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로드 부실근로감독, 재수사해야"

급여명세서 바뀌고 근로감독 사전정보 유출... 9월 2일 전면 파업 예정

등록 2013.08.13 19:59수정 2013.08.1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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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방송 업계 수위를 다투는 태광그룹의 계열사 ㈜티브로드홀딩스의 위장도급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이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의 수시근로감독에 앞서 티브로드의 자문을 맡은 노무사가 고용노동부 지청 근로감독관을 만나 얻은 정보를 각 협력업체에 전달했고, 이들 업체들은 그에 맞춰 감독에 대비했다는 것이다. 해당 노무사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자문 노무사가 정보 흘려... "이번 근로감독은 근로기준법 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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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 지부가 서울 광화문 티브로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티브로드 본사가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최지용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20일부터 31일까지 티브로드와 협력업체인 기술센터(19개소) 및 고객센터(10개소) 등 전국 41개소에 대해 근로감독을 실시했다. 최저임금,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서면계약, 성희롱예방교육 실시 등을 점검한 결과 점검업체 41개소 중 35개소(85.4%)에서 1416명에게 4억8000만 원 가량을 미지급한 것이 적발됐다. 이 가운데 7개소는 최저임금 위반해 4371만3000원(174명)을 미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위반 업체 26개소에서 3억9007만 원 미지급,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위반 업체 12개소에서 1695만 원이 미지급됐다. 또 '임금 및 퇴직금' 위반 업체 11개소에서는 3253만 원 미지급 사례가 적발됐다. 사실상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법 위반 사례가 적발된 것이다. 적발된 사항에는 시정명령이 내려지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가된다. 티브로드 측은 이러한 감독결과를 예상하고 대비했을 가능성이 높다.

13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은수미 의원은 티브로드 협력업체(고객,기술센터) 자문을 맡은 노무사가 협력업체 사장들에게 보낸 메일을 입수해 공개했다. 메일에는 "OO지청 근로감독관과 만나 확인해 보니, 이번 근로감독은 특별근로감독에 가깝다고 합니다, 점검시 지적사항은 나와야 하므로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서 작성, 직장내성희롱예방교육 등 서류상 개선할 사항은 근로감독 후 (시정을) 진행하면 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다만, 이번 근로감독은 근로기준법 위주로 볼 것입니다, 과거 1년간의 지급대장을 점검할 것입니다, 시간외 근로수당 미지급 부분에 대해서는 임금을 추가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감독 전에 미리 대비를 해야 합니다"라고 언급돼 있다. 적발상황에 관한 대처방법과 추가임금 지급에 대비한 준비를 주문하는 내용이다.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정보가 사전에 유출돼 감독 대상 기업이 이에 대한 준비를 한 정황이 들어난 것이라 게 은 의원실의 주장이다.

메일을 작성한 노무사는 "은 의원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자문을 한 것은 맞지만, 본래 알고 있는 범위에서 자문을 한 것이지 실제로 지청 감독관을 만난 적도 없다, 메일 내용에 오해의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진짜 사장 티브로드 본사가 나서야 한다"

이와 함께 은수미 의원실 측은 근로감독 당시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급여명세서가 조작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희망연대 노동조합 티브로드 지부 소속 조합원이 근로감독 직전에 회사를 통해서 받은 급여명세서와 매달 급여와 함께 받았던 급여명세서가 다르다는 것이다. 은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근로자들이 평소 발급받는 급여명세서에 포함돼 있지 않은 당직수당이 근로감독 전 명세서에 포함돼 있거나, 기본급이 경력수당과 기술수당 등으로 변경돼 지불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은수미 의원은 "수시근로감독은 원칙적으로 불시점검이 원칙"이라며 "메일 내용으로 보면 마치 짜고 친 근로감독이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 놀라운 것은 급여명세서를 위조하는 불법을 수시근로감독에서 적발하지 못한 점"이라며 "고용노동부가 감독대상 업체 자문 노무사에게 사전에 근로감독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였고, 이것이 그대로 근로감독 결과로 이어진 부실근로감독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은 의원은 "급여명세서 위조와 같은 불법도 드러난 만큼 고용노동부는 즉시 전 협력업체에 대한 철저한 재수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 지부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티브로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인 티브로드 측이 노사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티브로드 본사가 협력업체 사장을 내부 발탁하는 등 사실상 '바지사장'을 통한 위장고용을 했다는 증거가 나왔다"며 "장시간 노동, 저임금으로 고통받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지 사장 뒤에 숨어 있는 진짜 사장인 티브로드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티브로드 노조 측은 본사와 교섭이 이루지지 않을 경우 쟁의 절차를 거쳐 오는 9월 2일 전면적인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오는 20일에는 티브로드 본사 앞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다.
#티브로드 #케이블 #희망연대노조 #태광 #간접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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