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을 기원하는 덕산 가얏골 사물놀이패의 지신밟기 놀이

등록 2013.03.21 10:43수정 2013.03.21 10:43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play

풍년을 기원하는 지신밟기놀이 덕산 가얏골 사물놀이패의 지신밟기놀이 장면 입니다. ⓒ 강미애


지인과 충남 예산 덕산면에 식사하러 갔다가 진귀한 풍경을 보았습니다. 갑자기 귀에 들리는 청아한 꽹과리 소리에 밖을 내다보았더니 풍물놀이패의 농악 한마당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정월대보름은 훨씬 지났지만, 농촌은 지금 봄 농사를 준비하는 계절로, 올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지신밟기 놀이를 하고 있었어요.


지신밟기는 정초에 일 년 동안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며 마을의 개별 가정을 돌며 축원하던 마을 공동체 의례 의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을의 집집을 돌며 지신을 밟아주면 터주가 흡족해하고 잡신을 물리쳐 주인에게 복을 가져다주며 농사에 풍년이 든다고 전해지네요.

일행을 맞이한 주인은 주안상을 한 상 차려오고 돈이나 음식으로 답례하는데, 기금은 마을 공동사업에 쓰인다고 합니다.

a

덕산 가얏골 사물놀이패 올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사물놀이패의 지신밟기 놀이입니다. ⓒ 강미애


식당 앞에서 장구, 북, 꽹과리 등 농악을 울리는 사람들은 서서히 자리를 옮겨 옆집에 있는 기름 방앗간으로 갑니다. 덩더꿍~ 짝짝 쾌지나 칭칭~ 신명 나게 장구를 치는 아주머니의 미소에 봄 햇살은 따스하고 힘차게 장구를 두드리는 사람의 발걸음이 가볍네요.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부모의 대를 이어 농사를 짓고 살았습니다. 봄에 씨앗을 뿌리고 땀 흘려 일하고 가을에 곡식을 수확하며 마을사람들끼리 품앗이로 돌아가며 일손을 돕고 협동 단결하고 살던 민족이었지요. 지신밟기 또한 마을 사람들과 서로 어울려 올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풍물놀이로, 아름다운 우리 민족의 정서가 담긴 전래놀이로 계승되야 합니다.

드디어 참 기름집 앞에서 농악 한판을 울리며 집 안을 기웃거리네요. 참기름 집으로 들어가려다 주인장이 없는지 잠시 머뭇거리며 돌아봅니다. 꽹과리를 치는 박응갑 교육단장님께서 신명 나게 꽹과리 한판을 더 두드리네요.


"문 여시오, 문 여시오, 주인장 문 여시요, 지나가는 나그네들이 복을 두둑이 몰고 왔시유~."

단장님의 문꽃놀이(복을 빌어주는 말)에 풍물놀이단들은 힘차게 장구와 북을 두드립니다.드디어 풍물단은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나는 기름 방앗간에 들어가서, 깨를 볶는 연기 속에서 기름집의 풍년을 기원하는 사물놀이 한판을 신명나게 이어갔습니다.

이분들은 덕산면 주민자치센터 풍물놀이단 회원으로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에 박응갑 단장님의 풍물놀이 가르침을 받고 있다고 하네요. 박응갑 선생님은 예산국악협회 단원으로서 괭과리를 맡고 계시며, 예산국악협회는 김정화 선생님을 단장으로 부여와 공주에서 해마다 열리는 백제문화제와 대흥 옛이야기 축제, 단오축제 외에 예산 지역의 중요 축제에 출연한다고 합니다.

주민자치센터 가얏골 풍물놀이 단장 박응갑님께서는 "깃발도 없고 제대로 갖추지는 않았지만 풍물놀이 학생들이 덕산을 순회하며 올해의 복을 기원하는 뜻에서 지신밟기를 진행했다"며 "현장 교육으로서의 가치가 있고, 미래의 예산 가얏골 풍물놀이단의 활약이 기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예산 가얏골 풍물놀이단 파이팅.
#지신밝기 #풍년을 기원함 #덕산 가얏골 사물놀이패 #장구 #꽹과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