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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없는 힘은 폭력"...투표근 단련시킨 '드라마의 제왕'

[리뷰] 투표 의지 상승시키는 드라마 속 명대사 빛났다

12.12.19 10:46최종업데이트12.12.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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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방영한 SBS <드라마의 제왕> 한 장면 ⓒ SBS


SBS <드라마의 제왕> 속 SBC 드라마국 남운형 국장(권해효 분)은 오래전부터 앤서니 김(김명민 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과거 제국 프로덕션을 이끌었던 앤서니의 흥행불패신화는 인정하지만, 돈으로 뭐든 해결하려드는 앤서니 같은 사람은 드라마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없어져야할 인물로 간주한다.

조직 내에서 생기는 파벌에 관심 없고, 이성적인 냉철한 판단과 감성적 내공으로 시청률보다 드라마 내적 참신도와 완성도만 높게 따지는 남운형은 요즘 방송국에서 보기 드문 이성적인 드라마 국장이지만, 현재 드라마계를 이끄는 제국프로덕션 회장(박근형 분)의 아들이기도 하다.

제국 회장은 제국프로덕션 외에도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미디어 재벌이다. 그런데 남운형은 이미 20년 전 제국회장과 부자의 연을 끊은 지 오래다. 자신의 야망을 위해 부하 직원을 소모품처럼 다루는 냉혈한 아버지에게 진절머리가 난 남운형은 아버지를 떠나 스스로의 능력으로 방송국에서 인정받는 드라마PD로 성공하기 이른다.

그러나 <경성의 아침>을 제작 중인 앤서니를 횡령 혐의로 몰아넣으려는 제국 프로덕션 회장, 그러니까 아버지를 찾아간 자리에서 남운형은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그러나 바른 말 하기 좋아하는 성격인터라 늘 윗선의 미움을 받았던 남운형이 국장자리까지 오른 배경에는 다름 아닌 아버지 덕분이었다는 것. 이를 안 남운형은 큰 충격을 받고 끝내 드라마 국 국장 자리를 사임하고자 한다.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고, 오직 실력만으로 인재를 평가하는 남운형에게 정작 자신이 아버지의 빽으로 국장 자리에 오른 것은 스스로가 용납할 수 없는 수치였다. 그런데 남운형이 국장 자리를 사임하자마자 SBC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긴다.

현실에 일침 가한 드라마 속 한 마디, "이제 폭력의 시대는 끝나야 합니다"

SBS <드라마의 제왕> 출연진들이 18대 대선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 골든썸픽쳐스


호시탐탐 남운형의 자리를 노리던 김 부국장이 국장 대리로 승격되고, 오직 드라마국 국장 자리에만 관심 있었던 김 부국장은 자신에게 돌아온 기회를 굳건히 하기 위해 윗선이 좋아할 만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기에 이른다.

방송사의 수익 극대화를 첫 번째 목표로 내세운 김 부국장은 시청률을 기준으로 프로그램 존폐 여부에 대한 살생부를 작성,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에게 조기종영까지 강권하기에 이른다. 결국 이 소식을 들은 남운형이 사임하려는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방송국에 돌아온다. 그리고 오직 시청률 하나로 모든 프로그램의 운명을 재단하려는 이들에게 강하게 울부짖는다.

"힘없는 정의란 참 무기력하고 허망합니다. 그러나 정의 없는 힘은 그저 폭력일 뿐입니다. 이제 폭력의 시대는 끝나야 합니다. 폭력의 시대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됩니다."

불행히도, 현실 속 방송국들은 1년 내내 찬 겨울의 한파를 견뎌야 했다. 공정방송을 울부짖어 거리에 나섰던 MBC 아나운서와 PD들을 한동안 TV에서 볼 수 없었다. 그리고 MBC는 낮은 시청률을 빌미로, 예고도 없이 <놀러와>와 <엄마가 뭐길래> 등 각종 프로그램을 조기 종영 시켰다. 게다가 KBS는 프로그램 완성도적으로 호평 받았던 <드라마 스페셜>의 내년 예산을 올해 절반으로 삭감하기로 알려진 상태다.

정된 방송 분량도 시청률이 나오지 않으면 조기종영이 일반화된 현실에서, <드라마의 제왕>은 다소 미지근한 시청률임에도 불구, 2회 연장을 결정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더군다나 <드라마의 제왕>은 배우들과 전 스태프들의 원활한 대선 투표 참여를 위해 촬영을 하루 쉬기로 결정한 상태다. <드라마의 제왕> 주연 김명민이 극 중 월드 프로덕션 직원들과 함께 찍은 투표 독려 인증샷도 인터넷 상에서 활발히 유포되고 있다.

폭력의 시대를 끝내는 유일한 방법은 투표다. 단순히 대사로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촬영 분량 맞추기 빠듯한 사정에도 불구 투표를 위해 19일 통째로 쉬면서까지 소중한 한 표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드라마의 제왕>의 적극적인 투표 독려가 반갑다.

드라마의 제왕 대선 권해효 김명민 투표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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