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댄스 5년,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어요

[색다른 다이어트②] 봄바람이 가져다 준 춤바람

등록 2012.12.23 11:52수정 2012.12.2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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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이 많은 나는 여기저기 발을 잘 담가 보기 일쑤지만, 뭔가를 오랫동안 해 본 적은 별로 없다. 그런 내가 수년 동안 꾸준히 하고 있는 취미가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신바람 나는 스윙댄스! 스윙댄스가 없는 내 일상을 이제는 상상할 수도 없다. 나는 이 춤에 단단히 빠져있다.

봄바람이 가져다 준 춤바람!

5년 전쯤이었던가.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던 어느 날, 회사와 집을 오가는 일상에 지겨움을 느꼈던 나는 뭔가 재미있는 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는 일이라고는 고작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술을 마시고, 다음날 과음으로 인한 후유증에 허덕이는 게 전부였던 일상. 더 이상 술 마시고 취하는 즐거움 만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던 그때, 나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이 절실했다.

뭘 해야 이 지겨운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찰나, 문득 스윙댄스를 추고 있던 친구가 떠올랐다. 친구의 초대로 찾아갔던 스윙댄스 동호회 '졸업공연'. 참 신나 보였던 사람들과 음악이 바로 어제 본 장면처럼 생생하게 눈 앞에 펼쳐졌다. 그리고,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도 스윙댄스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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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댄스(swing dance)는 스윙음악에 맞춰 파트너와 함께 즐기는 춤이다. ⓒ 김현정


다행히(?)도 여전히 스윙댄스를 추고 있던 친구. 그 친구를 따라 나도 스윙댄스의 세계에 한 걸음 발을 들였다. 몸치였던 내가! 춤이라고는 학예회 수준의 공연도 잘 못 따라가던 내가! 어두운 클럽에서도 누가 볼까 부끄러워 깨작깨작 몸을 흔들던 내가!! 도대체 왜 새로운 즐거움으로 춤을 선택했는지는 두고두고 생각해봐도 알 수가 없다. 정말 운명처럼 어느 날 문득 그렇게 '스윙댄스'를 만났다.

스윙! 스윙! 스윙!

파트너의 손을 잡고 조심스레 한 발 할 발 스텝을 밟았던 첫 수업. 딱 5분이 지난 후에 후회가 몰려왔다. 아! 이렇게 재미있는 걸 왜 진작에 시작하지 않았을까!! 좀 더 빨리 만날 순 없었을까? 기대감을 갖고 시작하긴 했지만, 그 이상으로 너무 재미있었다. 내 인생은 스윙댄스를 추기 전과 추고 난 이후로 완벽하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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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나는 스윙댄스에 푹 빠졌어요! ⓒ 서정민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오는 수업을 기다리는 게 힘들었다. 운전을 하다가도 스텝을 밟고 싶어 발을 꿈틀거렸다. 횡단보도 앞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스텝 스텝, 양치질을 하러 갔다가도 스텝 스텝. 지하철 플랫폼에서도 틈만 나면 스텝을 밟았다.

안 쓰던 몸을 쓰다 보니 그렇지 않아도 몸치인 나는 정말 많이 헤맸다. 꼬이는 스텝과 균형을 잃고 흔들거리는 몸. 어색한 손짓과 부자연스러운 시선 처리. 하지만 그런 것들이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마음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았지만, 그것조차 너무 재미있었다. 잘 못하고 허둥거리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웃겨서 깔깔 웃고, 좀 잘 되는가 싶으면 좋아서 웃고, 새로운 동작을 배우면 신나서 웃었다. 그렇게 스윙댄스를 배우면서 웃음은 늘 내 곁에 있었다.

'스윙댄스'를 시작한 건, 내 인생에서 '참 잘한 선택' 중 하나였다. 그것은 정말 큰 활력소가 되어 내 일상에 날개를 달아 주었다. 나는 그 날개를 달고 나는 훨훨 날았다.

스윙! 스윙! 스윙!

