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나오려 하나요? 남편과 함께 춤을 추세요

[서평] 신정현 PD의 <자연출산 보고서>... 자연출산의 모든 것 기록

등록 2013.07.03 10:01수정 2013.07.0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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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더북스

출산은 아프고 정말 괴로운 것일까. 최근 나온 책 <자연주의 출산보고서>는 이는 막연한 무지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밝히면서 산모가 뱃속 아이와 공명하면 출산의 진통이 엄습해도 아프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SBS 스페셜제작팀과 신정현 PD가 펴낸 1%의 선택, 행복한 출산권리 <자연주의 출산보고서>(2013년 7월, 마더북스)는 지난해 6월 24일 방송돼, 출산을 앞둔 산모와 가족들에게 반향을 일으킨 SBS스페셜 <아기, 어떻게 낳을까-자연주의 출산이야기>에 내용을 추가·첨삭해 책으로 엮었다.


먼저 이 책은 '당신은 당신만의 아름다운 출산을 꿈꿀 권리가 있다'라는 화두를 던진다. 출산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산모 자신을 위해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출산은 고통스럽고 치료를 받아야할 병이 아닌, 아이와 엄마 그리고 가족이 만나게 되는 아름답고 숭고한 과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출산은 단순히 아기가 나오는 기계적인 과정이 아니라, 여성의 마음이 담기고 정신이 지배하는 섬세한 순간이라는 것이다. 몸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정신이 함께하는 순간이기에 더 사려 깊은 지지와 응원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출산 환경에 병원이 등장한 것은 100년도 채 되지 않는다"

자연출산을 경험한 산모들이 실제 등장해 증언한 내용은 현실감을 더해준다. 첫째 아이를 병원에 낳고 둘째 아이를 가정출산 한 이정은씨는 산모들에게 잃어버린 권리를 찾으라고 말한다.

"출산이란 태아에게도 커다란 희열을 맛볼 수 있는 순간인데, 그런 순간이 고통이 되고 슬픔이 되니 뭔가 문제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좋고 편하다고 해도 병원은 병원이다. 산모는 아픈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 집은 마음대로 먹을 수 있고 움직일 수도 있는데 아무리 좋은 병원, 아무리 시설이 잘된 곳에 간다한들 병원이다. 이런 분위기는 산모나 아이에게 도움이 안 된다.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장소, 그게 바로 집이다."- 본문 중


이정은씨는 첫 아이를 제왕절개로 낳고, 둘째 아이를 자연출산했다. 대부분 첫 아이를 제왕절개로 낳으면 둘째 아이도 당연히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정은씨는 첫아이를 제왕절개한 후 둘째 아이를 집에서 자연출산을 했다. 이렇게 제왕절개로 첫아이를 낳은 후, 그 다음 아이를 자연분만으로 낳은 것을 브이백(VBAC, Vaginal birth after caesarean delivery)이라고 한다.

그럼 집에서 자연분만을 준비하면서 갑자기 진통이 올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자궁수축(진통)이 올 때 산모 몸의 긴장을 풀게 하고 뱃속 아이가 위치를 잘 잡아서 내려오게 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여러 방법 중 하나가 남편과 함께 춤을 추며 진통하기다.

산모는 서서 남편의 어깨에 양손을 올린다. 그 상태에서 온몸에 힘을 풀고 엉덩이를 살짝 뺀 채로 골반을 천천히 돌려준다. 이때 산모의 리듬을 찾아주기 위해 남편이나 주변 서포터들이 구령을 붙여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리듬에 맞춰 천천히 골반을 돌려주는 것이 좋다. 원하는 때에는 원하는 만큼 해주면 된다는 것이다.

지난 1977년 도시 의료보험제도가 첫 실시된 이후 지역 의료보험 확대돼 병원 문턱이 낮아졌고 산모의 병원출산을 부추겼다. 이전까지는 집에서 출산하는 것이 흔했고, 당연히 동네마다 조산원이 존재했다. 당시는 조산원도 사치라고 여겨, 대부분 집에서 아이를 출산했다는 것이다.

