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에 빠진 남편, 누가 좀 말려줘요

과도한 취미생활은 부부 갈등 원인... 배우자 입장 고려해야

등록 2013.05.23 17:09수정 2013.05.23 18:14
0
원고료로 응원
a

기혼남녀가 취미생활을 즐길 때에는 여러 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가장 염두에 둬야 할 대상은 바로 배우자다. 자칫 취미생활로 인해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 안기성


최근 캠핑에 푹 빠진 석호(40)씨. 6살, 7살짜리 두 아들과 매주 캠핑을 떠나 자연에서 뛰어놀며 진정한 아빠 육아를 실현하고 있다. 그러나 석호씨의 부인 지연(37)씨는 남편의 캠핑 사랑에 점점 지쳐간다. 캠핑 초기에는 싫지 않았다. '스칸디나비아 육아'가 대세라는데, 친환경적으로 아이와 함께 뛰어노는 시간이 많아 아이를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지연씨는 매주 주말마다 야외에서 먹고 자는 것이 피곤해지기 시작했고, 점점 고가의 캠핑 장비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남편은 물론 두 아이까지 가족 모두가 원하는 취미생활이지만, 지연씨의 불편한 마음을 계속 커지고 있다. 지연씨는 가족 모두의 행복을 위해 남편의 이 부담스러운 취미생활에 계속 동조해야 할까?

전문가들의 대답은 'NO'다. 아내가 힘들어하는 캠핑은 더는 이들 가정에 즐거운 취미생활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연씨에게 캠핑은 처음 몇 번은 괜찮고 좋은 것이었지만, 점점 강도가 심해지는 현재로선 극심한 스트레스다. 배우자의 과한 취미생활은 부부 사이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충분한 대화로 지혜로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취미는 휴식이 기본, 휴식 방해하는 취미는 독

취미는 여유다. 휴식하면서 행복한 휴식을 하고 싶을 때 취미를 갖는 것이다. 취미는 휴식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즐겨야 한다. 그러나 지나친 취미 생활은 가족에게 스트레스가 되고, 가족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결국은 취미를 즐기는 자기 자신에게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무리한 야외 활동 위주의 취미생활은 휴식을 방해하는 독이 될 수도 있다. 배우자가 환영하지 않는 야외 취미 활동이라면 배우자의 휴식마저 빼앗는 최악의 수다.

김미영 서울가정문제상담소 소장은 "무엇이든 과하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지연씨 가족은 두 아들과 함께 캠핑을 즐겼다. 그러나 과도한 취미 생활은 결국 지연씨를 지치게 했을 뿐이다. 취미는 휴식을 취하면서 좀 더 행복한 휴식을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다. 무리한 야외활동으로 취미가 휴식을 방해한다면 즐거운 취미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건강하지 못한 취미생활은 부부갈등 원인

기혼남녀가 취미생활을 즐길 때에는 여러 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가장 염두에 둬야 할 대상은 바로 배우자다. 자칫 취미생활로 인해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에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는 축구공 수집에 빠진 남편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의 주인공은 "남편이 축구공 수집에 빠졌다. 아이들이 공을 만지는 것도 싫어한다. 심지어 축구공을 수집하느라 아이들 적금도 깼다"며 배우자의 취미생활로 괴로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취미는 삶의 우선순위 중 1순위는 아니다. 어떤 사람은 수입이 얼마 안 되는데 취미생활을 영위하는데 가계경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지출하는데 중요한 것은 생활의 안정이다. 집 없는 사람은 집을 사야하고, 아이를 낳으려면 적금도 들어야 한다. 시간, 에너지, 돈이 남아서 하는 취미생활은 상관없지만, 기본적인 생활의 안정 없이 취미생활을 고집하는 것은 삶의 중요한 순서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무엇을 수집하는 취미는 강박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미영 소장은 "수집은 그 물건에 대해서 지나친 애착을 갖는 것이다. 그것이 강박증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축구공을 수집하는 사람은 수집한 축구공이 하나 없어지면 화를 낸다. 보통 사람은 축구공 하나가 없어졌다고 화를 내지 않는다. 이것은 건강한 취미생활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부부가 함께 다양한 취미 생활하는 것이 좋아

화목한 가정을 위해서라면 취미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를 가족을 위해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좋은 것은 부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갖는 것이다. 자전거 타기나 연극 관람 등 활동적이든 비활동적이든 부부가 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아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한 가지 취미에만 너무 몰두하기보다 다양한 취미를 부부가 함께 즐기는 것이 좋다. 한 가지 취미로 몇몇 사람들과 매주 집착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보다는, 다양한 취미로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부부가 올바르게 취미생활을 즐기는 방법이다.

특히 부부가 건강하고 행복한 취미를 함께 즐겨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녀의 미래 행복 때문이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하는 모든 것을 모방하며 학습한다. 엄마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서 취미생활에 몰두하는 아빠의 모습을 아이는 모델로 삼게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결혼해서도 똑같은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

김미영 소장은 "부모의 그릇된 관계는 아이가 자라서 건강한 배우자 관계를 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자녀에게 주는 최고의 유산은 금전적인 유산이 아니라 부부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육아전문지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베이비뉴스는 임신, 출산, 육아, 교육 전문 언론사입니다.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AD

AD

인기기사

  1. 1 부하에게 살해당한 연대장
  2. 2 연예인과 정치인이 무조건 찾는다는 사찰, 부산에 이런 곳이
  3. 3 "고소하니 합의하자고..." 어느 날 사라진 유튜버, 망가진 그의 삶
  4. 4 한국은 되고 유럽은 안 되는 이유, '가디언'의 적나라한 지적
  5. 5 "왜 진중권을 두둔하세요?" 제자의 당황스러운 공격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