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다카키 마사오' 피켓 든 학생에 수갑 채워 연행

시민단체, "명백한 공권력 남용... 중단하라" 촉구

등록 2012.12.16 14:16수정 2012.12.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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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행각을 알리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던 학생을 선거법 위반혐의로 수갑을 채워 연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이 학생을 선거법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 아무개씨(26·카이스트 4년)는 지난 15일 오후 9시 30분 경 대전 둔산동 타임월드백화점 입구에서 '범국민 역사공부 캠페인, 일본 천황에게 혈서로 충성맹세!, 독립군 토벌한 만주국장교! 다카키 마사오, 그의 한국 이름은?'이라고 새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사복 경찰이 몰려와 김 씨의 신원을 물었다. 경찰은 김씨가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자 미란다원칙을 고지한 후 곧장 수갑을 채워 둔산 경찰서로 연행했다. 경찰은 16일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주군관학교 시절 다카기 마사오라는 창씨명(일본 이름)을 사용한 것을 알고 이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어 1인 시위를 벌이게 됐다"며 "특정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이 전혀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지역시민단체는 유권자의 평화로운 정치적 표현 행위를 선거법을 적용해 강제 연행한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연행과정에 수갑까지 채운 것은 명백한 공권력 남용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단순 의사 표시에 수갑... 공권력 남용"

박희인(39) 투표시간연장대전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선거법의 취지는 선거시기 유권자의 자유로운 정치 의사 표현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금권선거를 막자는 데 있다"며 "단순한 의사를 평화롭게 표시한 1인 시위자까지 선거법을 적용, 수갑까지 채워 현행범으로 연행한 것은 공권력 남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들을 위축시키려는 의도적 단속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둔산 경찰서 측은 "대전시선관위에 자문결과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답변해 현행범으로 연행한 것"이라며 "신분증 제시 요구에 응하지 않아 수갑을 채웠고, 공직선거법(선거법 90조)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행적을 알리는 일을 '피켓 문구의 특정표현이 특정후보를 연상할 수 있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박 집행위원장은 "선거법 90조는 모호함과 과도한 규제 범위로 인해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위헌적 조항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며 "모호한 선거법 규정을 근거로 무리하게 공권력 행사한 데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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