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요? 환불불가 티켓 끊으면 해결돼요"

[찜! e시민기자] '불량한 여행기' 연재하는 이수지 시민기자

등록 2013.08.16 19:06수정 2013.08.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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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찜! e시민기자'는 한 주간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린 시민기자 중 인상적인 사람을 찾아 짧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인상적'이라는 게 무슨 말이냐고요? 편집부를 울리거나 웃기거나 열 받게(?) 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편집부의 뇌리에 '쏘옥' 들어오는 게 인상적인 겁니다. 꼭 기사를 잘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경력이 독특하거나 열정이 있거나... 여하튼 뭐든 눈에 들면 편집부는 바로 '찜' 합니다. 올해부터 '찜e시민기자'로 선정된 시민기자에게는 오마이북에서 나온 책 한 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편집자말]
지난 7월 초, 여느 때와 다름없이 책상에 딱 붙어 기사를 편집하던 난,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아니, 나처럼 걱정병을 달고 사는 사람이 있다니... 평소 난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을 걱정하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최근엔 강원도 인근 펜션으로 휴가를 갔는데, 펜션 근처에서 공사 중인 것을 보곤 '아... 혹시 비가 많이 와서 펜션이 무너지면 어쩌지'란 쓸데없는 걱정도 했을 정도. 가끔은 내가 지하철을 타고 지나는 동작대교가 무너지면 어쩌지... 란 걱정도 한다.

이런 내가 동병상련을 느낀 대상은 '어느 불량한 부부의 불량한 여행'을 연재하는 이수지 기자. 그가 첫 기사에 쓴 "내 머릿속의 상상 걱정은 눈덩이처럼 불어가고 근심은 나무뿌리처럼 구석구석 깊은 곳까지 잠식했다"란 부분은 꼭 내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하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기사를 읽다 보니, 그는 나와 좀 달랐다. 둘 다 걱정병이 있지만, 그는 무언가를 시도했고, 난 아직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거기엔 남편과 함께한 여행이 한몫하지 않았을까.

남편과 9개월 동안 함께한 인도와 네팔, 동유럽 여행이 자신의 인생에서 큰일이었고 그래서 "정리하고 지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그 생각들을 공유하고 싶었다"는 이수지 기자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었다. 그래서 이메일로 물었다. 여행을 다녀오기 전과 후는 어떤지, 어떤 일을 하면서 지내는지, 남편 더스틴은 어떤 사람인지 등등. 다음은 이수지 기자와 이메일로 나눈 일문일답.  

☞ 이수지 기자가 쓴 기사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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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기자 ⓒ 이수지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다, 미국에 가서 이상한 남편을 주워와 같이 여행하고 돌아온 이수지라고 합니다. 현재는 생계를 위해 여행 전에 다녔던 직장(다국어 웹사이트 운영하는 일이에요)으로 다시 기어들어가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여러 가지  딴짓을 하며 삽니다. "

-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게 된 계기가 있나요?
"여행하면서도 느낀 점들이 많이 있었지만, 여행 후에 시간이 지나면서 '아, 그게 그런 거였어'라고 깨닫거나 곱씹게 되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그래도 인생에서 나름 큰일이었으니, 한 번 정리하고 지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들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많이 들어왔는데 문득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해봤죠."

- 평소 <오마이뉴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셨나요.
"제가 기사 1편(관련기사 : '걱정병' 달고 살던 나, 이번엔 쿨하게 떠났다)에서, 어렸을 때는 뮤지션이 되고 싶었는데 온갖 잡다한 변명을 늘어놓다가 안 하고 말았다고 썼는데요, 요새는 그런 변명이 통하지 않는 시대인 거 같아요. 유명해지거나 지위를 얻는 게 목적이 아니라 진짜하고 싶은 거라면 말이죠. 음악을 하고 싶으면 음악 만들어서 인터넷에 올리면 되고요, 글을 쓰고 싶으면 블로그에 올리면 되고요. 라디오 방송이 하고 싶으면 팟캐스트를 만들면 되고요. <오마이뉴스>도 그런, 매체를 열어주는 기능을 한다고 생각해요. 기자가 되고 싶거나 글을 쓰고 싶은 분들은 변명할 틈이 없어요. 그냥 써서 올리면 돼요!

또 하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오마이뉴스>에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담기고, 그 목소리를 전파한다는 거예요. 여행하면서, 또 살면서 느끼는 건데 사람은 이기적이고 간사한 존재라, 자기가 경험해 보지 못했거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거나 하는 이야기들은 좀처럼 피부에 와 닿지도 않고, 생각해 보기도 싫거든요.