'스윙댄스'와 함께 찾아온 즐거움

며칠 전, 오랜만에 친구는 내 몸의 자세가 바뀌었다고 했다. 학교 다닐 때 약간 구부정하게 캠퍼스를 거닐던 내 모습이 사라졌다는 것. 이건 내 스스로도 느끼고 있던 것인데, 아무래도 춤추는 자세를 교정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 몸의 안 좋은 습관이 어느 정도 사라진 것 같다. 이게 정말 가능한 건지, 또 다른 요인이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동안은 너무 열심히 췄던 탓인지 살도 빠졌다. 잘 입고 다니던 원피스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커지는 걸 경험했다. 야호! 하지만 아쉽게도 이건, '뒤풀이'의 부작용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뒤풀이'의 즐거움을 포기할 수 있다면 살도 조금 빠지지 않을까?

물론, 춤은 헬스나 요가 같이 운동을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다이어트'만을 위해서라면 다른 운동을 권하고 싶다. 하지만 몸 쓰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귀찮은 사람이라면, 이 춤을 권하고 싶다. 몸을 움직이는 일이 결코 피곤하고 귀찮은 일이 아니라는 걸 '춤'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단 한 번 춰보시라. 반드시 '스윙댄스'가 아니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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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국내 최대 스윙댄스 행사 'Campswingit' 무대에서 친구들과 함께한 스윙댄스 공연. ⓒ 강상민


생각하지 못했던 재미는 또 있었다. '스윙댄스' 파티가 열리는 곳을 찾아 다니며 파티복을 갖춰 입고, 평소에는 할 수 없는 과한 메이크업을 하면서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즐거움이 바로 그것!

스윙댄스가 활발하게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1920년대~40년대를 재현해보고자, 그 시대의 의상을 찾아 수많은 빈티지숍을 뒤진다. 때로는 직접 바늘을 들고 수선을 감행해보기도 한다. 많이 실패하지만 그것 또한 재미있는 일이다.

어느 날에는 엄마의 옷장 안에서 돈 주고도 사기 어려운 보물 같은 옷과 소품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이건 표현 불가능한 기쁨이다. 이렇게 춤을 통해서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를 만나는 일은 경험해볼수록 매력적인 것 같다. 책과 영화를 통해서 '보기'만 하던 오래된 문화를 체험해 보는 일. 그리고 그것을 통해 과거의 시간으로 가는 여행. 모든 여행이 그렇듯, 수십 번을 떠나도 지겨운 법이 없다.

'스윙댄스'를 통해서 '무대 위에 서고 싶은' 나의 로망도 실현시켰다. 동호회 파티, 영화제 거리 공연 등, 남들 앞에서 뽐낼 기회가 우연히 찾아왔는데, 나는 이때 망설이지 않고 덥석 그 기회를 물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무대'라고 부르기엔 작고 소박한 공간이지만 음악, 춤, 의상, 메이크업, 관객, 박수, 환호 등 나름 모든 것이 다 존재하는 '행복한 긴장감'이 있다.

그리고 지금도 몇몇 친구들과 함께 어딘가에서 공연을 펼치곤 한다. 이건 조금 열심히 즐긴다면 누구라도 할 수 있다. 몸치인 나도 해냈기 때문에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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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하이서울페스티벌 시민 참여 행사 '넌버벌 오픈콘테스트' 넌버벌 퍼포먼스 부분에 친구들과 함께 '스윙댄스'를 준비해 참가해 '봄짓상'을 수상했다 ⓒ 조성희


새 친구도 많이 생겼다. 한국 친구들은 물론이거니와, '스윙댄스'를 추는 여러 나라의 사람들을 하나, 둘 만나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스윙댄스' 행사는 전세계 여러 나라에서 일 년 내내 열리고 있다.

특히 서울이라는 도시는 원한다면 매일매일 '스윙댄스'를 출 수 있는 도시다. 그곳에서, 수많은 인연을 만났다. '춤'을 통해 만난 인연은 서로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치며 교감하기 때문인지, 유쾌한 음악에 몸을 맡기고 함께 땀 흘리는 덕분인지, 서로에게 조금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그 우정도 오래오래 이어지는 것 같다. 앞으로 만날 인연도 너무너무 기대가 된다.

예상하지 못했던 선물을 잔뜩 안겨준 스윙댄스. 또 어떤 즐거움을 나에게 가져다 줄까. 덕분에 지난 5년이 너무 행복했다. 봄바람이 가져다 준 춤바람. 그 바람은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고, 내 두 팔과 다리가 건강한 동안에는 계속해서 바람이 불 것 같다.

저와 함께 춤 추지 않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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