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마산 아름다운 눈꽃 설경

등록 2012.12.31 09:05수정 2012.12.31 09:05
0
원고료로 응원
a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용마산(해발 348m) 정상부근 능선길에 나지막한 개나리나무 눈꽃 설경길이 펼쳐져 있다. ⓒ 박상봉


서울 도심지의 대표적인 겨울 산행지로 손꼽히는 용마산, 이곳은 아름다운 눈꽃 설경을 찾는 등산객들의 발걸음으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지난 30일 오전 9시께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에 있는 용마산을 찾았다. 최근에 함박눈이 내리면서 나무가지에 벚꽃 같은 눈꽃 장관을 연출하고 있는 가운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겨울날씨에도 시민들은 오전 시간부터 등산로를 찾았다. 용마산 초입에 있는 진입로는 형형색색의 등산복을 입은 가족·연인 등 등산객들로 가득 찼다.

서울 용마산은 해발 348m이며, 광진구와 중랑구 경계를 이룬다. 용마산 철철이 피는 기화요초와 각종 수목의 다양한 품새가 볼 만하고 산세는 험하지 않다. 주말이면 서울 수도권 등지에서 몰려든 산악인들로 붐비는 산이다. 이 산은 한양도성의 외사산 중 좌청용에 해당된다. 우백호는 덕향산, 남주작은 관악산 북현무는 북한산이다. 용마산은 그들과 함께 서울 근교의 5대 명산으로 불린다.

겨울 산행에는 등산화 바닥에 부착해 미끄러움을 방지하는 등산 장구인 '아이젠'(eisen) 착용이 필수다. 산을 오르기 위해 아이젠을 가져온 사람들은 등산화 밑에 아이젠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 눈에 띄었다. 용마산 진입로인 영화사 앞에서 산 정상까지는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용마산행은 아차산과 연계한 코스가 있다. 광진구 구의동에 있는 영화사를 기점으로 팔각정을 거쳐 아차산 정상에 오른 뒤 가파른 계단(목재난간지대)를 지나서 정상에 오른다. 일단 나는 아차산 정상길으로 방향 길을 잡았다. 

a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용마산(해발 348m) 정상부근 능선길에 야트막한 참나무 가지에 벚꽃 같은 눈꽃길이 펼쳐져 있다. ⓒ 박상봉


a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용마산(해발 348m) 정상부근 능선길에 야트막한 참나무 가지에 벚꽃 같은 눈꽃길이 펼쳐져 있다. ⓒ 박상봉


용마산 정상을 향하는 진입로부터 시작해 낙엽이 떨어져 앙상하게 남아 있는 야트막한 참나무와 개나리나무들 가지에 하얀게 눈 쌓이면서 등산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도 온통 하얀 눈에 뒤덮였다. 등산화 발바닥 아이젠이 눈 밟는 촉감을 느끼면서, 귀로는 "뽀드득"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새하얀 눈을 벗 삼아 걷는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졌다. 

한강바람 타고 능선으로 하얗게 눈이 쌓인 등산로 길은 오르막의 연속이다. 영하 떨어지는 겨울 날씨임에도 50m를 올라가자, 이마에서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능선을 따라 얼마나 걸었을까, 오른쪽으로 아차산 정상 능선이 눈앞에 들어온다. 지금 아차산 정상 아래를 걷고 있는 것이다. 아차산 정상(해발285m)에 도착했다.

아차산 정상에서 잠시 몸을 추스르고 이제는 용마산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아차산 정상 여기서 용마산 정상까지는 1킬로미터 남짓. 하지만 가파른 계단(목재난간지대)을 타고 올라야 하는 난코스다.

아차산 정상에서 가파른 계단(목재난간지대) 빙판길이라 난간에 의지해 정상에 올랐다. 조심 또 조심. 잔뜩 긴장하고 아찔한 순간의 연속으로 이어진다. 야간은 바튼 숨을 쉬면서 올라간다. 중간에 헬기장을 거쳐 20분쯤 올라가니 용마산 정상이 보인다. 

중간에 헬기장을 거쳐서 어느새 용마산 정상이라고 적힌 표지석이 한눈에 확 들어왔다. 용마산 정상에 1910년 6월 설치한 오석으로 된 삼각점 표지석이 설치돼 있다. 근데 이게 이상하다. 한면에 건설부, 서울시, 해놓고 다른 면에 1910년 6월이라고 써놨다.