만약 알바를 해 본 사람이라면 최저 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하는 알바생들이 눈에 걸리기 마련일 거고, 집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 이해할 수 있겠죠. 저는 함께 사는 좋은 사회가 되려면, 서로의 입장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선 많은 경험이 필요한 거고요. 그런 타인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게, 생각해볼 수 있게 해 주는 게 <오마이뉴스>의 큰 장점인 것 같아요."

- 첫 기사를 보고, '아 글 좀 쓰시는 분이구나' 싶었습니다. 다른 곳에도 기고하시나요.
"처음에 기사를 보내고 이것이 잘하는 짓인가 긴가민가 굉장히 긴장했었는데, 편집부에서 전화하셔서 "글 써본 경험이 있는 분이시죠?"라고 물어보셔서 너무 감사하고 기쁘고 그랬었어요. 여행가기 전에 전전한 직장 중 하나가 국가인권위원회였는데요. 그때 한창 정부부처에서 블로그 만드는 게 유행이었어요. 당시 제가 나이가 제일 어리다는 이유로 블로그 개설 일을 도왔었는데, 그게 인연이 돼서 지금도 국가인권위원회 시민기자로 블로그에 글을 기고하고 있어요."

- 기사에 대한 독자들 반응은 어떤가요? 쪽지나 댓글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공들여 점수 주시고 로그인해서 댓글 써 주시고 하는 분들을 보면 정말 성은이 망극해요. 첫 쪽지 주신 분이, 제 글을 보고 자신이 갔던 인생의 모든 여행이 스치는 순간이었다고, 너무 공감이 된다고 하셨어요. 제 글을 읽고 그렇게 공감해 주시는 분이 있다는 게 저로서는 최고의 보람인 것 같아요."

- <오마이뉴스> 기사 중 최근에 인상 깊게 본 기사가 있다면요.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타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사들이 좋아요. 요새는 '여보! 일어나' 연재하시는 김재식 기자님 글이 참 좋아요. 가족이, 자신의 아내가 그렇게 아프다는 것, 병간호 때문에 가족의 삶이 무너진다는 것, 가슴이 무너지는 일이고, 남에게 보이기 쉽지 않은 모습이잖아요. 그런데 너무 진솔하게 써 주셔서,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 같고,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먼 이야기처럼 들릴지라도 공감을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쁘고, 많이 갖고, 많이 배운 이야기가 아니라, 이렇게 자신의 모습을 솔직히 들려주는 기자님이 참 용기 있고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소원대로 부인분이랑 산티아고 순례길 꼭 같이 가시길 빌어요.

신정임님의 '아줌마 구직자의 취업 실패기'도 좋아요. 다들 성공한 이야기, 돈 많이 버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만 듣고 싶어 하잖아요. 저는 신정임님의 기사 같은 글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회 곳곳에, 이런 사람들이 있다,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타인은 저렇게 상처받는다. 그런 걸 모두가 잊지 않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남편이랑 같이 있는 모습에 "그럴 거면 미국으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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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기자와 남편 더스틴 ⓒ 이수지


- 한국에서 외국인과 결혼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저희 둘이 결혼하자, 해서 결혼하는 건 정말 쉬운 일이었고요(그냥 손잡고 구청 가서 혼인신고하면 되니까). 많이들 궁금해하는 부모님의 반대는 강하지 않았어요. (남편이)미국인이니까 제가 미국으로 떠나 버릴까 봐 걱정하시는 건 있었는데, 제가 워낙 옛날부터 제멋대로인 애였으니까 처음부터 말린다고 말려지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으셨던 것 같아요. 

어려운 게 있다면 가끔 맞닥뜨리는 어이없는 차별 같은 건데... 치킨집에서 치맥을 먹고 남편 카드를 주니까 외국인 카드를 안 받는다고 한다거나, 차를 빌리려고 하니까 외국인이어서 안 된다고 하거나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한 번은 술 취한 아저씨가 제가 남편이랑 같이 있는걸 보고는 "그럴 거면 미국으로 가!"라고 소리를 버럭 지른 적도 있고요, 남편이 집에 와서는 지하철에서 어떤 아저씨가 자기한테 그랬다면서, "수지, '양키 나가 죽어라'가 무슨 말이야?"라고 물은 적도 있어요. 근데 뭐 그런 분들은 매우 극소수이고요, 좋은 분들이 훨씬 많죠 ^^"

- 남편은 어떤 점에 끌려 한국에 정착하게 된 건가요?
"사실 어떤 점에 끌렸다기보단 제가 여기 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하하. 그래도 여기 사는 거 좋아해요. 사람들도 흥미롭고 음식도 맛있고, 문화적 즐길 거리도 많고. 근데 한국에서 살기로 '결정'했다기보단 둘 다 마음이 아직 이리저리 떠돌고 있는 상태예요. 내년에는 또 몰라요. 어디에 가서 정처 없이 떠돌고 있을지..."

