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쏘아올린 것, '물체'일까 '위성'일까

[해설] 지구궤도 한바퀴 돌아 신호 보내와야 완전 성공... 며칠 지켜봐야

등록 2012.12.12 22:27수정 2012.12.1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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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쏘아 올린 우주 발사체가 한국 시각으로 12일 오후 6시 무렵 아프리카 대륙을 지나 남대서양 위 궤도를 돌고 있다. ⓒ 구글


북한이 12일 오전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운반로케트 '은하 3호'를 통한 '광명성 3호' 2호기 위성의 발사가 성공했으며 위성은 예정된 궤도에 진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와 관련 미국 북미항공우주 방위사령부(NORAD)는 12일 "북한이 쏘아 올린 '물체'가 미사일경보시스템으로 감지해 추적한 결과,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했다"고 확인했다. 미 뉴스전문 채널인 CNN도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빌러 "북한이 로켓의 모든 단계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통상적으로 '로켓의 모든 단계를 마쳤다'는 것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능력과 인공위성 발사 능력을 갖춘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위성 발사 성공"이라고 말했고, 미국은 "북한이 쏘아올린 물체가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우주로 쏘아올려 궤도 진입에 성공시킨 것은 '물체'일까, '위성'일까.

만약 북한의 주장대로 위성이라면 북한은 세계에서 열 번째로 '우주클럽(Space Club)'에 이름을 올린 나라가 된다. 우주클럽은 제나라 영토에서, 제나라 기술로 인공위성 및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나라를 일컫는 말이다. 2012년 11월 현재 우주클럽에는 러시아·미국·프랑스·일본·중국·영국·인도·이스라엘·이란 등 모두 9개 나라가 포함돼 있다.

북 "실용 목적 관측위성 발사"... 남 "사실상 ICBM 발사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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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2일 오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장거리 로켓 '은하3호'를 발사했다. 사진은 지난 2009년 광명성 2호 발사모습. ⓒ 연합뉴스


그동안 한국과 북한, 브라질이 열 번째 우주클럽 나라가 되기 위해서 피 말리는 경쟁을 해왔다. 한국이 나로호 발사 성공에 전력을 기울인 것도 보이지 않는 이 '우주전쟁'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우주기술 수준은 인공위성 및 우주선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위성체 기술과 이들을 쏘아올릴 수 있는 발사체(로켓) 기술로 평가한다. 이를 기준으로 A·B·C·D 네 그룹으로 분류하는데 A그룹이 우주클럽에 속한다. 인공위성 개발과 로켓 발사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 캐나다·독일·이탈리아 등과 B그룹에 속한다. 로켓 발사 기술은 부족하지만 인공위성 개발 기술은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이 나로호 발사에 러시아 로켓 추진체에 의존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C그룹은 부분적으로 인공위성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일부 로켓 발사 기술을 보유한 나라들이 속해 있다. 브라질·오스트리아·덴마크 등이 이 그룹에 속한다. D그룹은 인도네시아나 호주·대만처럼 우주개발에 착수한 나라들이 속해 있다.

북한은 12일 쏘아올린 것이 "실용을 목적으로 한 관측위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은 이를 "사실상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이라고 규정했다. '탄도 미사일'이라면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 된다. 이미 한국은 미국과 공조해 유엔 안보리에서 이 문제를 다루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나 북한 주장대로 12일 쏘아올린 것이 '위성'이라면, 또 그 발사체가 '위성 발사를 위한 로켓'이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모든 나라는 평화적으로 우주를 이용할 권리가 있고 북한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12일 열린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국정원이 "사실상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이라고 규정하면서도 "(북한이 쏘아 올린 것이) 통신위성인지, 첩보위성 또는 관측위성인지 아직 정확하게 확인해줄 수 없다"며 "그렇지만 북한의 발표대로 관측위성일 가능성도 있다는 게 국정원의 입장"이라고 밝힌 점은 심상치 않다. 만약 위성으로 국제사회가 공인했을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서 신호 보내와야 '궤도 진입 성공'

그렇다면 북한이 쏘아올린 것이 '물체'인지 '위성'인지 가늠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인공위성이 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했는지 여부는 인공위성에서 지상으로 신호를 보내올 때다. 특히 위성이 지구 궤도를 한 바퀴 돌아와 신호를 보내오면 위성이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그렇지만 신중한 전문가들은 약 3일 정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에게는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인공위성 발사 성공 여부를 확인해주는 유일한 기관은 미국 합동우주관제센터(JSpOC)다. 거의 모든 우주물체를 추적하고 있는 합동우주관제센터는 발견된 물체에 대해 일련 번호를 매긴다. 인공위성으로서 인정을 받으려면 합동우주관제센터로부터 일련 번호를 받아야 한다.

"북한이 쏘아 올린 물체가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미국 북미항공우주 방위사령부(NORAD)는 2005년 이 업무를 합동우주관제센터에 넘겨줬다.

북한이 쏘아올려 궤도 진입에 성공시킨 것이 '물체'든 '위성'이든 간에 국제적 논란이 되는 이유는 언제든 가공할 무기로 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57년 가장 먼저 우주로 날아간 러시아(구 소련)의 'R-7' 로켓은 핵폭탄 발사를 위한 장거리 미사일이었다. 1958년 두 번째로 우주로 날아간 미국의 '주피터 C'도, 1970년 중국이 발사한 '창정-1'도 미사일을 로켓으로 변용한 것이었다. 그래서 미사일과 로켓을 '성격이 전혀 다른 쌍둥이'이라고 부른다.

12일 북한이 쏘아올려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이 '물체'인지 '미사일'인지 '위성'인지를 두고 한국·북한·미국 간 논란이 뜨겁다. 어쩌면 이 논란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남북 관계의 현재 모습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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