약운동 : 일반 성도를 대상으로 하는 것 외에 목회자 2세들을 대상으로 "나는 교회세습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서명받기
8. 개 교회 세습 대응 이슈파이팅 :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교회세습에 대한 상담 및 대응운동 전개
[입법운동]
9. 세습방지법 입법운동 : 주요교단들 중 소통가능 한 노회를 대상으로 2013년 봄노회에서 '세습방지법' 헌의안이 의결되고, 실제 가을 총회에서 통과되도록 운동 전개

#교회세습 #교회세습반대운동 #한국개신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단독] 윤석열 장모 "100억 잔고증명 위조, 또 있다" 법정 증언
  4. 4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5. 5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