- 남편은 한국에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그림 솜씨도 수준급이시던데^^
"영어 가르치는 일로 돈을 벌고 있어요. 그 외에 가계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들을 많이 하죠. ㅋㅋ 예술적 소질이 있어서 그림 그리는 것도 즐기고, 영화 보는 거, 영화 시나리오 쓰는 거, 요리하는 거, 그냥 누워서 머릿속으로 공상하는 거, 개그 치는 거, 저 붙잡고 어처구니없는 아이디어 이야기하는 거. 뭐 그런 일 하는 사람?"

- 기사에 대한 남편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방금 물어보니까, '구글이 번역을 제대로 안 해줘서 별로야'라고 하네요. 끙. ㅋㅋ"

- 연재명에 '불량한 부부'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어요. 무슨 이유로 스스로를 '불량한'이라고 표현하신 건지요.
"기준에서 탈피했다는 걸 불량하다고 표현해봤어요. 우리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기준 같은 게 있는데. 학벌, 재산, 부모의 능력, 나이, 이혼력, 뭐 이런 것들의 기준을 만들어 놓고 사람을 일렬로 세우잖아요. 저는 그냥 불량스럽게 탈피한 거죠. 더스틴은 더 그렇고요. 기준과 목표 자체가 없는 두 명이 하는 목적 없는 여행이었다는 점에서 그렇게 지었어요."

- 9개월여의 여행,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텐데요. 여행 후 인생의 목표 등이 달라지진 않았나요?
"인생의 목표가 달라졌다기보단, 인생의 목표가 없어졌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아요. 여행에서 돌아와서 몇 달 후, 우연히 양희은님의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이라는 노래를 들었어요. 어렸을 때도 라디오에서 종종 듣던 노래인데, 어렸을 때는 그 노래가 왠지 무섭고, 가사를 받아들일 수 없었거든요. 나는 지금 이렇게 목표를 찾고, 목표를 정하고, 그 길을 가기 위해 오르고, 노력하고 있는데. 더 큰 산이 있고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니...

그런데 여행에서 돌아오고 나서 그 노래를 들었을 때는, 온 몸에 전율이 오를 정도로 공감되더라고요. 아무것도 아닌 봉우리를, 그게 전부인 양 주위의 것들은 아무것도 보지 않고 올랐었는데. 양희은님의 가사처럼 그건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인 거 같아요. 여행을 통해서도, 어떤 목적을 이뤘다는 느낌은 전혀 없는데, 여행을 하면서 생고생한 경험, 만난 사람들, 아름다운 풍경들, 그런 일련의 과정들 자체가 좋았던 것 같아요. 인생도 어떤 목표보다는, 주위의 사람들, 스치는 풍경, 뭐 그런 걸 순간순간 만끽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쨌든 지금의 목표는, 목표 없이 오늘을 만끽하는 거예요."

- 여행하는 동안 소소하게 말고 크게 싸운 적도 있나요? 이유는요? 또 싸웠을 때 어떻게 푸는 편인가요.
"엄청나게 많죠. 근데 웃기는 건, 싸운 적은 많고, 싸운 것도 기억이 생생한데 도대체 왜 싸웠는지 그 싸움의 시초를 기억할 수 없다는 거예요. 그냥 시답잖은 일이 시초가 돼서 이해를 못하는 서로가 답답해서 폭발하고 뭐 그러는 거 같아요. 저희는 싸웠을 때 하루 이틀 토라져 있다가 다음날 마음이 누그러져서 화해하고 이런 건 절대 없고요. 싸워서 감정이 폭발한 그 때에 모든 걸 해결해야 하는 이상한 성격이라서... 감정이 수습이 안 돼서 싸움이 더 오래가고 이런 단점은 있는데 어쨌든 그날 싸운 건 그날 풀긴해요.