눈꽃은 용마산(해발 348m) 정상부근에서 북쪽 망우산으로 이어지는 1.5km능선길 등산코스에 야트막한 노송나무들의 사이사이 마다 하얗게 밀가루를 뒤집어 쓴 것 같은 눈꽃이 펼쳐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a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용마산(해발 348m) 정상부근 능선길 야트막한 노송나무 사이사이 하얗게 밀가루를 뒤집어 쓴 것 같은 눈꽃이 펼쳐져 있다. ⓒ 박상봉


a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용마산(해발 348m) 정상부근 능선길 야트막한 노송나무 사이사이 하얗게 밀가루를 뒤집어 쓴 것 같은 눈꽃이 펼쳐져 있다. ⓒ 박상봉


용마산 정상에 서서 중랑구 일대를 조망한다. 동쪽 온달장군이 전사한 아차산성이 있고, 서편에 중랑천, 동편에 동구릉 조선태조 이성계의 무덤, 동구릉 밖으로는 왕이 묵었다는 왕숙천이 각각 한강으로 흐르고 있다. 북쪽 비탈면 등 능선 굽이굽이 이어진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고 도심지 곳곳에 빼곡하게 들어선 콘크리트 고층 아파트 건물들 펼쳐져 있다.

용마산 정상이라고 불리는 용마봉에서 배경으로 카메라로 인증사진을 찍어댔다. 이곳에 모여든 등산객들과 함께 보온병에 뜨거운 커피를 한잔 나눠 마시고 잠시 머물렀던 자리를 깨끗이 치웠다.

이제 정상에서 잠시 쉬었으니 북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용마산 정상부근에서 쌍탑길, 헬기장, 가파른 깔딱고개, 아치울마을갈림길, 동락천약수까지 안전하게 내려온 후 망우묘지공원쪽으로 길을 잡았다. 한 시간쯤 지나가니 즐비한 무덤들이 한눈에 가득 들어온다. 망우묘지공원, 중랑구 망우동과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 사이 망우산 일대 83m2의 공간에 조성된 묘지공원이다.

1933년 5월 27일부터 공동묘지로 사용되기 시작해서 1973년 3월까지 2만8500여 기의 분묘가 가득 찼다. 이장과 납골을 장려한 결과 2005년 9월 기준으로 1만7천41기의 묘가 남아있다. 한용운, 장덕수, 오세창, 서동일 등 독립운동가들과 방정환, 이중섭, 박인환 등 문인 예술가가 잠들어 있고 안창호 선생의 묘도 이장되기 전에는 이곳에 있었다. 그런데 장덕수와 한용운 선생 묘소 사이에서 눈길을 끈다. 

이어 죽산 조봉암 선생의 묘역,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로 제헌의원과 초대 농림부장관을 지냈으며, 농지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2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승만 박사에게 차점으로 패했을 정도로 강력한 카리스마의 소유자, 그러나 이른바 진보당 사건의 수괴로 1958년 사형당한 풍운의 정치인 5.2km의 산책로 곳곳에 놓인 독립운동가 15분의 연보비를 돌아보다가 또다시 조봉암이라는 이름에 눈길이 간다.

a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 망우묘지공원 방정환 문인 예술가와 조봉임 독립운동가들 묘비위에 하얗게 눈 쌓여있다. ⓒ 박상봉


a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 망우묘지공원 유상규,문명흰 등 독립운동가들 묘비위에 하얗게 눈 쌓여있다. ⓒ 박상봉


이제 망우묘지공원에서 둘레길(산책로) 따라 용마랜드를 거쳐서 지하철 7호선 상봉역으로 하산하는 것이다. 둘레길(산책로) 따라 용마랜드라는 곳까지 내려갔다. 용마랜드는 썰렁하고 을씨년스러운 기분이 되어야 했다. 중랑구청에서 경고문을 보니 사업자가 예정된 사업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아 사용권이 박탈된 상태라고 한다.

마치 영화빅에나오는 폐쇄된 놀이터 그 자체다. 마치 중랑구에 변변한 위락시설도 없는데, 이 시설을 어떻게라도 살려야 하는 것 아닌지, 2010년 지방선거 중랑구청장 후보도 공약을 했다는데, 그 공약은 언제 지켜질지 면적만 무려 16만제곱미터란다.

왕복 5시간 정도의 산행을 마무리했다. 이렇게 다섯시간 가량 용마산을 걷는 동안 때로는 숨이 차고 힘들어서 내가 짜증내고 한다. 그러나 산을 내려오면 가슴은 뻥 뚫리고 머릿속으로는 휭하니 바람이 붑다. 그런 저 산이 좋아서 감사해서 눈물이 찔끔 난다. 그래서 다음 산행을 계획한다.

a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 용마랜드 놀이터는 폐쇄, 중랑구청에서 경고문이 부착되어 있다. ⓒ 박상봉


a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 용마랜드 놀이터는 폐쇄되어 있다. ⓒ 박상봉


a

서울시 중랑구 용마산,망우산 문화재 안내도 ⓒ 박상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박상봉 기자는 원진비상대책위원회 정책실장과 사무처장역임,원진백서펴냄,원진녹색병원설립주역,현재 서울시민입니다.

AD

AD

인기기사

  1. 1 "고등학교부터 온라인 개학... 데이터 비용은 무료"
  2. 2 코로나가 끝이 아니다, 쓰레기 대란이 온다
  3. 3 '부부의 세계' 김희애에게 완벽히 당했다
  4. 4 "굶어죽으나 병들어죽으나..." 탑골공원 100m 줄 어쩌나
  5. 5 'n번방 사건' 만든 국회의원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