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언소주 광고중단압박... 조중동 업무방해 아냐"

조중동 광고주 기업에 광고중단압박한 언소주... 업무방해 유죄 파기환송

등록 2013.03.14 20:56수정 2013.03.14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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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 광고를 싣는 광고주 기업에 집단 항의전화 등으로 광고중단압박운동을 벌여 위협을 느낀 광고주가 광고를 중단토록 만든 것은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그러나 광고주들의 광고 중단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조중동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라"며 원심으로 돌려보냈다.

법원에 따르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2008년 3월경까지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취지로 보도하다가, 4월경부터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면서 소비를 장려하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조중동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 조치에 대한 정부 입장을 옹호하는 보도로 사실을 왜곡해 국민을 오도한다고 판단해 포털 다음 아고라 등에서 조중동에 대해 소비자불매운동을 벌이게 됐다. 실제로 2008년 5월부터 조중동 1면이나 전면광고 등 눈에 띄는 광고를 낸 기업을 상대로 항의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이후 조중동 광고중단압박운동이 광범위하게 효율적이고 항구적으로 진행돼야만 조중동의 보도태도 변경을 이끌어 내거나 폐간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 포털 다음에 '조중동폐간 국민캠페인'(이후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으로 명칭 변경) 카페가 만들어지게 됐다.

이 카페는 개설 이후 회원이 급증했고, 카페는 게시판에 조중동 광고주 명단 및 집중공략 광고주 명단을 올려 회원들이 광고주들에게 집단적으로 항의전화를 하거나, 광고주 기업 홈페이지에 항의 글을 남기는 등의 방법으로 광고 중단을 요구하도록 했다.

이에 검찰은 업무방해행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카페 개설자 이아무개씨 등 운영진 2명을 구속하고, 광고중단압박운동에 적극 가담한 회원 등 모두 24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기소된 회원의 직업은 학생·회사원·공중보건의·공무원 등 다양했다.

하지만 이들은 "광고주 기업에 전화를 거는 사람들은 개별 소비자들로서, 왜곡보도를 하는 언론에 광고를 싣는 것은 잘못됐다는 점을 설명하고, 계속 광고를 싣는 경우 광고주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며, 광고 중단을 요청하는 전화를 한 것이 전부"라며 "따라서 광고주 기업과의 관계에서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를 가지고 압박한 게 아니어서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신문사들의 광고주들에게 집단적으로 전화를 걸어 광고를 중단하도록 요구하는 등의 행위가 집단적 전화를 받게 된 광고주들 및 신문사들에 대해 형법 제314조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가 여부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이림 부장판사는 2009년 2월 카페 개설자 이아무개 대표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는 등 재판에 넘겨진 24명에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광고중단압박행위 가담 정도에 따라 징역형에 대한 집행유예·벌금형·벌금형 선고유예 등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업무방해의 피해자들인 광고주들은 당시 촛불집회와 조중동에 대한 항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하루에 수십수백 통의 전화를 받고 홈페이지에도 광고중단압박 내용의 항의 글이 게재되는 상황에 이르자 심한 압박감을 느끼게 됐다"며 "광고중단압박행위는 당시 사회 분위기에 비춰 사회통념상 허용 한도를 벗어나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족한 위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광고중단압박운동이 집단 전화걸기를 넘어서 광고중단 요구에 불응할 경우 더 강력한 방식으로 진행할 것 같은 겁박 등으로 일부 광고주들이 집단적인 항의전화 등에 시달린 나머지 자발적인 결정이 아니라 부득이 신문사들과의 광고계약을 취소 및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는 헌법상 보장되는 소비자보호운동의 자유·언론의 자유 그리고 결사의 자유를 벗어난 것으로서 법령이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이응세 부장판사)도 2009년 12월 광고주들에 대한 업무방해와 조중동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검찰의 공소사실 가운데 1심보다 더 많은 부분에서 무죄로 판단, 일부에게는 무죄를, 일부는 형량을 낮췄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3개 신문사의 언론보도 태도나 편집정책 변경을 목적으로 3개 신문사를 압박하기 위해 광고주들에게 광고중단을 요구하고 불응 시에는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내용의 항의전화를 집단적으로 하는 등 위력을 행사해 광고주들과 3개 신문사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서, 불만이 있는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고 볼 수 있는 광고주들에게 압박을 가해 그들의 의사결정권, 영업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로 인해 규모가 작은 영세업체나 전화로 판매 영업을 하는 업체 등의 경우는 항의전화로 인해 주문전화를 받지 못하거나 3개 신문사에 광고하지 못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고, 3개 신문사 역시 광고계약이 상당수 취소되는 등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고, 대법원 제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4일 포털 다음 카페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언소주)' 회원 24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조중동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먼저 광고주들에 대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는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벌인 소비자불매운동의 목적, 대상 기업의 선정경위, 소비자불매운동의 규모 및 영향력, 소비자불매운동의 실행 형태, 소비자불매운동의 기간, 대상 기업인 광고주들이 입은 불이익이나 피해의 정도 등을 고려해 집단적 항의전화나 홈페이지 항의 글 등의 방법으로 광고 중단을 압박한 행위를 위력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3개 신문사들에 대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판결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들이 광고주들에게 조중동에 광고 게재를 중단하도록 압박을 가한 행위가 광고주들과 광고계약의 당사자 지위에 있는 조중동에 대해서도 위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봐 조중동을 피해자로 한 검찰의 공소사실도 유죄로 인정했으나, 이는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업무방해죄의 위력은 원칙적으로 피해자에게 행사돼야 하고 제3자를 향한 위력의 행사는 예외적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위력 행사로 볼 수 있다"며 "피고인들의 행위로 신문사들이 실제 입은 불이익이나 피해의 정도, 그로 인해 영업활동이나 보도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될 만한 상황에 이르렀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해 살펴보지 않은 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의 대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판결은 소비자불매운동이 형법 제314조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에 관한 기준이 되는 법리를 제시한 판결이라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며 "나아가 소비자불매운동 등과 같이 헌법상 기본권의 행사로 보여 질 수 있는 행위가 어떤 기준으로 허용될 수 있는지, 어느 경우에 형법상 규율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도 선례적 지침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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