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고 본 것, 다 신기루

[시인 서석화의 음악에세이] - 스모키 'what can I do'

등록 2013.08.14 10:43수정 2013.08.1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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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dream that I dream Seems to float on by

Like a cloud in the wind Way up in the sky

Every move that I make Seems to be the wrong way

Like a cold black night After a summer day

What can I do What can I do

Nothing to say but it used to be

Nothing to say but it used to be

What can I do

You still play my guitar With a smile on my face

Now everything's changed My whole life's rearranged

From the day I was born Sidle Jinks was my name

Though I tried and I tried That name still remains

What can I do What can I do

Nothing to say but it used to be

Nothing to say but it used to be

What can I do

What can I do What can I do

What can I do What can I do

I hear voices all singing But no one is there

It's a ghost of my life Bringing past tense to mind

Lokin' key inside me From the freedom and sin

Oh come let me in I'll start all over again

What can I do What can I do

Nothing to say but it used to be

No no no no no no no no no

What can I do What can I do What!

                             - 스모키 < What can I do>

 

탄식과 절규가 이보다 더 뼈아플 수는 없다. 새벽도 오기 전 자욱이 덮인 운무(雲霧) 속을 맨발로 헤매 다니는 사람의 검푸른 뒤꿈치, 새하얗게 비어버린 휑한 동공이 그대로 눈에 보이는 듯하다.

 

더 이상 어찌할 수단도 명분도 주저앉는다. "내가 꾸었던 모든 꿈들이","헛되이 피어오르는 망상"이었음을 자각하는 시간, 이제 시간은 나와 무관한 것이 되리라. "내가 간직했던 모든 순간들이/ 결코 낮이 될 수 없는 밤처럼/ 잘못 들어선 길"이었을까?

 

What can I do! (어쩌란 말이냐)

 

목이 터져라 부르짖어도 돌아오는 대답 하나 없다. 더 이상 어찌할 방법은 없지만, 그렇다고 체념도 되지 않는다. 아니 체념이라니, 당치도 않다. 체념은 자신에 대한 부정이고 살아온 시간을 전복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What can I do!

 

막다른 길 막다른 상황에서 비명처럼 내뱉는 말. "생은 내 마음에 환상만 뿌려주는 도깨비 같은 것"이어서 어느 사이 나는 "내 마음의 모든 것을 걸어 잠"그었다고 자위도 해본다. 그리고 다시 "내게로 들여보내"달라고 항변도 해본다.

 

그러나 이미 "나는 배반당한 몸"이고 세상은 "모두 변해버"렸다. 그걸 알기에 "What can I do"... 문맥은 의문형이지만 답이 없다는 전제가 내포된, 그래서 푸념이상은 될 수 없는 말만 사방으로 날아가 박힌다.

 

What can I do What can I do

Nothing to say but it used to be

 

눈뜨고 본 것이 모두 다 신기루, 헛것이었단 말인가. 아니면 원래의 모습을 상실한 변질된 또 하나의 물상(物像)이란 말인가. 개선되거나 돌이킬 여지가 없을 때, 그것의 주체가 나이건 타자이건 원형의 복원이 불가능하다고 느껴질 때, "나보고 어쩌라고! 어쩌란 말인가!"... 사람은 누구나 자폭하는 심정이 된다. 드디어 마지막 읍소(泣訴)가 터져 나온다.

 

No no no no no no no no no

What can I do What can I do

What!

 

스모키의 목소리가 뿌연 눈물에 감긴다. 사람 하나가 눈물 너머로 사라진다. 사라지는 풍경이 반경을 넓힌다. 

2013.08.14 10:43 ⓒ 2013 OhmyNews
#스모키 #WHAT CAN I DO # 신기루 #읍소 #물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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