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세계도자비엔날레 둘러싸고 갈등

가을 개최 확정... 여주도예인 '축제는 봄에' 서명 돌입

등록 2012.12.11 21:22수정 2012.12.11 21:22
0
원고료로 응원
a

세계도자비엔날레와 여주도자기축제가 열리는 여주 도자세상 ⓒ 이장호


경기도가 주최하고 한국도자재단이 주관하는 2013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의 가을 개최가 확정되면서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의 한 축인 여주군 도예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여주군 도예계를 대표하는 여주도자기사업협동조합(이사장 김종성)은 수차례 한국도자재단과 여주군에 지역축제 개최시기 변경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긴급 조합 이사회소집해 '2013년도 여주도자기축제는 올해처럼 봄에 개최할 수 있도록 예산지원을 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여주군에 제출키로 의결했다.


이후 여주도자기사업협동조합(이하 여주도자기조합)은 여주군의 도자기 관련 단체 관계자들과 연석회의를 열었으며 8일부터 '2013년 봄에 여주도자기축제 개최'를 위한 서명에 들어갔으며, 지역의 10개 단체가 동참했다고 밝혔다.

a

여주도자기축제 전시판매장 ⓒ 이장호


여주도자기조합 김종성 이사장은 "20년 이상 축제를 경험해 본 결과 봄 축제는 작품 등 고가 작품의 매출이 많고 가을 축제는 저가의 화분 등 소품 위주로 판매가 이루어지는 등 매출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내년 봄의 축제를 겨냥하고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도예인들에게 봄이냐 가을이냐는 개최 시기는 생계가 달린 중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여주 지역 도예계가 내년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이하 비엔날레)와 여주도자기축제의 개최시기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는 것은 비엔날레와 지역 도자기축제의 연동성 때문이다.

a

물레로 성형한 도자기 ⓒ 이장호


지난 2001년부터 격년제로 개최되는 비엔날레는 경기도가 출연한 한국도자재단의 표현대로 도자 분야 최고의 국제행사로, 경기도 이천과 광주·여주를 세계도자의 중심지설 성장·발전시키는 동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2001년 이후 비엔날레가 열리는 해에는 이천과 광주·여주의 지역 도자기축제도 관례처럼 같은 기간에 개최하여 왔다.

이런 관례대로라면 2013년 9월 28일부터 11월 17일까지 51일간 열리게 되는 것으로 예정된 일곱 번째 비엔날레 기간에 이천과 광주, 여주의 도자기축제도 개최하게 된다.


국제적인 도자기 행사인 비엔날레와 같은 기간에 개최하는 것에 대해 여주 도예계가 발끈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김종성 이사장의 말처럼 '개최 시기는 생계가 달린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즉, 비엔날레 기간에 지역 도자기축제를 개최하는 것이 관례처럼 여겨지고 있는 현실이지만, 도예인들의 작품판매에 지역 도자기축제가 큰 역할을 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개최 시기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

a

여주도자기축제의 물레 체험 ⓒ 이장호


여주도예인들은 8일부터 시작된 이번 서명을 12일 저녁에 취합한 후 여주군과 여주군의회, 한국도자재단 등에 전달할 예정이며, 여주도자기조합은 예산지원이 없어도 내년 봄에 여주도자기축제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여주 도예계의 이런 주장에 대해 여주군 관계자는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도 산하 재단이 주관하는) 비엔날레와 같은 기간에 축제를 한다면 예산을 지원할 수 있지만 봄에 축제를 한다면 본인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도자재단 관계자는 "한국도자재단에서는 해당 시·군에서 축제 개최시기를 자율적으로 정하면 강제적으로 이를 제지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a

여주도자기축제의 도자기 작품 경매 ⓒ 이장호


그러나, 도자분야의 국제적인 행사인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를 앞두고 벌어지는 이런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 도예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중요한 것은 개최시기가 아니라 특산품 축제인 여주도자기축제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우리 도자문화의 세계적인 확산"이라며 내년도 세계도자비엔날레를 두고 불거진 한국도자재단과 지역 도예인의 갈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 인사는 "재단이 가을로 시기를 변경한 것이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축제가 가을에 개최할 경우 흥행에서 성공한 사례와 경제적으로 이득이 많았다는 정부관계부처의 조사결과를 반박한 생각은 없다"며 "논리를 강조하는 한국도자재단이나 과거의 행사경험을 강조하는 지역 도예인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지역축제와 비엔날레의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인터넷 여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여주군 #도자기축제 #한국도자재단 #비엔날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경기도 여주에서 지역신문 일을 하는 시골기자 입니다. 지역의 사람과 역사, 문화에 대해 탐구하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이런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단독] 윤석열 장모 "100억 잔고증명 위조, 또 있다" 법정 증언
  4. 4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5. 5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