"출산환경에 병원이 등장한 것은 100년도 채 되지 않는다. 병원의 등장은 산모는 치료를 받아야하는 환자가 되고, 출산 과정에서의 진통 또한 치료해야 할 고통이 됐다. 출산에서 있을 수 있는 위험요소들이 신문, 방송, 인터넷, 의사의 입을 통해 산모와 가족들에게 전달됐다. 전체 산모들 중 5% 정도인 고위험군에 들지 않는 건강한 산모들조차 출산괴담에 불안에 한다. 의료보험의 등장과 병원의 존재가 '출산은 위험하고 까다로운 것'으로, ' 때문에 두려워해야하는 것'으로 출산이미지를 바꾸어 놓았다." - 본문 중

병원출산을 하면 대부분 무통주사를 맞는다. 그럼 무통주사는 출산을 편하게 하고 빠르게 순산을 완결 짓게 하는 마법의 약일까. 무통주사를 맞으면 오히려 진통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이다. 온전히 병원침대에 누워 진통을 참아내던 산모들에게 무통주사는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달콤한 유혹이다. 무통주사 주입으로 다리에 힘이 풀리고 침대에 더욱 몸을 의지한다. 무통주사와 침대는 산모의 진통을 더욱 길고 고통스럽게 만든 주범인지도 모른다.

아기 마음에 상처 주지 않는 것이 '안전한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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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출산의 고통을 함께한 내 아이. 아이를 보고 느낀 첫 감정은 '동병상련'이었다. 모성애가 아닌 바로 동병상련. ⓒ sxc


그럼 '행복한 출산'은 어떤 것일까. 가장 좋은 출산이란 안전한 출산이다. 안전한 출산이란 아기 몸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아기의 마음에 함부로 상처를 주지 않는 것도 포함한다. 자연의 힘을 믿고 방해하지 않는 것. 이것이 가장 기본이라는 것이다.

출산 후 아기에게 스킨십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뭘까. 출산 후 애착형성의 방법 중 최고가 스킨십이기 때문이다. 아기에게 피부는 제2의 뇌라고 불린다. 피부조직 아래 신경세포가 흐르고 있어 만지고 주무르는 행위는 즉각적으로 아기의 뇌로 전달된다고.

특히 이 책은 가임 여성의 자연출산의 권리를 강조하고 있다.

"여성의 몸과 마음은 이미 출산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내재된 본능을 끄집어내기만 하면 된다. 당신은 순간순간 고비를 맞겠지만 결국 극복할 것이고, 세상 어떤 여성보다 밝은 얼굴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기를 만나게 될 것이다. 당신이 한 선택은 모두 옳다. 그리고 당신이니까 괜찮다." - 본문 중

1%의 선택, 행복한 출산권리 <자연주의 출산 보고서'>는 ▲출산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 ▲두려움 없는 출산을 위하여 ▲아기가 행복한 탄생이란 ▲출산의 권리를 지키는 방법 등으로 구성돼 있다.

마지막 부록 '나의 자연주의 출산 플랜 짜기'에는 자연주의 출산계획표, 자연출산 체크리스트, 출산준비, 자연출산에 관한 정보꾸러기, 즐거운 육아를 위하여, 모유 수유 성공하기 등을 수록해 놓았다.

저자 신정현 프로듀서는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98년 한 방송국 보도제작국 조연출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15년간 주로 교양프로그램과 다큐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이 책을 감수한 이교원 교수는 성균관대 의학대학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교수다. 강북삼성병원에 태교대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랑수공명태교, 음식태교, 음악태교 등 태교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자연주의 출산 보고서 : 1%의 선택, 행복한 출산의 권리 - SBS 스페셜

SBS 스페셜 제작팀.신정현 지음, 이교원 감수,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2013


#자연출산 #자연출산 보고서 #신정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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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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