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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웃음주던 박용식...감독 이장호, 이렇게 기억합니다"

[인터뷰] 고 박용식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 밝혀…"늘 남에게 웃음을 주던 사람"

13.08.04 10:09최종업데이트13.08.0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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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캄보디아에서 종교영화<시선>을 촬영하던 중 바이러스성 패혈증 증세를 보여 입원치료를 받고 있던 배우 박용식이 2일 오전 세상을 떠났다. 향년 67세. 고인의 빈소는 서울 삼성의료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6일이다. ⓒ 사진공동취재단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이장호 감독이 지난 2일 패혈증으로 별세한 배우 박용식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장호 감독은 고인의 유작이 된 영화 <시선>을 연출했으며, 지난 5월부터 박용식과 함께 캄보디아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해왔다.

이장호 감독은 3일 오후 <오마이스타>의 통화에 응했다. 고인의 소식 이후에 심신이 많이 지친 상태였다. 현재 서울영상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이장호 감독은 박용식과 각별한 사이였고, 오랜 시간 친분을 다져온 가까운 지인 중 한 명이었다.   

영화감독 이장호와 박용식은 서울고등학교 동문으로 이장호 감독이 박용식의 1년 선배였다. 작품 활동 외에도 기독교인으로서 공통 관심사를 갖고 있는 두 사람은 평소에도 모임(기독교실업인회, C.M.B.C)을 함께하며 활발한 관련 활동을 해오고 있었다.

"다른 배우보다도 각별하다고 할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오전에 만나서 함께 성경도 보고 기도회를 하는 사이였으니까요.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놀랐고, 쇼크가 커서 이틀 동안 탈진해 있었어요. 전라남도 쪽에 일정이 있어 오늘에서야 11시간을 운전해 겨우 서울에 도착했는데 상실감이 너무 큽니다." 

이장호 감독의 영화 <시선>의 한 장면. ⓒ 이장호


고 박용식의 유작 <시선>, 고인은 끝까지 책임을 다했다

갑작스런 사고로 이장호 감독은 고인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작품 활동을 함께한 사람이 됐다. 박용식은 별세 직전까지 조용선 감독의 <노브레싱>과 이장호 감독의 <시선> 촬영에 한창이었다.

모든 작품에 최선을 다했지만 특히 영화 <시선>은 박용식의 평소 종교관과 가치관에 의미가 되는 각별한 작품이었다. 영화는 9명의 해외 선교단원이 오지에서 납치를 당한 후 서로 간에 갈등과 신앙의 갈등을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배우 오광록, 남동하, 김민경 등이 출연했으며 박용식은 팀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장로 역할을 맡았다.

이장호 감독에 따르면 <시선> 촬영을 위해 감독과 스태프가 지난 5월 5일 캄보디아로 향했고, 박용식은 5월 11일 합류했다. 약 1개월의 기간 동안 고인은 자신의 분량에 최선을 다했고 촬영 역시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촬영 막바지 박용식이 설사를 하며 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을 잘못 먹었다는 말이 있었고, 박용식은 본인의 남은 분량을 마친 후 귀국일정을 당겨 6월 2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매주 한 번씩 만나던 사람을 함께 작품을 하면서부터는 매일 봤습니다. 내겐 특별한 후배이자 사람이었어요. 우리 모임에서 친교 위원장을 할 정도로 성품이 좋았죠.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일에 크게 기뻐했고, 캄보디아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런 사람이 이렇게 되니 더 생각나고 마음이 아픕니다."

고 박용식이 출연했던 지난 영화 <쉿 그녀에겐 비밀이에요>의 한 장면. ⓒ 이라이트 비전


고 박용식은 MBC 드라마 <제3공화국> 등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역을 맡기도 했다. 전 대통령을 닮았다는 이유로 당시 그는 방송 활동 정지 등 여러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 MBC


고 박용식이 출연했던 지난 영화 <쉿! 그녀에겐 비밀이에요>의 한 장면. ⓒ 이라이트 비전


이장호 감독은 고인을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비극을 겪기 직전까지 박용식은 자신이 맡은 바에 충실했고, 깔끔하게 마무리지었다. 빈 자리는 크게 느껴지고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이장호 감독은 "영원한 곳에서 웃으며 행복하게 지낼 것"이라고 표현했다. 배우 생활을 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고 타인에게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죽음 이후에도 행복할 것이라는 그의 마음이었다.

생로병사는 곧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기독교 관점에서 배우 박용식은 신의 뜻에 의해 생을 살았고, 신의 부름에 의해 생을 마감했다. 그를 기억하는 지인들의 기억은 하나같이 '웃음'과 '성실'이기에 그의 삶은 성공이라 감히 말할 수 있겠다.

한편 고 박용식은 2일 오전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7세. 고인은 영화 <시선>의 촬영을 위해 캄보디아에 체류하고 돌아온 이후 건강이 악화돼 경희대학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었고 끝내 병을 이기지 못했다. 고인은 1967년 TBC 공채탤런트 4기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MBC <제3공화국><제4공화국>, 영화 <투사부일체><다세포소녀><열여덟, 열아홉><시선>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고인의 사망 원인은 유비저 균에 의한 패혈증이었다. 유비저 균은 동남아시아, 호주 북부 등 열대 및 아열대 지역의 토양과 물속에 널리 퍼져 있는 균으로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상처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 감염되면 장기에 고름이 차고 폐렴과 패혈증을 동반한다. 백신이 없기 때문에 치사율이 40%에 달하는 질병이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삼성의료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6일, 장지는 분당가족공원이다.

박용식 스캔들 전두환 패혈증 이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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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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