대화했다가 언성을 높여 소리를 질렀다가, 다시 대화했다가 하다보면 결국에는 어떤 선에서 서로가 만나고 풀어지게 되고 그러는 것 같아요. 여행 때 계속 붙어 다니니까 더 많이 싸우는 건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오히려 전보다 덜 싸웠어요. 그게 여행 때문인지, 서로에 대응하는 법을 좀 깨우쳐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남편 더스틴과 꼭 백두대간 종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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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지


- 여행한 나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어딘가요. 다시 한 번 꼭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좋았던 곳은 네팔이에요. 안나푸르나를 22일 동안 등반했었는데, '내 인생의 10장면' 뭐 이런 리스트를 꼽는다면 꼭 들어갈 장면이 네팔이에요. 풍경도 멋있었지만 경험 자체도 너무 멋진 것이었고. 네팔은 몇 번이라도 꼭 다시 갈 거예요. 인도는 워낙 인상이 강렬해서 기억에 오래 남을 거고요, 남쪽은 못 가봤기 때문에 꼭 다시 가보고 싶기도 하고요. 그 외에 동유럽의 마케도니아도 너무 좋았어요. 너무 많이 꼽았나..."

- 여행 중에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있어요. 처음에 말레이시아에 도착했을 때. 그리고 마지막에 터키에 있을 때. 말레이시아에 있을 때는 여행을 처음 시작했을 때였으니까, 일이 안 풀리고 하면 발을 동동 굴리고 초조하고 그랬었거든요. 그래서 정말 괜히 와서 허튼짓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후회를 조금 했었는데... 여행에 익숙해진 뒤 그냥 괜히 와서 허튼짓하는 게 여행이라는 걸 인정해버리고 나니까 괜찮아졌죠.

터키는 마지막 나라였는데, 9개월쯤 되니까, 여행 독이 조금 오르더라고요. 그냥 집에 가서, 다음 행선지 걱정 없이 푹 쉬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장기여행을 자주 떠나는 미국 아저씨를 한 명 만났는데, 그 아저씨 말로는 여행을 몇 개월 정도 하다 보면, '이제 집에 가야겠군'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때가 있데요. 9개월 쯤 되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돌아왔어요.

- '짠순이' 이수지님의 알뜰 경비 노하우는 뭔가요?
"짠순이가 되고자 하는 의지만 있지 실제로 돈을 아끼지는 못해요. 여행 내내 수첩에다가 오늘 쓴 경비를 적었어요. 사소한 거라도. 물 10루피, 저녁 카레와 난 50루피 이런 식으로. 그렇게 적으면 밸런스가 조금 맞춰지니까 너무 많이 쓰거나 하면 경각심을 주고자 시작한 일이었는데... 나중에는 그냥 아 그날 뭐 했구나 기억할 수 있는 노트 정도가 돼버렸죠. 노하우가 있다면 무조건 걷는 거. 소박한 곳에서 숙박하는 거. 뭐 그 정도예요."

- 기자님처럼 배낭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줄 만한 팁이 있다면요.
"음. 저한테 조언을 들으면 고생길이 훤하니까 듣지 마시고요. 저마다의 여행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너무 많이 준비하다 지쳐 못 떠나지 말고, 그냥 떠나라는 정도? 일단 환불불가 티켓을 사면 나중에는 다 알아서 하게 되어 있어요."

-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기사나 일이 있으신가요.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건데. 남편이랑 백두대간을 종단하고 싶어요. 외국에는 경관이 수려하고 유명한 순례길들이 많이 있잖아요. 스페인의 산티아고도 그렇고, 터키의 리시안웨이도 그렇고. 한국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산과 함께 살아온 민족이잖아요. 그래서 한국의 정서나 문화를 배우려면 산을 가봐야 하는 것 같아요. 더스틴도 마운틴 레이니어(워싱턴 주의 멋진 산이에요)를 뒷산 삼아 자랐고, 저도 서울에 살면서 어렸을 때 아빠랑 주말마다 산에 다니고 해서 둘 다 산을 좋아해요. 그래서 꼭, 같이 백두대간을 종단하고 싶어요. 하게 되면 글도 써 보고 싶고요."

- 마지막으로 독자와 편집부에 한 마디 해주세요.
"부족한 글 배치해주시는 편집부 기자님들,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시는 독자님들 감사드립니다. 그냥 이런 사람이 이런 여행도 하는구나, 하고 재밌게 읽어주세요. 뜨거운 여름, 뜨겁고 화끈하게 지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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